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심리 전문가에게 직접 물어보는 이로운 원예치료 이야기

서울문화사 2023. 5. 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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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꽃을 피우는 순간 어두웠던 마음에도 아름다운 꽃이 피어난다. 원예 심리 전문가에게 직접 들어보는 이로운 원예치료 이야기.

미국 원예치료학회에서는 원예치료를 식물과 원예 활동으로 인간의 사회적·심리적·신체적 적응력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인간의 신체·정신·영적 치유를 도모하는 과정이라고 정의 내렸다. 이화여대 글로벌 미래평생교육원 원예심리지도사 양성과정 지도교수인 신상옥 교수는 원예치료의 과정은 일련의 순서를 가진 원예 활동으로 광범위한 치유 및 치료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반려 식물을 ‘애착 식물’이라고도 표현하며 식물과의 교감을 통한 정서 함양을 앞장서서 실천하는 신상옥 교수. 식물, 그중에서도 특히 꽃이 주는 정서적·심리적 안정감은 단절되고 소외된 가족과 사회와의 소통을 위한 최적의 도구라고 말하는 그에게 원예치료에 대한 수많은 궁금증을 던져보았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피로 해소를 위해 주말이면 자연을 찾아 떠나곤 합니다. 이런 일련의 활동이 정말 심신 회복에 도움이 될까요?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한 예로 미국 하버드 대학교 대학원의 생물학 박사인 에드워드 윌슨 교수는 이와 관련해 ‘바이오필리아(Biophilia)’라는 용어를 사용했어요. 이 단어를 직역하면 ‘생명 사랑’, 의역하면 ‘녹색 갈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인간은 본능적으로 녹색에 대한 그리움과 갈증을 늘 품고 있기 때문에 푸르른 녹색만 감상하더라도 충분히 심신 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뜻이에요. 이처럼 녹음을 취하며 몸과 마음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은 굉장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식물이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무엇이 있을까요?

첫 번째 효과는 신선한 공기(산소)를 제공함으로써 인간의 생명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환경이나 기후변화의 지표로 사용돼 미래 기후 위기나 식생분포도의 변화를 관찰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마지막 효과는 원예치료와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바로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이죠. 가까운 예로 최근 많은 사람이 반려 식물을 기르며 정서적,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하는 것을 말할 수 있습니다.

식물이 단순한 기분 전환에서 더 나아가 심신의 치료까지 돕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인가요?

수많은 선행 연구를 통해 치료 효과가 입증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환경심리학 전문가인 로저 S.울리치 교수는 1984년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숲은 인간의 원기를 회복하고 활력을 증진시키며, 스트레스까지 없앨 수 있는 살아 있는 묘약이라고 보고했어요. 또한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 스테판 캐플런의 ‘주의 회복 이론(ART: Attention Restoration Theory,1989)’에 의하면 오랜 집중으로 인해 정신적 피로가 누적됐을 때 자연환경에 신체를 노출하는 방법으로 심신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파란 하늘과 산, 나무 등 자연과 어울리며 지친 몸을 다시 충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죠. 이뿐만 아니라 수많은 논문과 학술지를 통해 식물의 심신 안정 효과는 꽤 오래전부터 꾸준히 검증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식물 치료, 원예치료, 원예 심리 등 다양한 갈래가 많습니다.

이렇게 용어가 다양하게 쓰이게 된 배경을 먼저 설명하자면, 원예치료사라는 정확한 국가 자격증이 우리나라에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 원예 활동 현장에서는 원예치료사로 통용되지만, 자격증은 원예심리지도사, 복지원예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발급되고 있어요. 따라서 이런 말들을 처음 접했다면 혼돈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 정의 내려줄 수 있을까요?

식물 치료는 병들어가거나 손상된 식물을 치료하며 회복을 돕는 행위로 그 대상이 식물에 집중돼 있습니다. 원예치료는 꽃과 식물 등 다양한 원예 활동을 통해 정신적 회복과 육체적 재활을 돕는 대체요법을 뜻해요. 원예심리는 원예치료 자격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로, 심리 상담을 기반으로 한 원예치료를 통해 정서적 회복에 도움을 주는 활동입니다.

원예치료는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가요?

심리적 불안, 과한 긴장감 등 정신과 영역에서 다양한 이상증후군으로 심리 회복 지원이 필요한 분들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가까운 예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가진 분,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를 진단받은 청소년, 치매 환자, 조직 내 갈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직장인, 다문화가족, 임종을 앞둔 환자, 난임 혹은 불임을 겪는 여성, 다양한 중독 증세에 시달리는 사람, 탈북민 등을 꼽을 수 있죠. 하지만 최근엔 굳이 병명을 찾지 않고, 심신을 함양한다는 측면에서 남녀노소 모두를 대상으로 원예치료가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어떤 종류와 프로그램이 있나요?

원예치료는 보통 전문 치료사가 대상자의 치료 목적에 맞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에 따라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면 생화를 이용한 플라워 테라피, 다양한 식물을 활용한 오감 체험, 텃밭이나 도시농업 체험을 통한 작물의 성장 관찰, 수확과 나눔이라는 과정까지 모두 프로그램의 일환이 될 수 있어요. 원예치료는 생각보다 더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치료사의 역할과 역량이 중요한 전문 영역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원예치료를 시작하고 싶다면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할까요?

어렵지 않습니다. 한국원예치료사협회(www.koreaht.org)에서 지역별, 대상자별, 치료 목적 등에 최적화된 강사진을 통해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팬데믹을 지나며 원예치료 직종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관련 자격증은 어디에서 취득할 수 있나요?

원예심리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싶다면, 대학 평생교육원에 문의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서울의 이화여대와 광주에 위치한 광주교대 평생교육원에 원예심리지도사 과정이 있어요. 이 외 지역 분을 위해 한국원예치료사협회에서 비대면 라이브 강의도 진행하니 관심이 있다면 문을 두드려보세요.

심적 안정을 위해 쉽고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는 원예 활동은 무엇일까요?

관리가 쉽고 생육 변화를 눈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식물을 길러보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애정을 가지고 반려 식물로 대하기를 적극 추천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우먼센스>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서양에 “토마토가 빨갛게 익어갈수록 의사들 얼굴은 파랗게 변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저는 “식물과 가까워질수록 병원은 멀어진다”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장기간의 팬데믹으로 국민 정서가 무척 메마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들여 키운 꽃 한 송이로 마음의 문이 다시 열리고 모두의 관계가 회복돼 따뜻한 세상이 돌아오길 기원해봅니다.

신상옥 교수가 추천하는 기르기 쉬운 반려 식물

1 지상부가 연하고 물기가 많아 목질을 이루지 않는 초본식물 예)천냥금

2 향기 있는 허브식물 예)로즈메리

3 잎과 줄기 또는 뿌리에 물을 저장하는 다육식물 예)카랑코에

4 사계절 꽃이 피어 관상용으로도 아름다운 앤슈리엄

원예 활동 및 원예치료가 필요하다면 방문해보세요!

1 한국원예치료협회(1811-6673) 및 협회 지역 거점 원예치료센터

2 지역거점 복지관, 사회복지기관센터에서 수시로 모집하며 운영 중

3 플라워 카페 및 식물원

신상옥

신상옥

이화여대 글로벌 미래평생교육원 원예심리지도사 양성과정 지도교수

(사)한국원예치료사협회장

〈인사이드 원예심리〉 저자

에디터 : 이설희 | 사진 : 신상옥, <월간원예>,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농사로, 마크로밀 엠브레인, YTN 사이언스, 농촌진흥청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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