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날씨 예보가 틀렸으면…왜 하필 어린이날에 폭우인가요”

정유미 기자 2023. 5. 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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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코로나 엔데믹 첫 대규모 행사 차질
우천시 야외 행사 실내 변경 또는 취소키로
인터넷 게시판 ‘ 어린이날 실내놀이’ 줄이어

직장인 최모씨(43)는 어린이날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야구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양재 시민의숲을 찾아 놀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갑작스런 폭우 예보에 인터넷에서 ‘어린이날 실내 놀이’를 검색하느라 여념이 없다. 최씨는 “비가 오니 어린이날 집에서 빈둥거릴 수 있어 좋겠다고들 하는데 그게 더 힘들다는 것은 부모라면 누구나 알 것”이라며 “키즈카페는 예약이 끝난 곳이 많고 쇼핑몰을 가려니 사람이 너무 몰릴 것 같아 안전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제발 어린이날 날씨 예보가 틀렸기를 바랍니다.’ 코로나 엔데믹을 앞두고 처음 맞이하는 5월 5일 어린이날 큰 비 소식에 울상짓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모처럼 자녀들과 나들이를 계획했지만 전국적으로 강한 비에 돌풍이 몰려온다는 예보에 실내에서 안전하게 어린이날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발을 동동거리고 있어서다. 기상청은 오늘 밤 제주를 시작으로 4~5일까지 전국에 호우가 퍼부을 것으로 예보한 상태다.

3일 국내 유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때아닌 비 소식에 ‘어린이날 실내 놀이장소’를 문의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왜 하필 어린이날 폭우가 내릴까요. 아이들 데리고 실내 갈 만한 곳 좀 추천해 주세요” “아이 데리고 집에 있을 수도 없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을까요” “쇼핑몰은 주말에 비를 피하려는 사람들까지 몰려들 텐데 위험하지 않을까요” 등 실시간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나 스타필드 같은 대형쇼핑몰은 인산인해가 될 게 불보듯 뻔하다.

유통업계도 속앓이를 하기는 마찬가지다. 5월 첫 황금연휴에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고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야외 놀이터를 비롯해 대규모 이벤트를 풍성하게 준비했지만 우천시 행사가 취소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 잠실동 롯데백화점 롯데월드몰에서 진행 중인 ‘포켓몬 스프링 페스타 2023’.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어린이날 당일 천둥·번개가 예고되자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펼치고 있는 ‘포켓몬 스프링 페스타 2023’ 야외 일부 행사를 실내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롯데백화점은 오는 8일까지 1000평 규모의 잔디광장에 조성되는 TV 애니메이션 갤러리를 비롯해 ‘피카츄와 함께하는 퍼레이드(5월5~7일)’와 팝업스토어, 각종 체험 콘텐츠까지 포켓몬과 관련된 모든 것을 한자리에 모은다는 계획이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어린이날 비 소식에 잔디광장 퍼레이드의 경우 월드몰 실내에서 피카츄와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타임과 퍼레이드로 변경하기로 했다”면서 “스탬프 랠리와 감사품 증정 등 행사도 실내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 비가 그치는 6~7일에는 기존과 동일하게 야외 행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은 어린이 날 당일 행사 계획을 바꾸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타임빌라스에서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운영하기로 했던 ‘세븐카페 커피트럭’의 경우 우천시 실내로 들여오기로 했다.

롯데백화점 롯데월드몰 아트리움의 포켓몬스터 팝업매장. 롯데백화점

신세계 백화점도 달갑지 않은 비 소식에 대책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어린이날 점포별로 옥상 정원을 신나는 테마파크로 조성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전신세계는 옥상에 전기 미니기차와 회전목마 등 놀이시설과 119구급센터, CSI과학수사대 등 직업체험 부스를 마련할 예정이었다. 강남점은 5∼7일까지 옥상공원에서 룰렛·캐리커처·페이스 페인팅 이벤트를, 소공동 본점은 21일까지 체험형 아트 공간을 선보일 계획이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어린이날 비소식에 실무팀들이 대책 마련으로 분주하다”면서 “실외 옥상공원행사의 경우 취소가 아닌 실내 장소로 일부 이동해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대전 신세계 Art & Science 하늘공원에서 펼쳐진 ‘키즈 인 원더랜드’. 신세계백화점

신세계프라버티 스타필드는 하남에서 5월7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크레욜라 낙서 놀이터’를 우천시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테마파크들은 주말 일기예보가 틀리기만을 바라고 있다. 에버랜드의 경우 입장객 예측치에 따라 총 11단계의 안전관리 대응책까지 마련했지만 큰 비가 올 경우 놀이객이 찾지 않아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롯데월드도 우천시 실내 놀이기구는 정상 가동할 수 있지만 실외의 일부 놀이기구는 운영이 불가하다. 다만 롯데월드는 어드벤처 1층 가든스테이지 ‘헬로카봇’ 뮤지컬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롯데마트는 우천시 아이와 함께 하면 좋은 실내 체험놀이 공간으로 토이저러스 김포공항점 ‘토미카’ 팝업스토어를 추천했다. 오는 10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모든 단품을 10% 할인, 한정판 5종을 판매한다.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은 8일까지 지하 1층에서 과학교규 ‘그래비트랙스’ 팝업스토어를 열고 3m 높이의 대형 트랙 전시와 함께 난이도별 미션 트랙 체험을 선보인다.

코엑스아쿠아리움은 5월 5~7일까지 보물지도와 함께 떠나는 모험 행사를 통해 레고 선물을 증정, 바다 탐험대 옥토넛 대원 ‘콰지’와 함께 하는 포토타임도 진행한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어린이날 영업시간을 저녁 8시에서 10시까지로 연장한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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