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주인 잘못 만나 시든다는 초록이들 위한 ‘무료’ 식물병원

KBS 2023. 5. 1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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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5월16일(화) 17:50~18:25 KBS2
■ 출연자 : 주재천 / 서울반려식물병원장·서울농업기술센터 환경농업팀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516&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초록 잎사귀에 흰 무늬, 돌연변이 일종인 몬스테라 알보입니다. 이 화분의 경우 식물의 분양가가 650만 원을 호가하는데요. 요즘 식물로 돈도 벌고 마음도 치유하는 식물 집사, 일명 '식집사'들이 늘면서 덩달아 바빠진 분이 있습니다. 주재천 서울반려식물병원장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겠습니다. 원장님, 어서 오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식물계에서 명의로 통하신다는데 오늘도 환자들 보고 오셨습니까?

[답변]
너무 과분한 말씀이신데 오전에 저희가 30분 타임으로 한 분씩 받아서 오전에도 한 네 분 보고, 오후에도 두세 분, 이렇게 식물 집사분들 만나 뵙고 왔습니다.

[앵커]
이제는 식물도 집사가 되어야 하는 그런 시대가 됐군요.

[답변]
그럼요. 왜냐면 더 관심을 많이 기울여야 되니까.

[앵커]
그런 트렌드를 현장에서 느끼세요? 실감하세요?

[답변]
최근에 많이 느끼고 있어요. 처음에 개원할 때만 해도 큰 무거운 화분이잖아요. 그래서 안 오실 것 같았는데 많이 오시는 거예요. 하루에 거의 한 열 분에서 열다섯 분도 오시고. 그다음에 최근에 젊으신 분들이 엄청 많으세요.

[앵커]
동물처럼 이름도 지어주고 그래요?

[답변]
그럼요. 이제 금이야 옥이야 이쁘게 키운다 해가지고 금옥이라든지. 아니면 다육식물 같은 경우에는 뚱뚱하잖아요. 그래서 뚠뚠이라고 지어준다든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앵커]
보통 병원에서 원장님 흰 가운 입고 계시죠?

[답변]
입는 경우도 있는데요, 평상복 입고 하긴 합니다.

[앵커]
병원 내부는 어떻게 생겼어요? 진짜 병원하고 비슷합니까?

[답변]
그럼요. 처음에 식물이 왔을 때 화면을 보는 것처럼 똑같이 우리 병원에 가면 접수하는 곳. 그리고 진단하는 진찰실, 현미경처럼.

[앵커]
입원실도 있어요?

[답변]
그럼요. 왜냐하면 저기서 진단을 하고 나면, 화면에 보이시는 데가 치료실이에요. 식물은 치료하는 게 화분 분갈이가 기본 치료가 들어가요. 분갈이하고 나서, 지금 화면 보이는 건 입원실이에요.

[앵커]
저건 입원 환자들입니까?

[답변]
네, 지금 이제 선반 위에 있는 건 환자들이라고 볼 수 있죠.

[앵커]
식물병원에서만 쓰는 검사 도구라든지 치료 기기 같은 것도 따로 있어요?

[답변]
식물이 상태가 안 좋으니까 정밀검진을 해야되가지고 해충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3D 카메라 현미경을 통해가지고, 지금 보이는 화면처럼 곰팡이균인지 세균인지 구분해 내거나 검진을 해서 어떤 병인지 진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식집사들이 갖고 오는 식물들 보면 제일 많이 나타나는 증상, 제일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어떤 겁니까?

[답변]
제가 최근에 보면 거의 물 관리를 못 해서 오시는 분이 많아요. 그리고 지금 봄이잖아요. 겨울내내 온도가 너무 낮은 환경에서 물을 너무 과습하게 주다 보니까 식물 뿌리가 많이 상해서 와요.

[앵커]
그런데 보통 잎사귀 같은 거 누렇게 뜨거나 하얗게 뜨거나 그런 경우 많이 올 거 같은데 잠깐 사진 좀 볼까요?

[답변]
지금 이 사진은 식물을 좀 많이 키우는 집에서 볼 수 있는데 응애라는 벌레가 뒤에서 흡착을 해가지고 잎이 희끗희끗하게 변한 거예요. 이렇게 되면 광합성을 못 해서 식물 생육이 안 좋아져요.

[앵커]
해충 피해군요?

[답변]
네. 해충 피해예요.

[앵커]
보통 뒷산에서 흙 퍼올 때 이런 거 같이 딸려 오지 않나요?

[답변]
그렇죠. 같이 딸려 오거나 퇴비 같은 거 조금 미숙하게 썼을 때 많이 생기기도 합니다.

[앵커]
누렇게 뜨는 거 말고 왜 또 잎사귀가 하얘지는 경우도 많이 제가 볼 수 있었던 거 같은데.

[답변]
가정에서 지금 볼 수 있는 건데 조금 전에는 응애가 흡착한 피해고 이거는 지금 흰가루병이라 해가지고 밀가루 뿌려놓은 것처럼 되는데 이거는 곰팡이병이에요. 조금 전에는 해충 피해고 이거는 진균 피해라고 볼 수 있어요.

[앵커]
이런 환자들한테는 어떤 처방 내려주세요?

[답변]
지금 가정에서는 우리가 화학농약을 쓸 수 없으니까 집에서 만들 수 있는 게 난황유라고 있어요. 계란 노른자 한 알이랑 그다음에 식용유 10ml, 물 2L를 섞어 쓰는 거예요. 계란 노른자랑 식용유 섞어서 만들면 마요네즈 되잖아요. 같은 원리로 해서 기름으로 해가지고 이렇게 숨을 못 쉬게 해서 죽이는 거예요.

[앵커]
해충이나 곰팡이가 숨을 못 쉬게 아예 막아버린다는 얘기군요.

[답변]
가정에서는 가장 좋은 약 중에 하나죠.

[앵커]
아예 정말 살아날 가망이 없었던 식물을 살려낸 경험도 있으세요?

[답변]
진짜 고목 잎도 하나도 없이 이렇게 왔는데 지금 이 친구는 너무 힘들었었는데 그래도 뿌리를 보니까 생명 활동이 있었어요. 그래가지고 위에 절단하고 식물은 고온다습한 환경이 되면 순을 다시 내거든요. 새순을 내요, 생명력이 있으니까. 그래서 처방을 캡을 씌워놓고 습도를 높여놓으니까 새순이, 새싹이 돋아났어요.

[앵커]
캡을 씌워놓고 어떤 식으로 습도를 높이신 거예요?

[답변]
습도는 이미 토양 안에 물이 있으니까 자연적으로 높아져요. 대신에 공중에 습도가 안 날아가게 캡을 씌워놓은 거예요, 다습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앵커]
저렇게 새순 나는 거 보면 기분 어떠세요?

[답변]
좋죠, 살아났으니까.

[앵커]
사람 눈에 죽은 것처럼 보여도 원장님 눈에는 죽은 게 아니군요.

[답변]
그렇죠. 마지막까지 보려고 굉장히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앵커]
KBS도 약간 이 정도면 거의 중환자급 아닌가 싶은데 얘는 살아날 가능성 있습니까?

[답변]
지금 다행히 보이는 잎이 초록색을 띄고 있잖아요. 그럼 생명 활동이 있는 거고 이 친구는 정말 관리를 앞으로 잘해 줘야 다시 살아나고 그럴 거 같아요. 지금 여러 가지 피해가 같이 왔어요. 건조하면서 생명이 불량해지면서 곰팡이병도 왔고.

[앵커]
물을 자주 안 줘서 이렇게 된 거예요?

[답변]
네. 너무 말렸어요.

[앵커]
주인이 게으른 죄군요. 어떻게 살려요, 이거?

[답변]
이거는 다시 이제 지금 온도가 따뜻해졌잖아요. 따뜻한 환경에서 물 주면서 다습하게 관리를 해 주면 돼요. 그래서 지금 만져보면 아예 건조돼 있거든요. 물을 주고 촉촉하게 만들어 놓고.

[앵커]
이 꽃이 다시 살아나진 않을 거 아닙니까?

[답변]
이 꽃은 이미 죽었기 때문에 다시 살아나지 않아요. 지금 잎이 생육 환경이 좋으면 여기서 새순이 올라와요.

[앵커]
그럼 어떻게 꽃은, 치료 좀 해 주세요. 어떻게 해야 돼요?

[답변]
제가 이제 병원에 오면 지금 여기가 보면 지주대 같은 거예요. 하게 되면 다 떼고 과감하게 자릅니다. 생각보다 엄청 많죠.

[앵커]
남아날 게 없을 거 같은데.

[답변]
그런데 지금 이 식물은 어차피 몸체 하나만 있으면 다시 이렇게 생명을 돌아가서 살아나요. 그래서 지금 어떤 분들은 보면 죽은 잎을 퇴비 된다고 올려놓는데 절대 퇴비 안 되거든요. 다 제거해 주는 게 좋아요. 아니면 곰팡이가 너무 번져서 다 죽을 수 있으니까.

[앵커]
나는 정말 선인장만 키워도 선인장도 죽인다, 그런 분들도 계시잖아요. 이런 초보 식물 집사들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어떤 겁니까?

[답변]
물 주기 같아요. 물 관리를 못 해서 그래요. 물 관리는 어떻게, 사람은 언제 물을 마셔요? 라고 물으면 목마를 때 물을 먹잖아요. 그런데 식물은 언제 물을 줘요 하게 되면 3일에 한 번씩, 5일에 한 번씩 주는 거예요. 식물도 목마를 때 물을 줘야 돼요. 그러니까 식물이 목마를 때를 확인하기 위해서 손가락으로 찍어본다든지 그래서 화분에 물이 부족한 걸 느끼고 그때 물을 주셔야 돼요.

[앵커]
손가락으로 찍어본다는 게 어떤 의미예요?

[답변]
한두 마디 정도로 해가지고 눌러보면 물이 손끝에 묻어나는지 안 묻어나는지 느낄 수 있잖아요. 그러면 그때 물이 안 묻어나면 물을 주신다 생각하시면 돼요. 겨울에는 물을 많이 안 먹게 되잖아요. 여름에는 굉장히 목이 마르니까 자주 주게 되고. 그 기간을 식물 집사들이 직접 확인해서 키우셔야 되는 거예요.

[앵커]
그리고 가장 궁금해들 많이 하시는 게 분갈이 있잖아요. 일단 식물을 집안에 입양을 해오면 분갈이 먼저 해 줘야 되는 겁니까?

[답변]
아뇨. 그건 전혀 아니에요. 분갈이하면서 실수하시는 게 내가 좀 더 최근에도 어떤 분이 나는 예쁜 화분에 옮길 거야, 해가지고 분갈이하셨는데 잘못 분갈이하면서 오히려 죽이신 경우 있거든요. 분갈이는 가급적 안 하시는 게 좋고요. 정말 식물이 너무 잘 자라가지고 도저히 화분 작다 했을 때만 분갈이를 하는 거예요. 그리고 분갈이할 때 뿌리를 너무 상처 내지 않게 그렇게 해 주시면 돼요.

[앵커]
보통 분갈이할 때 기존에 있던 흙들을 다 털어내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맞습니까?

[답변]
그건 안 돼요. 기존의 흙만 털어내면 다행이긴 한데 흙을 털어내는 게 아니라 흙 털어내면서 뿌리가 다 끊어져요. 뿌리가 상처가 입게 되고 뿌리가 없는 만큼 식물이 말라 들어가요. 몸살 한다고 하죠, 보통 분갈이하고 난 직후에. 그래서 가정에서는 웬만큼 분갈이하지 않는 게 좋고 분갈이 하더라도 흙은, 기존에 흙은 80% 이상 유지가 되는 게 좋아요.

[앵커]
영양제도 주는 게 좋습니까?

[답변]
그럼요. 식물도 사람처럼 밥을 먹고 성장을 하잖아요. 광합성만으로는 생육을 다 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봄이나 가을에 2번 정도 영양제를 주는 게 좋습니다.

[앵커]
잘 자라는 애들은 더 잘 자라기 위해서 영양제를 주면 좋은데 적응하고 ]거나 몸이 힘든 애들은 오히려 영양제가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얘기도 있던데.

[답변]
그거는 식물 상태에 따라서 다르긴 한데 그래서 만약에 지금 현재 식물이 너무 안 좋다. 이 친구처럼, 이 친구는 보면 뿌리가 안 좋은데 이럴 때는 영양식이라고 있어요. 영양제를 첨백해서 잎으로 주는 거예요. 그래서 잎으로 영양을 받아먹을 수 있게 되면 영양을 충분히 해 주면 새 뿌리가 내릴 수 있게 그렇게 하고 있어요.

[앵커]
제가 가져온 화분 치료도 해 주셨는데 진료비 얼마 정도 내야 될까요?

[답변]
진료비는 무료로 하고 있습니다. 주로 상담 위주로 하다 보니까 무료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무료로 계속 이 병원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답변]
지금 현재까지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예산을 어디서 받아서 쓰시는 건가요?

[답변]
서울시에서 지금 이제 서울반려식물병원이랑 자치구 네 곳에 생활권 반려 식물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곳을 이용하시면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식물병원에서도 의료 사고 같은 거 납니까? 실수로 살릴 수 있었는데 못 살렸다. 그래서 항의를 받았다든지 그런 것도 있을까요?

[답변]
다행히 아직까지는 없는데 지금 입원실에 있는 식물 중에 하나가 마음이 안 좋은 식물이 하나 있긴 해요.

[앵커]
그렇게 장기 입원하는 경우도 있습니까, 식물이?

[답변]
보통 식물은 뿌리가 안 좋아가지고 입원하게 되면 새 뿌리가 나오고 새순이 날 때까지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려요. 그래서 최대한 3개월까지 저희가 입원할 수 있게끔 해드리고 있어요.

[앵커]
5월이면 식물 집사들이 특히 바빠지는 그런 계절인데 초보 식물 집사들이 시작하기 가장 좋은 망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그런 식물 어떤 거 추천해 주실까요?

[답변]
가장 좋은 거는 가정 내에서 키울 수 있고 물 관리가 쉬운 드라세나라는 식물류나 아니면 스킨답서스 그런 식물류가 키우시면 부담 없이 키우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앵커]
알겠습니다. 식물의 생명력 조용한 에너지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주재천 병원장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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