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로 달려가고 치매할머니와 화투…코로나 이겨낸 의료영웅들

음상준 보건의료전문기자 2023. 5. 1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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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약 3년 4개월 동안 이어진 대유행을 이겨내고 엔데믹(풍토병화)에 다가선 것은 무엇보다 의료진의 헌신 덕분이다.

의료진은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는 한여름에도, 살을 에는 듯한 한겨울에도 무거운 보호복을 입은 채 코로나19 업무를 멈추지 않았다.

2020년 4월 3일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다 감염된 60세 의사가 의료진 중 최초로 사망한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많은 간호사와 전공의, 의료진이 코로나19 감염원에 가까이 노출되기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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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1차 대유행으로 국민들 공포에 떨 때 의료진 앞장서 봉사
3년 넘게 방호복 검사한 간호사들…사망자 누적 3.4만명 그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를 마치고 나온 의료진이 땀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휴게실로 향하고 있다./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음상준 보건의료전문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약 3년 4개월 동안 이어진 대유행을 이겨내고 엔데믹(풍토병화)에 다가선 것은 무엇보다 의료진의 헌신 덕분이다.

의료진은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는 한여름에도, 살을 에는 듯한 한겨울에도 무거운 보호복을 입은 채 코로나19 업무를 멈추지 않았다. 이들의 피와 땀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을 이겨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는 유행 초기만 해도 전파경로와 증상, 후유증 등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공포의 감염병이었다. 1차 유행 진원지인 대구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전 국민이 공포에 떨었다. 이때 대구로 앞장서 내려간 게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19가 3년 넘게 장기 국면으로 이어질 줄 몰랐다. 2020년 1월 20일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하고 약 3년 4개월 만에 엔데믹 선언이 나올 예정이다.

지난 3년 4개월을 되돌아 보면 대한민국 의료진의 헌신은 계속됐다. 지난 2020년 2월 대구에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발 첫 번째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의료진 부족 현상이 심했다. 이때 대구에서 환자 진단검사와 치료, 행정 지원 등을 자청한 의료인과 병원 직원이 총 200여명에 달했다. 그중 간호사가 100여명, 간호조무사 30여명, 의사는 10여명이었다.

일부 의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의원을 임시휴업한 뒤 대구로 의료봉사에 나섰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확진자에게 무료로 한약을 제공했다. 또 전화상담과 진료, 처방에 드는 비용은 모두 한의계가 부담했다.

당시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기꺼이 대구까지 달려와 혼신의 노력을 다해준 의료진에게 감사하다. 이 시대의 우리들의 영웅"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안타까운 소식도 이어졌다. 2020년 4월 3일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다 감염된 60세 의사가 의료진 중 최초로 사망한 것이다. 경북 경산시에서 병원을 운영한 A씨는 지난 2020년 2월 26일과 29일 2명의 환자를 돌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후 2월 말부터 코로나19 증상을 보였다. A씨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으로 숨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많은 간호사와 전공의, 의료진이 코로나19 감염원에 가까이 노출되기 쉽다"고 말했다.

환자에 대한 따뜻한 돌봄으로 감동을 준 사례도 있었다. 방호복을 입은 채 할머니와 화투 놀이를 한 이수련 삼육서울병원 간호사가 그 주인공이다. 30대 초반 젊은 간호사인 이씨는 "격리 병상에서 환자가 이야기를 나눌 사람은 간호사밖에 없다"며 "계속 졸기만 하는 할머니를 깨우고 달래 기운을 차리게 하는 방법이 없을지 궁리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전국 선별검사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채 3년 넘게 확진자 검사를 진행한 전국의 간호사들의 노고도 크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방호복을 입은 채 피와 땀을 흘리면서 환자를 돌본 의료현장에선 간호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코로나19 업무에 헌신한 간호사는 수십만명"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A씨도 "간호사 중 1명에게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나타났지만, 자가격리를 할 수 없어 숙소에서 단체로 마스크를 쓰고 잔 적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같은 헌신 덕분에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0일 0시 기준 3만4548명을 기록했다. 주간 일평균 사망자 수는 7명이며 누적 치명률은 0.11%다. 매우 우수한 방역 성과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엔데믹 수순을 밟고 있지만, 간호법으로 의료계가 둘로 쪼개진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간호법 제정을 둘러싼 갈등이 심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음압병동에 홀로 격리된 할머니와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가 화투로 그림을 맞추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 속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은 삼육서울병원 간호사 이수련(29) 씨로 알려졌다. 3일 대한간호협회는 이 사진에 대해 "올해 공모한 제2차 간호사 현장 수기·사진전에 출품된 작품"이라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 제공)/뉴스1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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