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물 '숙주' 디시인사이드···4년간 기소만 12건

이승령 기자 2023. 5. 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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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자살방조·성폭행 등을 저질렀다는 논란에 휩싸인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가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거나 다운로드받는 통로로 이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확보한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들 중 일부는 커뮤니티에 게시된 메가 클라우드 링크를 통해 미성년자 성착취물과 불법 촬영물을 다운로드해 보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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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 게시하고 링크 공유
'n번방' 등 유입경로로 이용
일부 피해자 신상공개 피해
5년간 디지털성범죄 110%↑
警 '우울증갤' 관련 수사 확대
인터넷 익명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디시인사이드 캡쳐
[서울경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자살방조·성폭행 등을 저질렀다는 논란에 휩싸인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가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거나 다운로드받는 통로로 이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성년자들에 대한 성착취물을 전파시키고 사회적 문제가 된 ‘N번방’ 링크도 전파시키는 등 각종 디지털 성범죄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2019년부터 4년 동안 ‘디시인사이드’ 및 ‘우울증갤러리’를 통해 불법 촬영물을 게시하거나 다운로드받아 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은 12건에 달했다.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은 연인의 신체 일부를 동의 없이 촬영해 커뮤니티에 게시하거나 게시글을 통해 미성년자의 나체를 촬영한 영상 또는 사진을 내려 받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커뮤니티에서 만난 미성년자 여성을 성폭행하고 이들과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는 ‘신림팸’의 일원 임 모(23) 씨도 피해자 반 모(26) 씨와 성관계를 한 후 신체 일부를 촬영해 우울증갤러리에 2차례 게시한 혐의(성폭력범죄처벌법)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피해자는 커뮤니티상에서 실명까지 공개되며 2차 가해로 큰 정신적 피해를 받았다고 밝히며 엄벌을 요청하는 탄원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확보한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들 중 일부는 커뮤니티에 게시된 메가 클라우드 링크를 통해 미성년자 성착취물과 불법 촬영물을 다운로드해 보관했다. 또 다른 이용자로부터 전송받은 링크에 접속해 불법 촬영물 파일을 다운로드하기도 했다. 2020년 경기도 양주에 거주하던 피고인 A 씨는 한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로부터 전송받은 링크를 통해 아동·청소년이 나체 상태에서 가슴과 성기 등을 노출한 모습이 촬영된 성착취물 파일을 총 402개 다운로드해 보관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을 벌금 500만 원에 처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디시인사이드가 불법 성착취물 유포 및 전파의 매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 ‘N번방’ 링크도 갤러리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본지가 입수한 또 다른 판결문에 따르면 커뮤니티에 게시된 링크를 통해 N번방 텔레그램 링크로 접속해 처벌받은 사례도 있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디시인사이드 갤러리는 이번 우울증갤러리 사건 외에도 온갖 범죄의 온상이 돼왔으며 N번방 링크가 올라온다거나 성범죄 피해자의 신상 정보가 올라오는 일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발표한 ‘통신상 디지털 성범죄 관련 위반 및 시정요구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디지털 성범죄 위반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9년에 온라인상에서 삭제·차단된 디지털 성범죄 관련 게시물은 2만 6041건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5만 4994건으로 111%(2만 8953건) 급증했다. 2023년에는 3월까지만 벌써 1만 6390건이 집계됐다. 이처럼 디지털 공간을 통한 성범죄가 크게 늘면서 지난달 경찰은 형사과·여성청소년과·수사과 등 여러 기능의 인력이 포함된 ‘우울증갤러리TF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는 방심위에 폐쇄 요청을 한 상태이고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계속 모니터링을 하면서 불법 게시물에 대한 삭제 요청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관련 수사도 속도감 있게 조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김남명 기자 nam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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