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라진 과수화상병…확산 ‘경고등’

김다정 2023. 5. 12.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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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서 올해 첫 발생
지난해보다 사흘 정도 일러
습한 날씨 탓 전파 위험 커
농가 예찰과 신고 가장 중요
충북 충주에서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확인됐다고 농촌진흥청이 9일 밝혔다. 사진은 발생 농장의 감염주. 사진제공=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이 충북 충주의 사과농가에서 과수화상병 발생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국립농업과학원 검사 확진일은 8일로 지난해 첫 발생일(5월11일)보다 사흘 정도 빠른 셈이다. 충주는 그동안 화상병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인 만큼 첫 발생 소식에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7일 농가 신고로 발생 확인…인근 지역 조사 중=농진청에 따르면 이번 화상병은 농가의 자진 신고로 확인됐다. 충주 시내와 그리 멀지 않은 한 과원의 농장주가 사과나무 잎이 검게 변하며 마르는 등 화상병의 전형적인 증상을 발견한 것이다.

신고 당일 현장에 파견된 충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관은 간이검사를 통해 양성반응을 확인한 후 정밀검사를 위해 시료를 농진청으로 보냈고 8일 최종 확진됐다. 발생 규모는 0.6㏊로, 농진청은 발생 과원의 나무는 모두 매몰 처리하고 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상병이 확진됨에 따라 농진청은 충북도농업기술원·충주시농기센터 등과 함께 발생 과원 주변 2㎞ 이내에 있거나 역학관계가 있는 과수원을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농진청에 따르면 이번에 병이 확인된 과원은 반경 500m 내에 63개의 과원이 모여 있는 밀집지역에 속해 있다. 인근 지역으로의 전파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농진청은 또 충주 및 인접한 시·군의 과수 재배지역에 대해 선제적 예찰을 강화하고, 전국 과수농가를 대상으로 과수화상병 예방수칙 준수와 증상 발견 시 빠른 신고 등 행동 지침을 재차 알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치료제 없는 과수화상병, 올해도 위험 경보…대책은=국내에서 2015년 처음으로 확인된 화상병은 그동안 ‘과수 구제역’ ‘과수 코로나’ 등으로 불리며 농가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식물질병으로 꼽혀왔다. 확산이 빠르고 치료제가 없는 데다 한번 감염되면 기주 식물을 3년 동안 재배할 수 없어 농가소득에 커다란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기주식물 식재 금지 기간은 올해 24개월로 단축됐다.

하지만 농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화상병 발생지역은 꾸준히 늘어나는 모양새다. 2015년 경기 안성과 충북 제천, 충남 천안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화상병은 2021년엔 22개 시·군에서 확인됐다. 2022년까지 누적 발생 시·군은 모두 28곳에 달한다.

단 2020년 394.4㏊로 정점을 찍었던 발생 면적은 2021년 288.9㏊, 2022년 108.2㏊ 등으로 빠르게 줄었다. 적극적인 예찰과 방제 활동뿐 아니라 건조한 기상 여건으로 발생 면적이 대폭 줄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올해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기상 상황은 확산을 가속화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엔 유난히 가문 날씨 덕에 발생이 억제됐지만 올해는 5월초부터 전국에 큰 비가 내리는 등 습한 기상 환경이 만들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5월과 6월은 평년 수준, 7월엔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와 같은 확산 억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단 의미다.

한편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함에 따라 농진청은 8일부터 위기관리 단계를 ‘관심(평시)’에서 ‘주의(기존 발생지역에서 발생)’로 격상했다.

김지성 농진청 재해대응과장은 “과수화상병이 주로 발생하는 시기인 오는 7월31일까지 예찰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며 “사과 과수원에서 잎이 검게 변해 있거나 줄기와 나뭇가지가 말라 죽은 증상이 보이면 과수화상병을 의심하고 가까운 농업기술센터나 병해충 신고 대표 전화(1833-8572)로 연락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각 농가에서는 농작업 시 작업자와 도구 소독, 영농일지 기록 등을 준수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농가의 철저한 관리를 당부하고 있다.

오창식 서울대학교 응용생물화학부 교수는 “과수원 예찰의 1차적인 책임은 농가에 있으니 조기에 의심 증상이 보이면 빨리 자발적으로 신고해 확진 과정을 밟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별 과수원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시기에 맞춘 화상병 약제방제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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