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interview] 대기업→아나운서→축구 방송인, ‘아나테이너’ 최형진을 만나다 (1편)

포포투 2023. 5. 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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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은 K리그부터 E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요새 같이 취업이 힘든 시기에 ‘대기업’은 꿈의 직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꿈의 직장인 대기업을 그만두고, 30대에 아나운서가 됐다. 그리고 이제는 여러 채널에서 ‘축구’와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처럼 조금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행보를 이어가는 사람을 만났다. 최형진 아나운서가 그 주인공이다. YTN 아나운서로 활약 후 축구에 열망을 가지고 프리 선언을 한 후 유튜브에서 다양한 축구 콘텐츠를 하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아나운서와 엔터테이너라는 독특한 행보를 보여준 ‘아나테이너’ 최형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포포투 구독자 중 다수가 대학생인데 최형진 아나운서의 대학 생활은 어땠나?


학생회장 출신의 매우 활기찬 학생이었다. 연애도 해보며(웃음) 친구들과 재밌게 학교 생활을 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러나 방송 쪽에는 관심 없었다.


-본래 방송 쪽이 아니라 대기업 출신이라 들었다. 대기업을 퇴사하고 방송 쪽으로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물론 물질적으로는 만족을 했지만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삶에 지쳐 있었다. 회사의 소모품이 아니라 ‘내‘가 주체인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었다.


-아나운서의 꿈을 가지고 퇴사를 선택한 것인지 궁금하다.


당시 너무 지쳐 있었고 아나운서에 대한 목표를 갖고 퇴사를 결정했다. 30살의 적지 않은 나이였기에 목표 없이 결정을 내리기에는 부담이 되었다.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이기에 몇 살까지 아나운서에 도전해야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당시 주변의 걱정과 만류가 있었을 텐데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나?


기존의 직장도 어렵게 들어간 자리였기에 부모님부터 반대를 하셨다. 목표 하나만 가지고 퇴사를 결정해서 주변의 걱정이 더 컸던 거 같다. 그러나 주변의 시선은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다 보니 꼭 성공해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독한 마음으로 학원을 다니면서 같이 수업 듣던 어린 친구들보다 두, 세 배 노력했던 것 같다. 정말 후회가 없을 정도로 정말 열심히 했다.


# 아나운서 최형진이 말하는 글쓰기의 중요성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도전을 시작한 그는 아나운서, 캐스터 지망생들에게 ‘말’이 아닌 ‘글’을 연습하라고 한다. 왜 말을 하는 직업인 아나운서, 캐스터들에게 말이 아닌 글이 중요한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의지만으로는 아나운서가 될 수는 없는데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구체적으로 준비한 것은?


지금 아나운서를 꿈꾸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말‘보다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먼저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아나운서는 글을 가지고 말을 하는 것이다. 짜여진 대본만 읽는 것이 아닌 본인의 생각과 주관을 담을 수 있어야 ‘완성된 아나운서’이다. 혼자 시를 쓰기도 하며 글을 자주 써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당시 저는 스포츠 객원 기자로 글을 쓰며 방송사로 가는 밑바탕이 되었다. 객원 기자를 알아봐 글쓰기 훈련하시는 것을 추천한다. 가장 기본은 ‘글쓰기’이다.


-글쓰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나?


‘책’이다. 단순하지만 독서가 가장 좋다. 다만 에세이 같은 짧은 글을 추천한다. 함축적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내용의 책들을 추천한다. 글을 유려하게 쓸 필요는 없다. 본인의 생각을 짧고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글쓰기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아나운서 실질적 시험 유형에선 무엇을 준비했나?


혼잣말을 꾸준히 해보면 좋다. 특히 스포츠 캐스터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이동하거나 길을 걸을 때 주위 배경을 중계해보며 혼잣말 연습을 추천한다. 꾸준히 하면 자연스럽게 말이 트이게 된다. 그 다음은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각 방송국에 맞는 자기소개, 면접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너무 수동적이지 않아야 한다. 단순히 학원만 다니며 준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제 어떤 기회의 문이 열릴지 모른다. 어떤 씨앗이 촉발돼서 어떤 열매를 맺을 지 모르니 뉴미디어 등 다양한 활동을 경험해보면 좋겠다.


# 꿈의 직장인 대기업과 YTN을 그만 두고 새로운 길을 걸은 이유는?


그는 대기업에서 근무했지만 아나운서가 되고자 퇴사를 선택했고 YTN 아나운서가 되어 수년간 활동했다. 그리고 2022년 프리랜서 선언 이후 축구 유튜브를 통해 또 다른 도전을 택했고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회사원부터 유튜버까지, 최형진 아나운서는 도전에 대해 ‘일단’ 부딪혀보라 이야기한다. 도전을 할 때에 본인도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는 것이 더 두렵다”며, “인생은 한 번 뿐”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아나운서 준비과정을 알아보았는데, 아나운서가 된 후에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특히 방송 도중 돌발상황이 있었을 텐데, 그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했나?


생리 현상이 갑자기 찾아올 때가 있다.(웃음) 예를 들어 라디오 진행 중 생리 현상이 찾아와 긴 노래를 요청했던 적도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남북정상회담 때 방송이 지연 돼 40분을 더 진행했던 적도 있었다.


-YTN 아나운서를 하던 중 2021년 퇴사를 결정했는데 어떤 이유인가?


당시 평일에는 라디오 진행, 주말에는 TV 앵커를 하고 있었다. 사실 축구에 대한 열망 때문에 대기업을 퇴사했다. 스포츠 캐스터가 하고 싶었다. 하지만 스포츠 캐스터라는 직업은 문이 되게 좁다. 방송국 수도 적을 뿐 더러 순환이 잘 되지 않기에 들어가기에 상당히 어렵다. YTN에 입사한 것도 스포츠 캐스터를 위한 발판이었다.


-그렇지만 어떤 일을 막연히 시작할 때에 생기는 두려움이 있을 것 같다. 어떻게 극복했는지?


겁이 많았다. 한 예로 전에 시사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YTN의 반대가 있었다. 앵커로서 색을 드러내면 안 되었기에 출연을 안 좋게 보는 분들이 많았다. 시도조차 못하고 포기하는 것은 너무 슬픈 일이다.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이고 인생은 한 번 뿐이니, 겁이 날 때는 부딪혀 보는 게 나은 것 같다. 지레 포기 못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퇴사 후 YTN에서 다시 프로그램을 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이 궁금하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를 하며 ‘팟빵’이라는 오디오 플랫폼에서 축구 이야기를 시작하며 갈증을 해소했다. 목표에 대한 부담감 없이 친구들과 수다 떨듯 좋아하는 축구이야기를 하였다. 그 방송이 입소문이 타면서 YTN쪽에서 먼저 제의를 해 라디오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레 맡게 되었다.


# 인간 최형진의 꿈,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회사원에서 열망과 꿈을 위해 아나운서가 되었고, 축구를 너무 좋아해 유튜버 '달수네 라이브'에서 그 한을 풀며 원 없이 축구 이야기를 하는 유튜버가 되었다. 동시에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다양한 캐릭터 속 이제 인간 최형진의 꿈은 무엇일까?


-돌이켜보았을 때 YTN에 속해 있을 때와 프리랜서인 지금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또 장단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YTN에 있었을 때에는 사회적 위치와 평판이 좋았다. 예를 들어 어디 행사를 가도 YTN 아나운서라는 위치가 있어 좋았다. 또한 개인적으로도 목표를 이룬 것 같아 굉장히 만족스러웠었다. 반대로 프리랜서가 좋은 점은 역시 돈이다. YTN에 있을 때 보다 돈을 두, 세 배 더 벌고 있다. YTN은 주어진 일을, 프리랜서는 내가 중심이 돼서 원하는 일을 기획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렇다면 최형진이 정의하는 아나운서란?


스포츠 캐스터 강의를 하는데 그때마다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캐스터가 왜 되고 싶은지, 캐스터를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물어보면 대다수가 ‘상황을 설명해주는 전달자’라고 답을 한다. 사실 이게 정답이긴 하다.(웃음) 그러나 이는 너무 광범위한 생각이다. 스포츠는 즐거움이다. 시청자들에게 현안에 대해 잘 전달해야 한다. 심각할 때는 심각성을, 즐거울 때는 즐거움을 잘 전달하면 된다.


-사회적으로 아나운서가 가지는 이미지와 끼 넘치는 최형진의 모습이 다른 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해소했는지?


당연하게도 YTN에 있었을 때에는 생활 방식도 YTN에 맞추었다. 그게 프로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뉴미디어에서 활동하면서 공중파(YTN)와 간극이 있었기에 그걸 맞추는 게 가장 어려웠다. 단정함 속에서 끼를 발산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방송이 너무 즐겁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 모르겠지만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매우 행복하다.


-얼마 전, SNS를 보니 아빠가 된 걸로 안다. 자녀가 아빠 따라 아나운서의 길을 간다면?


원한다면 무조건 시키겠다. 아나운서 대한 개인적인 만족도도 크기에 아이가 원한다면 찬성이다. 본인이 원하면 조기교육도 시켜줄 의향이 있다. 어렸을 때 외숙모가 대학 교수여서 사촌들과 명심보감을 필사하며 공부했었다. 자연스럽게 글쓰기를 좋아했던 것 같다. 세대가 달라 명심보감이 통할 것 같지는 않지만,(웃음) 필사와 글쓰기는 분명 가르칠 것 같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만큼 여러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데 아나운서 최형진, 유튜버 최형진, 아빠 최형진 등 여러 캐릭터 중 ‘인간 최형진’의 꿈은 무엇인가?


살아오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직업적인 성공이었기에 지금까지 인간 최형진과 방송인 최형진을 분리해본 적은 없다. 질문을 받고 나서 드는 생각은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면 자연스레 자랑스러운, 좋은 아빠가 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최형진 아나운서는 주변에 만류에도 꿈을 위해 목표를 잡고 끊임없이 시도해 결국 그 꿈을 이뤄냈다. 인터뷰를 보게 될 많은 이들도 꼭 아나운서가 아니더라도 본인이 희망하는 것을 시도해보며 즐기고 희열을 느끼길 바란다.


IF기자단의 말: 최근 유튜브 '달수네 라이브'와 '극장골'에서 활동하고 있는 '축구인' 최형진 아나운서의 삶은 2편에서 이어진다.


콘텐츠 제작='IF 기자단' 1기


글= 최준서, 함성훈


사진=조영웅, 최형진 아나운서 개인 SNS


영상=강병주


자료 조사=가동민, 김정헌, 신희재, 장홍진


현장 취재=김재윤,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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