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떡밥' 불과했던 '수수행'...종영 앞두고 韓서 재미 찾았다[M-scope]

정승민 기자 2023. 5. 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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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목요 예능 '수학 없는 수학여행'
본방송에서 멤버들도 신음한 시청률 부진
오는 11일 오후 9시 마지막 회 방송

(MHN스포츠 정승민 인턴기자) 홋카이도 에피소드로 힘을 못 쓰던 '수학 없는 수학여행'(이하 '수수행')이 종영을 앞두고 한국으로 돌아오자 재미를 찾았다.

'수수행'은 여행지에서 특별한 미션과 색다른 게임을 수행하며 펼쳐지는 여섯 남자들의 무지성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27일 방송한 SBS 목요 예능 '수수행' 8화에서는 일본 홋카이도 여행을 끝내고 강원도로 두 번째 여행을 떠나는 여섯 멤버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하지만 떠나기에 앞서 멤버들은 지난 방송들을 모니터링했는지 시청률 부진에 대한 절규가 울려 퍼졌다.

'수수행'은 방송 전부터 '런닝맨'에서 호흡을 맞췄던 최보필 PD와 양효임 작가가 힘을 합친 예능으로 주목받았고, 이색적인 멤버 조합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특히 '92-빠른 93'라인으로 동갑인 엑소(EXO) 도경수, 지코(ZICO), 크러쉬(Crush), 잔나비 최정훈의 조합은 타 예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조합이었고, 여기에 '코미디빅리그' 실세 이용진-양세찬의 지원사격까지 더해 참신한 '날것' 예능으로서의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시청률은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록 동시간대 방영하는 예능 tvN '텐트 밖은 유럽 스페인 편' KBS2 '홍김동전' 시청률 또한 5%대 밑을 기록하는 등 목요 예능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막상 받아 들기엔 아쉬운 수치다.

이제 본방송으로 보지 않더라도 OTT를 통해 언제든지 볼 수 있기에 시청률의 중요성이 적어진 건 하나의 변명이 될 수 있다. 다만 보통 예능 프로그램들이 방영 다음 날까지 OTT 내 인기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과 다르게 '수수행'은 매번 아쉬운 순위에 그치고 있다.

'수수행'에 기대를 품던 시청자 입장에서 볼 때 단호하게 말하자면, 홋카이도 에피소드는 재미가 없었다. 그저 '92라인' 팬덤을 위한 '떡밥'(아티스트 관련 새로운 콘텐츠) 느낌이었고, '머글'(팬이 아닌 일반인)에게는 유명한 연예인들이 여행지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같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멤버들의 고생에 비해 얻는 재미가 적었다. 홋카이도에서 이용진과 최정훈은 유독 식사 미션에서 성과를 얻지 못해 많이 굶었다. 물론 이게 복불복의 묘미라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동일하게 반복되면 재미가 아니라 안쓰러움이 된다. '눈밭 3종 대결'도 멤버들이 느꼈던 추위에 비하면 흥미진진함은 적었다.

또한 멤버들의 활약상을 보면 양세찬과 이용진, 엑소 도경수가 열심히 심폐 소생했다. 특히 양세찬이 '코미디빅리그' Love is 뭔들, 부부 is 뭔들 등 코너에서 보여줬던 우스꽝스럽게 음식 음미하는 소리를 도경수가 따라 했을 때는 나름 예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지가 보였다. 하지만 CPR도 계속하면 지치듯, '예능 초보'인 다른 멤버들이 얼른 살아났어야 했다.

멤버들의 텐션을 놓고 볼 때 비교 대상은 자연스럽게 ENA 일요 예능 '혜미리예채파'가 된다. '수수행'이 6명의 남자 멤버라면 '혜미리예채파'는 6명의 여자 멤버로 구성됐다. 단일 성별 6명이 모인 같은 멤버 구성이지만, 분위기를 놓고 비교하면 '수수행'은 무겁고, '혜미리예채파'는 가볍다. 즉, '혜미리예채파'는 실제 또래 친구들이 모여 으르렁거리는 케미가 있다면 '수수행' 홋카이도 에피소드 속 멤버들은 조별 과제를 위해 모여 적당한 친분을 유지하는 동기들 같았다.

그리고 '혜미리예채파'는 파트리샤를 제외하면 모두 가요계에 몸담은 출연진들이고, 모두 춤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안무 챌린지' 퀘스트, '앨범 재킷' 퀘스트 등 출연진의 특성을 잘 살린 게임을 마련했다. 특히 리정은 안무에 권위가 있었기에 틀릴 경우 제작진들이 나서 은퇴를 부추길 정도로 오답일 때 얻는 재미가 컸다.

반면 '수수행'은 여행지의 정보를 바탕으로 퀴즈를 내는 '찬스 쪽지 시험'을 펼쳤다. 물론 취지는 좋지만 상대적으로 진지하고, 이를 보완할 가벼운 분위기의 게임들은 참신했지만 그렇게 큰 재미는 없었다.

다행히 홋카이도에서 국내로 돌아온 '수수행'은 대부분의 단점을 지웠다. 지난 4일 방송한 '수수행' 9회를 보면 멤버들은 그새 더 돈독해졌는지 홋카이도 에피소드 때보다 라포르가 형성돼 있었다. 또한 게임은 진지했던 '찬스 쪽지 시험'을 내려놓고 '고요 속의 외침' 같은 대다수 예능의 물결에 올라타면서도 '강원도 윷놀이' 같은 참신한 게임을 채택하며 지역 특성을 담았다. 

이제 적응을 마친 듯한 '수수행'은 분명 발전 가능성이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전통적 평가 방식인 '시청률'에 발목을 잡혔다.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던 '수수행'은 오는 11일 최종회 방송을 앞두고 있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다른 예능들처럼 해외로 향했지만, 결국 국내로 돌아와 재미를 찾은 '수수행'이 시즌2로 돌아와 팬들의 '떡밥'에 그치는 것이 아닌 '머글'을 사로잡는 대중 예능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사진=SBS '수학 없는 수학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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