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새 3차례 방한‥ 캐나다 외무 “좋은 친구 넘어 베프되자”

김은중 기자 2023. 5. 1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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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
박진 장관과도 ‘찰떡 케미’ 자랑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한·캐나다 2+2 경제안보대화에서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멜라니 졸리(Melanie Joly) 캐나다 외교부 장관이 16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쥐스탱 트뤼도 총리 수행을 위한 것이지만, 졸리 장관은 지난해 10월, 올해 4월 등 7개월 동안 3차례나 방한했다. 그는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은 한국과 캐나다 관계에 대해 “이미 좋은 친구지만 최고로 친한 친구(best of friends)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졸리 장관은 16일 오후 사상 처음으로 열린 ‘한·캐나다 2+2 고위급 경제안보대화’에 프랑수아 필립 샴페인 혁신과학산업장관과 함께 참석했다. 그는 양국이 협력 가능한 어젠다 중 ‘경제 안보’와 ‘회복 탄력성 있는 공급망’을 꼽았다. 이어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열린 ‘한·캐나다 에너지 포럼’에서도 축사를 통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면(up a notch) 기후 목표도 달성하고 서로의 경제도 더 성장시킬 수 있다”고 했다.

졸리 장관은 카운터파트인 박진 외교부 장관과도 ‘찰떡 궁합’을 자랑한다. 지난해 5월 박 장관 취임 후 두 사람이 국제 무대에서 공식 회담을 갖거나 조우한 적이 10여차례가 넘는다고 한다. 박 장관이 1956년생이고 졸리 장관이 1979년생으로 나이 차이가 23살이나 되지만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수학한 공통점도 있다. 졸리 장관이 4월 방한했을 때는 채식을 즐겨한다는 점을 고려해 박 장관이 서울 은평구 진관사로 초대해 오찬을 같이했다. 한글 자음·모음이 새겨진 스카프를 맨 졸리 장관이 캐나다 전통 하모니카를 선물했는데, 박 장관이 이를 즉석에서 연주한 것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됐다. 이번 방문에서도 두 사람이 ‘아리랑TV’ 인터뷰에 나란히 출연했는데, 외교 장관들이 언론에 동반 출연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 장관(왼쪽)과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4월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사찰 음식으로 오찬을 하고 있다. /외교부

외교 소식통은 “졸리 장관은 국제 무대에서 한일 관계 개선에 누구보다도 진심인 후원자이자 지지자”라고 했다. 올해 2월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 당시 박 장관이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표시하자 졸리 장관이 ‘브라보’라고 외치고 박수를 치며 청중의 호응을 유도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도 현장에 있던 패널 중 한 사람이었다. 이밖에 졸리 장관은 3차례 방한을 계기로 한국에 정착한 탈북 여성을 만나고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참배하는 등 다채로운 행보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정부의 북한인권보고서가 영문으로 번역돼 발간되자 “북한 인권을 증진하려는 한국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다.

캐나다가 이처럼 한국에 공을 들이는 건 자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실행에 있어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우리 정부가 인·태 전략을 발표했을 당시 졸리 장관이 “야심찬 비전이고 우리의 접근법은 일관되며 상호 보완적”이라고 가장 먼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국은 지난달 “비밀정보보호협정 협상을 개시한다”고 밝혔고, 캐나다와 한·미·일 간 새로운 협의체도 구상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도 대표적인 유사 입장국이자 국제 사회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대북 제재를 이행해온 캐나다를 북태평양에 있는 ‘가치 공유국’으로 분류해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이 지난달 방한 당시 국내에 정착한 탈북민 여성들과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주한 캐나다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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