산·숲·바다, 계절마다 어디에도 없는 비경… 4계절 축제 만들어 ‘K-관광 울릉도’ 만든다

권광순 기자 2023. 5. 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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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관광섬 울릉도
일주도로 천부터널 개통
울릉군 북면 해안도로 천부리 앞바다엔 3개의 기암(奇巖), 삼선암(三仙巖)이 우뚝 서 있다. 삼선암은 코끼리바위, 관음쌍굴 등 울릉도의 3대 비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이곳에는 이런 전설이 있다. ‘선녀 셋이 하늘에서 울릉도로 내려와 목욕을 하곤 했는데, 옥황상제가 선녀들을 보호하라고 보낸 장수와 막내 선녀가 정을 나누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옥황상제가 크게 노하여 세 선녀를 바위로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 울릉군 제공

울릉도 여행은 ‘동해바다 용왕님이 노하지 않고 잠잠할 때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유일한 뱃길인 만큼 해상 날씨를 꼼꼼히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일단 울릉도에 도착하면 예전보다 관광이 편리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동안 관광객들은 섬 한 바퀴를 배로 둘러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2019년 3월 울릉 일주도로(길이 44.5㎞) 천부터널(1.95㎞)이 개통된 후 1시간 20분 걸리던 울릉읍 저동리와 북면 천부리의 통행 시간이 15분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3월에는 일주도로 2차선 확포장 공사가 마무리돼 해마다 반복하는 낙석, 산사태, 너울성 파도 등 자연재해로 인한 안전 문제도 해소됐다.

◇산·숲·바다…섬 전체가 관광 명소

울릉도 가는 길은 멀고 험하지만 계절마다 어디에도 없는 비경을 품고 있다. 최근엔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여객선을 이용해 울릉군을 찾은 이들은 모두 26만4550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만8936명보다 33% 늘었다. 연간 약 40만명이 울릉도를 찾는다고 한다. 울릉군 관계자는 “오는 7월 포항~울릉 항로 3000t급 여객선이 신규 취항하게 되면 울릉도 방문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근 단체 관광에서 개인·가족 여행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도 최고봉 성인봉 등산로 북면지역 진입로에 있는 2.5㎞ 나리분지 ‘신령수 가는길’은 아름다운 숲이자 생태 트레킹 코스로도 잘 알려진 숲길이다. 말잔등, 미륵산, 깃대봉 등 울릉도 명산이 에워싸고 있어 사계절 풍광 명소로 유명하다. / 울릉군 제공
울릉군 저동리 내수전 고개 정상 해발440m에 설치된 내수전 전망대는 울릉도에서 풍광 좋기로 손꼽히는 명소 가운데 한 곳이다. 저동항의 아늑한 마을풍경과 촛대바위·북저바위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맑은 날 맨눈으로 독도를 볼 수 있다.

울릉도의 나리분지, 성인봉, 둘레길 등 섬 전체가 관광 명소다. 울릉도엔 산과 숲, 바다가 어우러진 둘레길이 많다. 특히 5월부터 울릉 해변 산책로마다 비경을 감상하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도동항에서 저동까지 바다를 끼고 지나는 행남 해안 산책로, 저동의 내수전에서 석포마을까지 이어진 내수전 옛길, 특산 식물의 보고인 나리분지, 해안 절벽을 감상하는 태하등대 코스와 태하령 옛길 등이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길 중 하나인 행남 해안 산책로(2.5㎞)는 코발트색 바닥이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는 절경이다. 걷기 초보에게 추천하는 코스다.

행남등대 뒤편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오징어잡이 항구인 저동항과 울릉도 부속 섬인 죽도(竹島)가 펼쳐진다. 저동항은 오징어 집산지로 유명하다. 추산옛길, 천부둘레길과 천부일몰전망대, 해중전망대 등도 각광받는 명소들이다. 서면 태하리에는 울릉도의 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총연장 304m의 관광 모노레일이 있다.

울릉군 북면 해안도로 천부리 앞바다엔 3개의 기암(奇巖)이 우뚝 서 있다. 왼쪽부터 58m, 107m, 89m 높이의 삼선암(三仙巖)이다. 이곳에는 이런 전설이 있다. ‘선녀 셋이 하늘에서 울릉도로 내려와 목욕을 하곤 했는데, 옥황상제가 선녀들을 보호하라고 보낸 장수와 막내 선녀가 정을 나누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옥황상제가 크게 노하여 세 선녀를 바위로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홀로 떨어진 작은 바위가 선녀 셋 중 막내라고 한다. 삼선암은 코끼리바위, 관음쌍굴 등 울릉도의 3대 비경 중 으뜸으로 꼽힌다.

◇울릉도 여행의 절반은 먹는 즐거움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것은 오징어와 호박엿이다. 그래도 육지 사람들이 울릉도에 가야만 오롯이 느끼는 맛이 있다. 홍합살을 넣고 고슬하게 지은 밥에 김 가루, 참기름을 넣고 비빈 다음 산나물과 함께 먹는 홍합밥은 별미 중의 별미다. 꽁치 살을 발라내 만든 물회는 울릉도 대표 향토 음식이다. 길쭉하게 썰어낸 꽁치 살을 오이·배·상추 등과 함께 고추장·된장에 섞어 비벼 먹는다. 비린 맛이 없고, ‘음~’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고소하고 담백하다. 따개비(삿갓조개)를 삶은 육수에 감자와 양파, 호박을 넣고 끓여 낸 따개비칼국수는 개운하다. 맑게 끓인 오징어 내장탕은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엉겅퀴소고깃국도 울릉도에서 유명한 먹거리다. 울릉도 특산물인 물엉겅퀴는 타지역 산과 달리 뻣뻣하지 않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명이·전호·부지깽이·미역취·삼나물 등 울릉도 산나물도 인기다. 울릉도 취나물인 부지깽이는 된장과 꽁치 등을 넣어서 해장국으로 즐기기 좋다. 고립된 섬에서 명(命)을 이어 준다는 유래를 지닌 명이나물은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하다. 나리분지에서 산채비빔밥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 네 곳에선 저마다 독특한 손맛을 자랑한다. 젊은 감성의 카페도 생기고 있다. 초콜릿 앙금과 치즈 앙금이 들어간 독도새우빵, 최근엔 오징어먹물이 첨가된 오징어먹물빵도 인기다.

5월과 7~8월이 최대 성수기인 울릉도는 최근 모텔, 리조트, 펜션 등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한 숙박업소가 많이 생겼다. 최근엔 이동식 캠핑카인 카라반 파크까지 등장했다.

◇K-관광섬 울릉도…울릉도만의 특색 살린다

울릉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가고 싶은 K-관광섬 육성 사업’에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K-관광섬은 육지와 연결되지 않은 유인 도서가 대상이다. 섬의 가치와 잠재력, 기대효과, 지속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3차례에 걸친 평가를 통해 지난해 12월 전국 14개 지자체 중 최종 5개 섬이 선정됐다.

울릉군은 자연 생태를 활용해 ‘액티비티 울릉’, ‘메이킹 스마트 울릉’ ‘it is 울릉’ 등 3가지 테마로 4년 동안 국비 120억원을 사용한다. 울릉도에서만 즐길 수 있는 체험공간을 조성해 섬 특색을 살린 4계절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다양한 언어로 지원하는 스마트 통합관광어플도 개발하기로 했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K-관광섬 사업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울릉도만의 천혜의 생태를 느낄 수 있는 휴양공간을 제공하고, 4계절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 매력적인 세계적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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