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의 시야비야] 일그러진 영웅 김남국
가난한 줄 알았는데 수십억 자산가
추악한 모습과 이중성에 국민 분노

김남국 의원은 그 누구보다 깨끗하고 검소한 이미지의 청년 정치인으로 통했다. 구멍 난 운동화를 신고 다니고 아이스크림도 안 먹고 아끼고 살았다고 한다. 그는 페이스북에 "구두 대신에 운동화 신고 본회의장에 가고, 서류가방 대신에 책가방 메고 상임위원회 회의에 들어간다"고 적었다. 의정활동을 하는데 운동화와 책가방이 더 편하다는 의미다. 이 정도면 업무 제일주의 워커홀릭 아닌가.
유튜브 채널 '김남국TV' 대표 영상은 보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그는 "100만 원은 변호사 김남국이 상경해 늘 했던 절박함의 기도였습니다. 다음 달에는 100만 원만 벌게 해 주세요"라고 밝히고 있다. 평소 메고 다니던 가방의 수선을 맡겼는데 수선집 아저씨가 새 가방을 줬다는 말도 자랑삼아 하고 있다.
국민들은 가난하고 청렴해 보이는 김남국에 박수를 보냈다. 서민들과 청년의 아픔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비치기에 충분했다. "한 푼 줍쇼"라고 읍소해 전국 국회의원 300명 중 정치후원금 모금 1위를 기록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정치인 김남국은 대학 동문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나면서 승승장구했다. 이 대표의 측근 중 측근이라는 7인회 회원으로 지난 대선 당시에는 수행실장과 선대위 온라인 소통단장이라는 중책을 맡기도 했다. '이재명 키즈'나 '이재명 호위무사'라는 꼬리표가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이런 김 의원이 두 얼굴을 가진 사람임이 세상에 드러났다. 가난한 줄 알았는데 수십억 원 자산가였고, 청렴한 줄 알았는데 부도덕하고 몰염치한 사람이었다.
청년들의 대변자인양 했지만 오히려 청년들을 기만하고 박탈감을 심어줬다. 가상화폐 시장에 코인 투자를 하는 사람의 80%가 20-30대 청년이고 대부분 500만 원 미만이라고 한다. 개미 투자자들은 김남국 의원처럼 10억, 20억 원을 집어넣고 시장을 주무르는 큰손들에게 당하기 마련이다. 요즘도 불공정한 코인 시장에서 전 재산을 털리고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는 청년들이 부지기수다.
그동안 의정 활동에 몰두한 줄 알았는데 이것도 들통이 났다.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 도중에 수시로 코인 거래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국회의원 자격미달, 함량미달이다. 1년에 수천 건의 코인 거래를 했다면 본업이 코인 투기, 부업이 국회의원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코인에 온통 정신이 팔려 있으니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모씨'와 '이모' 조차 구분하지 못했던 건 아닌가. 구멍난 운동화니 가방 수선이니 하는 것도 '거지 코스프레'이자 국민기만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비난받을 일은 이뿐이 아니다. 의정활동 과정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가상화폐 과세유예 법안'을 발의했고, 지난해 초 대선을 앞두고서는 '이재명 펀드'를 기획·출시했다.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을 개인의 이익을 위한 사적 도구로 전락시킨 건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이는 국회의원 겸직금지 조항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최강욱 의원의 '짤짤이' 발언 파문도 김 의원의 코인 거래를 덮어주려다가 성희롱 누명을 쓴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들은 이런 일그러진 영웅의 추악한 모습과 이중성에 치를 떨고 있다. 2030 세대의 분노와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 의원은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윤석열 정권, 한동훈 검찰의 작품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탈당을 하면서도 곧 개선장군이 되어 돌아올 것처럼 당당하다.
그의 탈당으로 민주당 자체 진상조사와 윤리감찰은 사실상 무력화 됐다. 당 지도부와 김 의원이 '짜고 친 탈당쇼'임이 증명된 셈이다. 김남국과 민주당의 도덕적 함량이 얼마나 가벼운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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