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전기료 인상까지… 삼성·LG, ‘에너지 고효율’ 앞세워 에어컨 수요 잡는다

최지희 기자 2023. 5. 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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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홍수 예보에 에어컨 수요 증가 전망
전기료 추가 인상 예고에 업체들 에너지 고효율 강조
창문형 에어컨 시장 경쟁도 치열
지난달 LG전자 직원이 경남 창원시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휘센 타워II를 생산하고 있다./LG전자 제공

올여름 폭염에다 전기요금 인상이 가시화하면서 가전업계가 에너지 효율을 강조한 에어컨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작년보다 더운 날씨에 습한 여름이 다가오면서 경기 침체에도 올해 에어컨 수요는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가전업계는 지난달부터 일찌감치 에어컨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 전기료 인상에 수요 꺾일라… ‘에너지 고효율’ 기능 강조

9일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200만~250만대 수준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부터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면서 에어컨 수요는 본격적인 대목에 들어서기 전부터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국내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가한 수요에 맞춰 광주사업장 에어컨 생산라인 가동률을 높여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판매량 증가 규모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지난 4월 초부터 창원사업장의 에어컨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어컨 수요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업체들은 올해 에너지 고효율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이달 중 전기료 추가 인상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올해 에어컨 판매량 100만~125만대를 목표로 하는 삼성전자는 에어컨 라인업을 에너지소비효율 1~2등급 제품 중심으로 편성했다. 무풍 시스템에어컨과 창문형 에어컨인 ‘무풍에어컨 윈도우핏’은 전체 모델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에 속한다.

삼성전자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기준보다 에너지 효율이 10%가량 더 좋은 ‘에너지 세이빙’ 모델을 내놨다. 열교환기 면적을 2배 늘리고, 고효율 모터와 더 커진 실외기 팬을 적용해 냉방 효율을 한층 높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풍 냉방을 사용하면 최대 냉방 대비 소비전력을 최대 90% 절약할 수 있고, 인공지능(AI) 절약 모드를 사용하면 소비전력을 최대 20%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올해 선보인 휘센 타워 에어컨의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전 라인업에 에너지소비효율 1~2등급 제품을 구비했다. 업계 3위 위니아는 올해 신제품 ‘위니아 에이블’ 에어컨에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도록 AI 기술을 적용했다. 이 제품에 적용된 AI 스마트 원스텝 냉방 기능은 파워 냉방 모드로 빠르게 희망 온도에 도달한 뒤 절전 모드로 자동 변환해 전기를 절약하게끔 했다. 또 일부 제품에 적용된 AI 스마트 초절전 냉방 기능을 사용하면 일반 냉방 중 소비되는 최대 전력량 대비 50%를 줄일 수 있다.

친환경 냉매 사용도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탄소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R32 냉매를 올해 무풍에어컨 갤러리, 클래식, 슬림, 벽걸이 제품에 확대 사용했다. LG전자도 올해 휘센 스탠드 에어컨 신제품 전 제품에 R32 냉매를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 보호를 위한 글로벌 규제 등에 따라 친환경 냉매 사용은 점차 전체 라인업으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7일 출시한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윈도우핏. 이번 신제품에는 무풍 냉방이 처음 적용됐다. /삼성전자 제공

◇ 창문형 에어컨 인기 지속… 삼성은 무풍 창문형, LG는 신제품 출시 예정

방마다 설치가 간편한 창문형 에어컨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유행 이후 방마다 에어컨을 설치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창문형 에어컨 인기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5월 초까지 2주간 창문형 에어컨 판매는 30% 증가했고, 이동형 에어컨 판매는 150% 급증했다. 두 제품 모두 실외기·실내기 일체형으로, 설치가 상대적으로 간편하다는 특징이 있다.

국내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서 철수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수요 증가에 따라 2년 전부터 잇따라 창문형 에어컨을 재출시했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창문형 에어컨에 무풍 냉방 기능을 처음 적용한 신제품을 내놨다. 무풍 모드를 사용할 경우 최대 냉방 모드 대비 소비 전력을 최대 74%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도 지난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인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도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과 전기료 인상 등의 여파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에어컨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에너지 고효율과 친환경 기능을 강조한 제품에 더해 공간 효율이 좋고 설치가 편리한 에어컨의 인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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