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엑스포에서 엿본 K-게임의 밝은 미래

최은상 기자 2023. 5. 12. 17:5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콘셉트와 창의성으로 호평 받은 학생 부스

K-팝과 K-드라마 못지 않게 K-게임은 대한민국 대표 문화산업이다. 게임산업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20조 원인데 이 가운데 11조 원이 수출로 만들어졌다. 이는 반도체에 이은 수출 효자로 각광받는 2차 전지 수출액 12조 원에 근접한 수치다. 

글로벌 게임 산업을 주도하는 한국이지만, 현재의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인재 육성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한국이 e스포츠 강대국인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소위 'PC방 유스'라고 불리는 어렸을 때부터 빠르게 접하는 PC방 문화 덕분이다.   

게임 개발도 마찬가지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창의성, 유연성, 협동성 등의 능력을 갖춘 이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오피니언 리더들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는 제법 밝아보인다. 작년 지스타, 그리고 올해 플레이엑스포에서도 존재감을 뽐내는 학생 개발자들에 대한 얘기다. 학생이라는 신분이 무색할 정도로 좋은 퀄리티의 게임을 다양하게 출품했다. 

2023 플레이엑스포에는 서울호서전문학교, 장안대학교, 경기게임마이스터 총 세 학교가 참가했다. 학교 부스에도 인파가 꽤나 몰렸다. 학생들은 출품작에 대해 설명하고, 관람객에게 피드백을 듣는 등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학교에 대해 소개하는 팜플렛도 나눠주니 학부모가 아이와 함께 체험하러 가는 것도 좋다 

 

■ 장안대학교 "길드 판타지와 헬바운드 로프 꼭 즐겨보세요"

- 장안대학교 부스 전경 

장안대학교는 총 다섯 개의 게임을 출품했다. 학생 부스 중 가장 많은 수다. 길게는 2년 반, 짧게는 10개월 동안 개발해 온 각 게임들은 모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퀄리티를 조금 더 가다듬으면 당장 상용 서비스를 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수준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게임은 뱀서류 장르 게임 '길드 판타지'다.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뱀서류 게임 특유의 긴장감으로 독특한 몰입감을 자랑했다. 게임 중간중간 획득하는 아이템을 활용해서 상황을 이끌어나가는 재미 역시 탁월했다.

다만, 캐릭터마다의 스킬이 정해져 있어 호불호가 갈렸다. 레벨업을 하며 다양한 스킬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재미도 쏠쏠한 뱀서류 장르지만, 길드 판타지는 아이템을 제외하면 캐릭터마다 스킬이 고정되어 있는 것은 다소 아쉽다.  

로프 액션 '헬바운드 로프', 탄막 슈팅 게임 '키보드 인베이더' 역시 장르 특유의 독특한 조작감과 손맛으로 뛰어난 몰입감을 보였다. 길드 판타지와 헬바운드 로프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관람객이 있을 정도였다. 체험자들끼리 점수를 겨루는 묘한 경쟁심이 생기기도 했다. 

장안대학교 한 학생 개발자는 "학생이다 보니 원래의 기획의도와 다르게 금액이나 실력의 한계로 인해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팀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중요했다"며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재밌는 게임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는 것 같다"는 소감을 남겼다.

- 귀여운 그래픽의 '길드 판타지'는 줄을 서서 기다릴 만큼 재밌었다 

 

■ 서울호서전문학교 "잠재력이 돋보이는 Winter is Coming"

- 서울호서전문학교 부스 전경 

서울호서전문학교 게임스쿨은 '카더먼트', 'Winter is Coming', 'Pale Moon', 'Sequence' 총 네 가지 게임을 출품했다. 각각 전략, 시뮬레이션, 퍼즐, 액션 어드벤처 장르다. 그중 가장 잠재력이 돋보이는 게임은 Winter is Coming이었다. 

이 게임은 마을 경영 시뮬레이션으로 주어진 땅을 개발하고, 자원을 모아 겨울을 대비하는 내용이다. 겨울에는 농작물을 재배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가을까지 충분한 식량과 나무 등의 자원을 모아놓는 것이 중요하다. 

플레이엑스포 체험 버전은 약 50% 정도만 완성된 상태라고 한다. 비록 절반 밖에 완성되지 않았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튜토리얼, UI 편의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지만, 시뮬레이션 게임의 원초적인 재미와 생존이란 키워드가 적절히 결합됐다. RTS 장르의 인구수 제한 시스템도 있어서 게임 양상을 꽤 다채롭게 만들었다.

이길순 서울호서전문학교 학과장은 "훌륭한 인재 양성을 위해 기초 프로그래밍 실력을 중점으로 교육 중"이라며 "최근에는 워낙 게임 엔진과 에셋이 발달했지만 기본 베이스가 부족하면 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없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이 학회장은 "실전 경험도 중요하다. 이론이 중요하지만, 실전에서 써먹을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이를 위해 1학기에 한 번씩은 전시회에 참여하고 있다. 14년 동안 꾸준하게 플레이엑스포와 지스타에 참여했다. 학생들도 이런 커리큘럼에 잘 따라와줬기 때문에 좋은 게임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Winter is Coming은 아직 가다듬을 부분이 많지만 좋은 게임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했다

 

■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학생다운 창의성이 돋보이는 Rewind"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부스 전경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는 퍼즐 장르의 'Rewind'와 전략 디펜스 장르인 '애기펜스'라는 두 가지 게임으로 참가했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의성으로 독특한 콘셉트의 게임을 전시한 것이 인상적인 부스다. 

특히, Rewind라는 게임이 인상적이었다. 시간의 순행과 역행을 활용한 퍼즐을 푸는 방식이다.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퍼즐게임이지만 액션이 뛰어났으며 시간을 활용하는 퍼즐도 꽤 창의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픽은 여타 상업 게임에 비하면 부족한 점이 많지만, 고등학생이 이처럼 창의적인 게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직접 게임을 해보면 "이걸 고등학생이 만들었다니"라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Rewind를 개발한 학생 개발자는 "학교에서 배우고, 또 지원해주는 것들이 많아서 즐겁게 개발하고 있다"라며 "저희 학교는 팀워크를 꽤 중요하게 가르치고 있다. 게임은 혼자 만들기보단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종합 콘텐츠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과가 기획, 개발, 그래픽으로 나뉘는데, 일반 학교가 방과 후에 야자를 하듯이 저희 학교는 각 과별로 팀을 이뤄 개발을 한다"라며 "각 파트 별로 어떤 역할을 담당할지, 서로 어떤 것이 필요한지 소통하며 진행하게 된다. 레퍼런스도 많이 참고하고 다른 학우들과 많이 소통하며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은 게임이 탄생한 것 같다"라는 말을 남겼다.

- Rewind는 캐릭터의 움직임과 퍼즐을 푸는 재미 모두를 잡았다 

 

anews9413@gametoc.co.kr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