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볼보 XC90] “아리아 노래 틀어줘” 티맵·플로 높은 완성도…안전은 여유를 싣고

2023. 5. 6.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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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연결 불필요한 ‘플로’·음성인식 원활한 ‘티맵’ 돋보여
주행 감성은 그대로…시트 편의성과 탑승·적재공간도 ‘만족’
볼보 2023년식 XC90. [김성우 기자]
볼보 XC90. [볼보 제공]
볼보가 지난 4월 내놓은 볼보 SUV 광고 사진. [볼보 유튜브 갈무리]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삶이라는 여행을 더욱 즐겁게.” 볼보자동차의 광고 슬로건이다. 안전과 친환경을 셀링 포인트로 삼았던 볼보가 최근 ‘여가’와 ‘엔터테인먼트’에 무게를 싣기 시작했다.

지난달 선보인 볼보 SUV(스포츠유틸리티차) 광고가 대표적이다. 볼보는 이번 광고에서 새벽 드라이브를 떠나는 커리어우먼, 아이와 산림욕을 떠나는 가족, 촬영 중인 휴대전화를 차 위에 세우고 주차장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중년 남성을 주인공으로 택했다. 영상에선 여유가 진하게 느껴진다. 전부 볼보와 함께 여가시간을 즐기는 모습이 광고에서 그려졌다.

안전을 강조하던 볼보가 편의라는 ‘또 다른 매력 포인트’로 접점 찾기에 나섰다고 판단된다. 볼보가 내놓은 플래그십 모델 ‘2023년식 XC90’도 볼보의 새로운 시도가 엿보이는 모델이었다. 안전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와 편의기능을 담아 상품성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최근 2023년식 XC90 B6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을 타고 서울 동대문구에서 전라북도 전주시까지 왕복 약 400㎞ 거리를 주행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주행 시 내연기관 엔진을 사용하고, 출발과 저속주행 시에만 부분적으로 전기모터를 사용해 엔진을 효율적으로 보조하는 방식이다.

잠자던 엔진을 깨우자 ‘볼보’ 로고가 새겨진 인포테인먼트가 눈을 떴다. 이어 내비게이션인 티맵(T-map)과 음악탐색기인 ‘플로(FLO)’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메인화면을 채웠다.

볼보 2023년식 XC90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김성우 기자]

볼보가 신경쓴 다양한 편의기능을 체험하기 위해 우선 플로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악을 검색했다. 외부기기를 연결하지 않아도 음악을 검색하고 재생할 수 있었다. 힙합과 밴드음악을 연달아 재생했다. 볼보가 자랑하는 ‘바워스&윌킨스(Bowers&Wilkins, B&W) 사운드’는 저음과 고음을 우아하게 넘나들며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조용한 차가 콘서트홀이 되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었다.

기본으로 탑재된 티맵 애플리케이션도 훌륭했다. 특히 음성인식 기능의 완성도가 높았다. 시험 삼아 다양한 목적지를 부르자 어려운 지명도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했다. ‘용산구 라틴아메리카공원’, ‘여주시 세종대왕면’, ‘제주시 외돌개’ 등 나무위키에서 어려운 대한민국 지명 이름으로 알려진 지역도 잘 찾았다.

2023년식 XC90’에는 2년간 300억원을 투자해 티맵모빌리티와 공동으로 개발한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기본으로 탑재됐다. 누구(NUGU) 음성인식 기능은 예전보다 더 훌륭해졌다.

다른 실내 편의기능도 ‘편안한 볼보’를 설명하기에 충분했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한 시트는 ‘전동식 럼버 서포트’가 만족스러웠다. 운전자의 체형과 움직임에 따라 적합한 포지션을 수시로 찾아준다. 함께 포함된 시트 마사지 기능도 기대 이상이었다. 다양한 운전자의 기호를 반영하려는 볼보의 노력이 엿보였다.

플래그십답게 넓은 실내공간은 여러 사람이 타도 부족함이 없었다. 2열 뒷좌석은 180㎝ 성인 남성이 앉아도 레그룸 공간이 광활하게 남았다. 볼보가 밝힌 차량의 휠베이스는 2984㎜, 트렁크 적재 용량은 3열 폴딩 기준 1007ℓ다.

볼보 2023년식 XC90 실내공간. [김성우 기자]

주행성능도 발군이었다. 튼튼한 서스펜션은 거리 위 요철 구간에서도 편안한 승차감을 선사했다. 최고 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 42.8 ㎏·m의 강력한 출력 덕분에 고속도로 주행구간에서도 빠른 가속이 가능했다. 제원상 100㎞/h까지 가속하는 데 드는 시간은 5.3초에 불과하다. 약 400㎞의 거리를 주행한 이후 연비는 12.3㎞/ℓ였다. 주로 고속도로를 달렸지만, 큰 덩치를 고려하면 훌륭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정차 후 출발 시 부드러운 승차감도 인상적이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은 자동차 제동 과정에서 생성된 에너지를 회수해 가솔린 엔진을 지원한다. 따라서 엔진에 연료가 들어가는 짧은 순간의 공백이 없다. 가속페달에 따라 바퀴가 즉각적으로 움직인다. 일반 내연기관과 차이는 꼭 타봐야 안다.

‘스웨디시 럭셔리’를 표방하는 외관 디자인은 여전히 고급스럽다. 전체적으로 빼기에 집중한 디자인인데, 전면부만 강인한 인상을 자랑한다. 차량 앞부분에는 볼보의 디자인을 상징한다는 ‘아이언마크’ 적용 세로모양 그릴이 들어가고, 북유럽의 신 토르의 무기 ‘망치’로 불리는 풀-LED 헤드램프가 볼보 특유의 표정을 만들었다. 사이드미러를 A필러가 아닌 도어에 장착된 것도 눈에 띄었다. 운전자의 좌우측방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볼보의 세심한 배려다.

차량 가격은 8580만원부터다. 가장 가격이 비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1억1470만원이다. 주로 차 안에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3040 젊은 소비자에게 훌륭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전의 대명사’라는 수식어를 가진 브랜드답게 안전성은 충분히 검증됐다. 여기에 정확한 음성인식기능과 플로는 덤이다. 넓은 차체를 가진 만큼 캠핑이나 차박 등 아웃도어 라이프에도 적합하다.

볼보 2023년식 XC90 측면. [김성우 기자]
볼보 2023년식 XC90. [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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