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강행' 野에 맞불 … 與, 간호조무사 학력제한 폐지
"의료계 파국은 막아야"
마지막 중재카드로 野와 협상
의료 관련단체 설득이 변수
尹, 19일 임시국무회의 검토
야당의 '간호법 제정안'에 따른 직역 간 갈등과 파업으로 인해 국민 피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간호사 처우 개선 규정과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 폐지 규정 등이 담긴 의료법 개정안을 이번주 중에 발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정의 중재안에 의한 여야 합의 등을 염두에 두고 재의요구권(거부권) 시한 마지막 날 '임시 국무회의'도 검토하고 있다.
10일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이 의원은 간호인력 처우 개선을 위한 △5년 주기 간호종합계획 수립 △시·도별 간호인력 취업교육센터 운영 의무화 △간호조무사 자격시험 응시 요건 중 고졸 학력 제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을 이번주 중에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의료법 제60조에 '간호종합계획 수립' 규정이 신설된다. 개정안은 '보건복지부 장관은 간호인력을 양성해 의료기관이 원활하게 간호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간호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을 위해 5년마다 간호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또 의료법 제60조에서 간호인력 취업교육센터에 대해 '지역별로 설치·운영할 수 있다'고 임의로 규정하던 것을 '특별시·광역시·도·특별자치도별로 설치·운영해야 한다'고 의무화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단체는 충분한 인력 확보를 통한 '업무 과중화 해소'와 처우 개선을 요구해 왔으나 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은 부족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별도의 간호법이 아닐 뿐, 간호사단체가 요구하던 처우 개선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수립하도록 의무화했고 취업교육 등 모든 것을 담았다"고 말했다.
반면 개정안은 간호조무사협회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던 '고졸 학력 제한'을 폐지했다. 기존 의료법 제80조에서 간호조무사 자격시험 응시 자격을 '초·중등교육법령에 따른 특성화고등학교의 간호 관련 학과를 졸업한 사람'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개정안은 기존 규정에 '또는 이와 같은 수준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교육부 장관이 인정하는 사람'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 개정안은 보건복지부와 논의를 거쳐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도 보고가 된 것으로, 사실상 당정의 새 중재안인 셈이다. 여당은 이번 의료법 개정안을 간호법 제정안의 중재안으로 삼아 더불어민주당과 협상에 나서는 한편 의사협회, 간호사협회, 간호조무사협회 등을 지속적으로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게 될 경우 양곡관리법에 이어 거부권을 잇달아 행사해야 하는 윤 대통령의 부담도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중재안을 제시하면 민주당도 논의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사무실에서 열린 보건복지의료연대 간담회에서 "어떠한 제도적 변화도 국민 개개인을 희생시켜선 안 되고, 의료현장 전체와 다수의 의료직역이 희생되는 일도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의료연대는 대한간호협회를 제외한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 13개 보건의료단체가 모인 단체로, 최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을 반대해 왔다.
간호법 제정안은 지난달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이달 4일 정부로 이송됐다. 법률안의 공포 혹은 거부권 행사 시한은 정부로 이송된 날로부터 15일 이내이기 때문에 오는 19일까지 대통령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한 결단이 내려져야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각 단체들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어 당정이 중재 노력을 막판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무회의는 정례적으로 매주 화요일에 열리지만 임시 국무회의는 언제든지 가능하다"며 "16일이 많이 거론되는데 국무회의는 19일에도 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의료법 개정안을 의사협회, 간호사협회, 간호조무사협회 등 여러 직역 단체들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 각 직역 단체들은 간호법과 관련해 오는 17일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예고했다.
간호사들도 대통령이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를 하면 단체행동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게다가 의사를 비롯한 치과의사·요양보호사·간호조무사 등 10여 개 직역이 동시 파업에 나서면 한 번도 겪지 못한 의료 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희래 기자 / 박윤균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사용한 콘돔에 핫소스 넣은 남자가 하는 말...“임신 막으려고요” [사색(史色)] - 매일경제
- [단독] 아이유, ‘분홍신’ 등 6곡 표절 혐의로 고발 당해 - 매일경제
- 게 300마리, 두리안 50박스...中 뷔페서 문 닫을 때까지 먹어치운 20대들 - 매일경제
- 이순자 여사, 전우원에 “주제 넘게 할아버지 얼굴에 먹칠 해?” - 매일경제
- “이러다 중국산에 밀리겠다”...한국 효자산업 비상 걸렸다는데 - 매일경제
- [단독] 장위10구역, 전광훈 교회 빼고 재개발…조합원 총회서 가결 - 매일경제
- [단독] 삼성전자, 삼성페이 수수료 재논의 통보...유료화 될까 - 매일경제
- 버려진 컨테이너서 ‘13년된 테슬라’ 득템…입찰가 9억 넘겼다 - 매일경제
- “쥐도 새도 아니었네”…고양 가좌동 아파트 새벽정전 범인은 ‘뱀’ - 매일경제
- 피츠버그 단장 “배지환, 경기 바꿀 수 있는 선수...빅리그 배워가는중” [현장인터뷰]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