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커튼콜] 뮤지컬 티켓팅 꿀팁, 그것이 궁금하세요?

서지혜 기자 2023. 5. 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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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티켓팅 전 준비해야 할 세 가지
티켓 예매처→기기의 상태→스케쥴
선예매 참여는 필수···사전 회원가입 해놔야
'새로고침'은 금물···적당한 손절도 필요해
[서울경제]

10만 원 넘는 돈을 내고 뮤지컬 공연장에 갔는데, 앞 사람 키가 너무 커 두 시간 넘게 고개만 기웃거리다 온 적 있나요? 배우의 노래 뿐 아니라 숨소리까지 여운이 남아 같은 돈을 내고 본 공연을 또 본 적은요? 그리고 이런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어 혼자만 간직하느라 답답한 적은 없나요? 세상의 모든 뮤덕(뮤지컬 덕후)의 마음을 대신 전하기 위해 뮤덕 기자가 나섰습니다. 뮤지컬 애호가를 위한 뮤지컬 칼럼, ‘어쩌다 커튼콜’과 함께하세요.

가수 겸 배우 옥주현이 뮤지컬 '베토벤' 프레스콜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상에는 운이 좋은 사람들이 있죠. 심심해서 들어가 본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우연히 좋은 자리를 발견했는데, 하필 그 날이 조승우, 옥주현, 김준수, 박효신 등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스타들의 공연이라면, ‘아, 내가 앞으로 1년간의 운은 오늘 다 썼구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만큼 그런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지금 인터파크 예매 사이트에서 ‘오페라의 유령’을 검색해 보세요. 부산에서 하는 공연인데도 조승우 배우의 공연은 5월 마지막주까지 1,2층 자리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대체 ‘톱스타+앞자리’ 자리를 자주 차지하는 사람들은 어떤 노하우를 갖고 있는 걸까요. 오늘 ‘어쩌다, 커튼콜’은 여러분의 운을 ‘행운’으로 바꿀 ‘어쩌다, 티켓팅 꿀팁'을 소개하겠습니다.

티켓팅 전···미리 확인해야 할 세 가지

뮤지컬 티켓팅의 관건은 배우입니다. 인기 있는 한류스타가 주연인 공연은 종종 주요 정부기관, 해외 왕실에서도 티켓을 구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들어온다고 합니다.(케이팝(K-pop)이 이렇게 대단합니다.) 그래도 자리가 없으면 별 수 없는 게 티켓팅의 세계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같은 소시민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철저한 준비와 연습 뿐이죠.

준비 1. 어디서 살 것인가.

우선 가장 먼저 확인 할 것은 당연히 ‘티켓 예매처’입니다. 티켓 예매는 한 곳에서만 하지 않습니다. 제작사 사이트와 극장, 인터파크 등 둘 이상의 곳에서 동시에 예매를 진행합니다. ‘오페라의 유령’만 해도 1차 예매 당시 제작사인 드림씨어터, 인터파크티켓, 예스24 등에서 예매를 진행했죠. 어디서 예매할지는 각자의 선택입니다. 단, 예매처마다 보유하고 있는 좌석이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각 예매처가 주로 왼쪽 좌석을 파는지, 오른쪽 좌석을 파는지 확인해야 내가 원하는 좌석을 구매할 수 있겠죠?

준비 2. 어떻게 살 것인가.

다음 확인해야 할 것은 내 기기의 상태입니다. 노트북 아끼느라 팝업창 뜨는 걸 막아 놓은 분들 많을 겁니다. 또 보안프로그램 깔리는 걸 막아둔 분들도 있을테고요. 티켓팅 전 이 모든 것들을 관대하게 열어주세요. 조승우, 옥주현, 김준수, 박효신 공연을 보기 위해 하루쯤은 노트북을 함부로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준비 3. 무엇을 살 것인가.

다음 준비는 내가 보고 싶은 배우의 스케줄입니다. 처음 선택한 공연이 5월 1일인데 그날 티켓팅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빠르게 포기하고 다음 공연일로 향해야 합니다. 날짜를 알아볼 시간이 없어요. 알아보는 사이 원하는 날의 티켓팅도 끝날 테니까요. 미리 몇 개를 적어두고 서둘러 다음 공연으로 향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빠른 ‘손절’입니다.

한때 열심히 티켓팅 한 공연 중 하나는 옥주현 배우의 ‘레베카’인데요. 저의 뇌와 기억능력을 신뢰할 수 없어 항상 포스트잇에 각 예매처별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어 노트북에 붙여놓고 공연을 예매했습니다. 그래서 세 번의 공연을 모두 VIP석에서 볼 수 있었죠. (이런 경험은 최근 ‘임영웅 콘서트’ 티켓팅에 성공하는 결과로 이어져 세상에 둘도 없는 효녀로 소문나기도 했습니다. 연습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인터파크의 뮤지컬 ‘데스노트’ 결제창 화면.
기분 나쁘지만 해야 할 일, 선예매

다음 알아둬야 할 것은 ‘선예매’ 일정입니다.

선예매는 말 그대로 미리 예매한다는 뜻입니다. 공식 티켓 판매 하루 혹은 며칠 전에 시작되죠. 선예매가 가능한 공연이라면 선예매를 해야만 좋은 좌석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전체 좌석이 다 선예매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반드시 선예매를 해야 하는 사이트에서 미리 선예매 가능한 등급으로 회원가입을 해 둬야 합니다. 솔직히 마음에 들진 않습니다. 세종문화회관, 샤롯데씨어터 등은 회원가입만 하면 별도의 비용을 내지 않고 선예매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료 가입’을 해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예술의 전당은 유료 멤버십 가입자에게만 선예매 기회를 제공합니다. 인터파크 역시 ‘토핑’이라는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 하는데요. 토핑 회원은 특정 좌석이 취소 됐을 때 우선권을 갖고 예매할 수 있는 ‘예매대기’ 서비스가 무료입니다. 그런데 이 토핑 멤버십 가입비 역시 공짜는 아닙니다. 2만~50만 원까지 등급이 나눠져 있습니다. 물론 가입하면 공연 티켓 할인을 받을 수 있고 포인트도 지급되기 때문에 1년에 공연을 7~8회 보는 분이라면 티켓값을 줄일 수 있는 기회이긴 합니다. 하지만 공연 티켓 자체가 10만 원이 넘고 VIP 공연 중에는 19만 원을 넘어서는 공연도 생긴 작금의 상황에 또 뭘 가입해서 돈을 내면 더 좋은 자리를 주겠다니··· 못마땅한 마음은 숨길 수 없네요.

뮤지컬 '데스노트' 류크(장지후 분)와 야가미 라이토(홍광호 분) 공연 사진. 사진 제공=오디컴퍼니

솔직히 말하면 저는 선예매로 공연을 예매할 바엔 보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포기한 적도 몇 번 있습니다. 어쩐지 공연계의 상술에 현혹되는 것만 같았거든요. 하지만 그 공연이 ‘조승우’의 ‘오페라의 유령’이라면 별 수 있나요. 이번에 안 보면 10년을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는 걸요. 어쩔 수 없이 뮤덕은 철저히 자본주의적 시스템에 내 소중한 월급을 내주고 맙니다.

철저한 준비 후 시뮬레이션···사이트별 특성 파악하기
인터파크 안심문자 입력창

모든 준비가 끝났나요. 그러면 연습을 합시다. 가고 싶은 공연의 티켓 예매를 해야 할 사이트에서 다른 인기 있는 공연을 클릭해 봅니다. 그리고 시키는대로 해 보세요. 돈을 내기 직전까지만 연습해 봅니다. 각 구매 사이트마다 특성이 다릅니다. 예컨대 ‘인터파크’는 꼭 안심예매를 위한 문자를 입력하도록 합니다. 굉장히 귀찮고 당황하면 틀리기도 합니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시작해야겠죠.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카드결제가 편한 분도 있을 테고 아닌 분도 있을 겁니다. 저는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결제를 선호합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신용카드나 무통장 결제가 더 편한 경우도 있죠. 또 특정 결제 방식을 선택하면 할인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할인을 받기 위해서 해당 결제 방식을 선택하면 절차가 더 복잡해질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매 상황에 맞춰 내 기기를 최적화 해 놓아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알기 위해선 오로지 연습만이 살 길입니다.

선예매든 일반예매든 티켓 오픈이 2시라면 1시 50분쯤에는 모든 준비와 연습이 끝나야 합니다. 물론 여기서도 사이트별 차이를 확인 해야 하죠. 어떤 사이트는 2시가 되면 자동으로 메인 화면이 ‘예매 화면’으로 바뀌지만 또 다른 사이트는 굳이 새로고침을 해야만 ‘예매 화면’이 뜨는 경우도 있습니다. 2시가 됐는데 예매화면이 안 뜬다고 기다리고 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티켓팅 주의사항, ‘새로고침’ 절대 금지 & ‘이선좌’에 침착하기

티켓팅이 시작됐습니다. 예매를 누르면 가장 먼저 ‘대기인원 00명’이라는 화면을 보게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몇백~몇천’으로 시작할 겁니다. 그러면 너무 놀라 새로고침을 누르는 분들이 계시겠죠. 새로고침을 하면 대기인원은 ‘몇만 명’으로 늘어납니다. 놀이공원에서 줄 서다가 화장실에 다녀오면 원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나요? 다시 제일 뒤에 줄을 서야 하죠? 그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간신히 드디어 보라색, 초록색 좌석을 선택할 수 있는 창까지 왔습니다. 무척 행복하겠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이선좌(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죠. 내가 클릭하기 0.0001초 전 다른 누군가가 그 좌석을 사 버린 거죠. 사실 이선좌가 떴다면 잠시 포기하는 게 좋습니다. 클릭하는 자리마다 이선좌를 당하다 보면 분노가 치솟아 티켓팅을 하다 소리를 지를 수도 있으니까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부산 공연에서 '유령(김주택 분)'. 사진 제공=에스앤코

공연 자체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차라리 취소표가 풀리는 시간대를 노리길 권합니다. 사실 저는 대부분의 티켓팅을 밤 시간에 성공했습니다. 즉, 밤 늦게까지 클릭해보고 또 클릭해봤다는 거죠. 들어가고 또 들어가다보니 우연히 취소된 티켓을 발견해 재빨리 예약한 셈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나 혼자만 하는 일은 아니라는 것. 밤 늦은 시간이라고 여유를 부리면 그 자리 마저도 빼앗깁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공연 애호가로서 한 가지 부탁할 일이 있습니다. 암표는 사지 맙시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 쓸데없는 사람들에게 더 주지 말고 차라리 이번 공연 보기를 포기합시다. 공연은 언젠가 또 할테니까요.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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