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영어답게 들리게 하는 요소는?[아미쌤의 기승전 영어]

기자 2023. 5. 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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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영어 연설을 하고 박수를 받았다. 필자는 영어교육 종사자이기에 연설의 외교적 성과나 내용을 떠나 일단 영어라는 언어 자체에 집중했다. 듣기에 자연스러운 영어 같다는 기사가 쏟아지는 가운데 미국에 살고 있는 지인과 우연히 대화를 하게 됐다.

지인은 엘리트 영어를 구사하는 전문가인데, 연설을 듣고 처음 언급한 부분이 ‘정확한 강세(stress)’였다. 보통 영어를 잘한다고 하면 ‘발음이 좋다’가 먼저일 것 같은데, 의외로 강세를 얘기했다. 각 단어들의 강세가 아주 정확하게 꽂혀서 “디‘막’크러시(democracy: 민주주의)” “‘캉’그레스(congress: 의회)” 등 단어와 문장이 확확 잘 들린다고 했다.

출처: Teaching American English Pronunciation - Oxford University Press 1992(한국어·영어는 필자가 기입)


한국말과 영어는 많이 다르다. 영어는 ‘강세’에 기반한 언어(a time-syllabled language), 한국어는 ‘음절’에 기반한 언어(a syllable-timed language)다. 예를 들어 ‘I love to play the guitar’를 말할 때 ‘I LOVE to PLAY the GUI-tar’, 강세가 있는 음절들 ‘러브’ ‘플레이’ 기타~‘가 강조되고 더 길게 발음된다. 이러한 강세 기반의 리듬은 강세 음절들을 더 돋보이게 하며 문장 전체적인 흐름에 기여한다.

반면 한국어로 ‘나는 기타를 연주하는 것을 좋아해요’를 말할 때 ‘나는’ ‘기타를’ ‘연주하는’ ‘것을’ ‘좋아해요’ 각 음절들이 비슷한 길이로 발음되고 약하게 들리는 음절이 없다. 즉 한국어 음절은 일반적으로 강세가 있는지 없는지와 관계없이 상대적으로 동일한 길이로 발음딘다. 문장 전체가 일관된 리듬을 유지하고 강세 패턴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기에 한국어에서는 강세가 영어에서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democracy(민주주의)를 한국어 읽듯 또박또박 음절을 살려서 ‘데·모·크·라·시’로 읽으면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디‘막’크러시”로 읽어야 잘 알아듣게 된다. 필자가 학생들의 영어 말하기 대회 출전을 위해 지도했을 때 역시 비슷했다. 정확하고 유창한 발음도 중요하지만 강세를 표시해서 반드시 지키고, 강세 사이를 이어줌으로써 생기는 리듬, 억양(intonation)을 표시해서 완전히 외우면서 말하기 일부로 자연스럽게 표출되도록 연습했다.

세상에는 다양한 언어가 존재하고 그 언어를 외국어로 배울 때는 핵심 요소를 잘 살릴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표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요령이라면 첫째, 새 단어를 학습할 때 반드시 발음기호를 보고 강세 부분을 확인하고 읽는다. 학생들은 시험 영어에 몰두하면서 발음, 강세, 억양 등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읽고 해석하고 문제 풀기 바쁘다. 하지만 처음 단어가 입력될 때 습관화해 두지 않으면 영어 말하기 상황에서 다시 의식적인 발음 학습을 해야만 한다.

둘째, 문장을 읽을 때 집중해서 모방(섀도잉)을 해본다. 이때 손으로 책상 등을 치면서 손장구로 영어 박자를 맞춰본다. 가령 ‘내가 지금 대통령 연설을 하고 있다’는 상상을 하며 읽어보는 것이다.


■아미쌤은 누구?

본명은 민아미다. 20년차 영어강사로 현재 대치동에서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영어교육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다. 한국강사신문 칼럼니스트 겸 기자로도 활동한 그는 ‘적중! 영어독해중등3 꿈틀’ ‘적중! 영어독해중등1 꿈틀’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실전편RHK’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유형편RHK’ 등을 펴내기도 했다.

민아미(영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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