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자 6인이 숨겨둔 18가지 여행의 기술

이성균 기자 2023. 5. 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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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사진으로 밥벌이하는 이들에 대한 고찰.
18문 18답으로 '트래비' 만드는 사람들을 해석했다.

●정시퇴근 위원회장
강화송 팀장

MBTI

INTP. 기사니까 뭐라도 더 써야 할 거 같아서 네이버에 검색을 해봤다. 'INTP 특징'의 거의 모든 수식이 소시오패스다. 그러거나 말거나. 어쩔티비 저쩔티비.

현재 최대 관심사
시골집. 저기는 너무 외지고, 저기는 옆에 송전탑이 있고, 저기는 축사가 있고, 저기는 무덤 옆이고. 따지고 따지다 날 샌다.

여행기자 생활 중 가장 행복했던 추억은
세이셸 출장. 콘스탄스 에필리아 리조트에서 잤다. 그것도 3베드룸 풀빌라 힐사이드 객실. 1박 400만원. 여행기자, 참 좋은 직업이다. 그나저나 지금 오후 4시니까 2시간 30분이나 남았네…. 그 시간 참 눈치 없이 안 간다.

반대로 가장 힘든 기억은
우선 지금 당장 가장 힘든 건 퇴근까지 아직 2시간 30분이나 남았다는 것이고…. 일요일 밤, 인천공항에 떨어졌던 유럽 출장 귀국길. 장담컨대 이거보다 힘들었던 기억은 없다.

여행과 출장의 차이
당장은 출장을 일처럼 느낄 수도 있겠지만, 결국 돌아와서 회상하면 다 여행이다. 여행기자에게 출장은 여행이고 출근이 출장이다.

본인 기사 중 최고는
최고는 잘 모르겠고, 어떤 기사가 됐든 부끄럽진 않다. 매번 최고의 기사를 쓰려고 노력한다. 좀 오그라드나.

ChatGPT가 여행기자를 대신할까
만약 여행 정보만을 전달하는 여행기자라면 지금도 대체될 수 있다고 본다. 특색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건 여행기자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일 당장 떠날 수 있다면
꼭 어디를 가야 하나. 당장 내일이라면 집으로 떠나고 싶다. 뭐든 임박한 건 싫다. 한 달마다 마감이 있는 삶을 살다 보니 '당장 내일'이라는 소리가 제일 무섭다.

딱 한 사람과 같이 여행 간다면
난 유부남이다. 다시 말해 '아내'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항공권 & 호텔 어디서 예약하나
항공권은 해당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예약한다. 호텔은 당일 최저가에 따른다.

왕복 비즈니스 클래스 vs 럭셔리 호텔 3박
당연히 럭셔리 호텔. 비행기는 교통, 호텔은 숙박. 월세 사는 포르쉐 오너 vs 자가 있는 아반떼 오너. 답 나오지 않나.

여행은 계획적으로, 아니면 마음 가는 대로
시간 맞춰 출근하고, 시간 맞춰 퇴근하고. 일상의 모든 순간이 계획인데 여행까지 그렇게 할 필요가 있나. 여행은 의무가 아니다. 마음 가는 대로.

여행 갈 때 무조건 챙기는 아이템
말을 해야 하나. 스토파. 연관 검색어 일본 급똥약. 여행 가면 물이 달라지고 기름이 달라져서, 그렇고 그래진다. 요즘은 오쏘몰 이뮨 멀티비타민 추가. 1박에 1개씩. 없으면 죽을 거 같다.

여행 징크스
없는 거 같다. 있나 싶기도 한데, 내가 체감하지 못하겠다. 여행에서 뭔 일이 자꾸 일어나긴 하는데 딱히 관심이 없다. 난 내가 살아 있기만 하면 즐거운 사람이다, 여행에서만큼은.

여행지 베스트 & 워스트 먹거리
베스트는 방콕 'P키친'의 치킨윙. P키친은 그냥 김밥천국 같은 데다. 치킨윙을 거의 타기 직전까지 튀겨 주는데, 세상 그렇게 짜고 바삭한 치킨윙은 처음 먹어 봤다. JMT. 워스트는 '더 랄루 난징'에서 먹은 개구리 고추볶음. 개구리 고추가 아니라 개구리와 고추.

여행 중 어떤 음악 듣는지
출국할 때, 원 오크 로크(ONE OK ROCK)의 '완전감각Dreamer'. 엄청난 모험을 앞둔 기분이 든다. 경외스러운 풍광을 누릴 땐. 한뢰(韓磊)의 '向天再借五百年'. 제목을 번역하면 하늘에서 다시 오백년을 빌려.

1회 기준, 연봉 300% 인상 vs 우주여행권
지금 계산기 켰다. 연봉 300% 인상. 받고 퇴사하겠다. 그리고 우주산업 관련주에 투자하겠다. 화성 갈끄니까.

독자들에게 한마디
18. 뭐랄까, 정말 퇴폐미가 느껴지는 숫자다. 재미로도, 미학적으로도.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이제 <트래비>는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이 되었다. 수능까지 앞으로 1년. 의자에 엉덩이 딱 붙이고 지금껏 그래 왔듯 열심히 쓰고 찍겠다.

●4년차 에디터
곽서희

MBTI
ENTJ, 나이 드니 거꾸로 아이(I)가 되는 중이다.

현재 최대 관심사
자카스펭귄. 거의 24시간 내내 이 생각뿐이라 해도 좋을 정도. 특이하게 더운 나라에서 사는 펭귄들인데, 넷플릭스 <펭귄 타운>으로 입덕했다.

여행기자 생활 중 가장 행복한 추억은
이런 말 하긴 뭣하지만, 매 순간이 행복하다(대표님 보고 계시죠?). 근데 진짜로.

반대로 가장 힘든 기억은
지난해 오스트리아 출장 때 새벽에 컵라면이 죽도록 먹고 싶었는데 호텔에 커피포트가 없었다. 못 먹은 설움은 평생 간다더니.

여행과 출장의 차이
내 돈과 남의 돈의 차이랄까. 돈값을 해야 한다는 건 그 대가가 아무리 여행일지라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본인 기사 중 최고는
일단 쓰는 데 가장 오래 걸렸던 기사는 2022년 8월호에 실렸던 튀르키예 기사. 최고는 독자 여러분들이 판단해 주시길.

ChatGPT가 여행기자를 대신할까
할 말이 많지만 한마디만 하겠다. 발도 없는 주제에.

내일 당장 떠날 수 있다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볼더스 비치에 누워 잠들면 자카스펭귄이 얼굴을 밟고 지나간다는데. 꿈의 여행지다.

딱 한 사람과 같이 여행 간다면
이미 죽은 사람과도 가능하다면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 소설 속 배경이 된 뉴욕을 같이 산책해 보고 싶다. 묻고 싶은 게 너무 많다. 근데 말이 통할지?

항공권 & 호텔 어디서 예약하나
요즘은 트립닷컴을 애용한다. 저렴한 가격은 둘째치고 적립금이 쏠쏠하더라.

왕복 비즈니스 클래스 vs 럭셔리 호텔 3박
닥후. 오고 가는 거야 아무렴 어떤가. 모로 가도 가기만 하면 그만이지. 절대적인 시간 자체도 후자가 길다.

여행은 계획적으로, 아니면 마음 가는 대로
체크인할 때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줄 꽃을 살 꽃집의 위치까지 머릿속에 계획돼 있다. 지독한 J다.

여행 갈 때 무조건 챙기는 아이템
압박스타킹. 많이 걸은 날 신은 채로 자고 일어나면 (과장 좀 보태서) 다음날 하체가 사라져 있다.

여행 징크스
지난 호 톡백에도 썼는데, 여행만 가면 무조건 뭔가를 잃어버린다. 비극적인 징크스다.

여행지 베스트 & 워스트 먹거리
베스트는 튀르키예에서 먹은 닭가슴살이 들어간 푸딩. 뭔 조합인가 싶겠지만, 다 걸고 인생 디저트였다. 홍콩 뒷골목에서 먹은 돼지 귀 조림이 역대 최악이었다. 으득으득 연골 씹을 때의 그 식감은 지금 생각해도 소오름.

여행 중 어떤 음악 듣는지
여름엔 무조건 92914. 제주도 바다에서 들으면 그렇게 좋을 수 없다. 야간비행 땐 LANY의 'cowboy in LA'. 첫 소절 'Palm trees'에서 이미 극락이다.

1회 기준, 연봉 300% 인상 vs 우주여행권
이건 거의 '100억 받기 vs 똥 먹기' 수준 아닌가. 당연히 우주여행이 100억 받기고. 평생 우려먹을 여행 썰이 생기는 걸 마다할 내가 아니다.

독자들에게 한마디
입사한 지 어느덧 4년 차. 트래비는 나한테 어떤 존재였나 되짚어 본다. 첫해엔 선배 같았고, 이듬해엔 친구 같았다. 작년엔 동생 같더니 올해는 자식 같다. 좀 건방진가. 그만큼 애정이 깊어 가고 있단 얘기다. 매달 애 낳는 기분으로 잡지를 만든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나. 어여삐 여겨 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다.

●남들 일할 때 놀고, 남들 놀 때 놀고 싶은
손고은

MBTI
ESFJ. 사교적인 외교관. 진짜다. 어지간하면 누구와도 두루두루 잘 지내는 편이다.

현재 최대 관심사
골프. 낮에는 한의원에서 침 맞고 밤에는 파스 붙이고 연습에 임하고 있다.

여행기자 생활 중 가장 행복한 추억은
호주 빅토리아주에서 2박 3일 내내 아침부터 저녁까지 와이너리 취재를 다녀온 적이 있다. 와인 러버에겐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기회였다.

반대로 가장 힘든 기억
마카오 도보여행 가이드북을 제작한 적이 있다. 7월 한여름, 3박 4일 내내 걸으며 취재했다. 덥다는 생각만 들었다.

여행과 출장의 차이
카메라를 들고 가지 않으면 여행, 카메라를 들고 가면 출장. 동행자를 선택할 수 있다면 여행, 의지와 상관없이 동행자가 정해진다면 출장.

본인 기사 중 최고는
2017년도에 작성한 '인스타그래머도 애정하는 시드니 푸디 투어' 기사가 기억에 남는다. 콘셉트도 '식도락'으로 명확했고 당시 트렌드에도 맞아떨어진 것 같다. 나에게 즐거운 취재는 기사에도 티가 난다.

ChatGPT가 여행기자를 대신할까
ChatGPT는 데이터를 베이스로 말한다. 여행기자는 경험으로 말한다. 서로의 차이와 한계를 상호보완하면 완벽해지지 않을까.

내일 당장 떠날 수 있다면
발리. 마음이 꽤 힘들었을 때 발리에서 치유했던 경험이 있다. 현실을 벗어나기에 적당히 멀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기에 적당히 가깝다. 요즘은 생각이 많아 머리가 아프다. 발리 정글 속에서 먹고 놀고 쉬고 싶다.

딱 한 사람과 같이 여행 갈 수 있다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 엄마.

항공권 & 호텔 어디서 예약하나

항공권은 네이버에서 검색한다. 가격 비교 후 네이버페이로 간편결제를 할 수 있다. 카드사 할인 혜택도 손쉽게 받을 수 있고 네이버페이 적립금도 쏠쏠한 편. 해외숙소는 아고다, 국내숙소는 야놀자, 투어비스부터찾아보는 편. 최저가를 찾은 경험이 많다.

왕복 비즈니스 클래스 vs 럭셔리 호텔 3박

목적지가 도시라면 왕복 비즈니스 클래스. 목적지가 숲과 바다가 있는 휴양지라면 비행시간 따지지 않고 럭셔리 호텔 3박.

여행은 계획적으로, 아니면 마음 가는 대로
대체로 계획적이지만 수시로 수정 가능. 선택지를 여럿 만들어 놓고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고른다.

여행 갈 때 무조건 챙기는 아이템
와인 오프너. 언제, 어디서나 병맥주도 와인도 모두 시원하게 열 수 있다.

여행 징크스
준비물을 하나씩 빠뜨리고 간다. 쓰지 않아도 될 돈을 흘리는 편. 그나마 여권을 두고 공항에 간 적은 없다.

여행지 베스트 & 워스트

먹거리 한국에서나, 해외에서나 역시 한식이 최고다. 알래스카에서 먹은 순두부찌개가 그렇게 맛있었다. 삼겹살도, 제육볶음도 해외에서 먹으면 더 맛있는 것 같다. 잊을 수 없는 먹거리는 방콕에서 맛본 숙성 달걀. 껍질은 핑크색으로 깜찍했는데 100일간의 숙성으로 속은 까맣게… 이하 맛은 상상에 맡긴다.

여행 중 어떤 음악 듣는지
이동 중에만 듣는다. 그때그때 날씨와 기분에 따라 플레이리스트도 달라진다.

1회 기준, 연봉 300% 인상 vs 우주여행권
우주여행. 언제나 그랬듯 여행에는 새로운 답이 있다. 우주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연봉 300% 이상의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독자들에게 한마디
돌아보면 의미 없는 여행은 없었다. 여행 중 만난 수많은 뜻밖의 순간들은 어떤 형태로든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트래비>에는 여행기자들이 모은 선한 조각들이 담겨 있다. 독자들에게도 스며들었으리라 믿는다.

●여행에 의한, 여행을 위한
이성균

MBTI
매우 독립적인 성향을 지닌 INTJ. 지능이나 지식에 대한 고집·욕심이 다소 넘친다는데 나는 게으른 게 함정.

현재 최대 관심사
편안한 생활. 여행이든, 일상이든 스트레스 없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여행기자 생활 중 가장 행복한 추억은
출장은 웬만하면 좋으니 콕 하나 꼽기는 힘들다. 대신 가장 특별한 기억은 CES 2020. 여행 & 관광 카테고리가 처음으로 생겼을 때인데, 여행 전문지 기자 최초이자 단독 참가였다.

반대로 가장 힘든 기억은
미주 지역 시차 적응. 늦게 자고, 심하게 일찍 일어났다. 버스만 타면 졸음이 쏟아졌다.

여행과 출장의 차이
일정을 함께하는 담당자의 유무. 출장이어도 옆에 담당자가 없으면 좀 더 여행 느낌이 나고 자유롭게 행동한다.

본인 기사 중 최고는
트래비 2023년 3월호 이스라엘. 항상 최근 기사가 제일 나은 것 같다. 아주 미세하게나마 발전하는 걸지도. 다음 출장이 프랑스니까 곧 프랑스로 바뀌지 않을까(웃음).

ChatGPT가 여행기자를 대신할까
지금 수준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다. 정보나 분위기를 읊을 수는 있어도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진짜 감정은 표현할 수 없으니까.

내일 당장 떠날 수 있다면
뉴욕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이 있다. 세계 최강국의 가장 번화한 도심은 어떻게 생겼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다. 아 지하철은 빼고.

딱 한 사람과 같이 여행 간다면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쓴 F. 스콧 피츠제럴드. 그의 문체와 세상을 보는 시선을 훔치고 싶다.

항공권 & 호텔 어디서 예약하나
웬만하면 각 업체 공식 홈페이지. 예약 취소, 고객센터 등의 이유로 플랫폼 예약은 선호하지 않는다.

왕복 비즈니스 클래스 vs 럭셔리 호텔 3박
한 가지 고르는 건 포기. 장거리(유럽·미주)면 비즈니스, 단거리(아시아)면 럭셔리 호텔로 정리한다.

여행은 계획적으로, 아니면 마음 가는 대로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계획적으로. 하루에 관광지 2곳, 식당 & 카페 1~2곳 정도는 정해 놓고 움직인다.

여행 갈 때 무조건 챙기는 아이템
일단 캐리어에 넣는 삼각대. 삼각대로 촬영해야 하는 순간이 1~2번은 꼭 있다.

여행 징크스
가기 전날 잘 못 잔다. 보통 새벽 3시에 눈이 감긴다. 요새 오전 비행기가 조금 힘든 이유. 아 20대 땐 버텼는데.

여행지 베스트 & 워스트 먹거리
파리 랑브루아지(L'Ambroisie)의 로브스터 프리카세, 비싸지만 값어치가 있다. 워스트는 벨기에 오스텐데(Oostende) 해변의 새우 모양 어묵. 새우 맛을 기대했는데 무맛, 배신감은 덤.

여행 중 어떤 음악 듣는지
이승기 '어디라도', 태연 '위켄드' 등 여행이랑 잘 어울리는 경쾌한 노래 위주로 듣는데, 요즘은 뉴진스 '디토(Ditto)'를 가장 많이 들었다.

1회 기준, 연봉 300% 인상 vs 우주여행권
무조건 우주여행권. 출국만으로도 설레는데 지구 밖으로 나갈 때의 느낌은 어떨까. 가늠이 안 되지만, 분명 엄청날 것이다.

독자들에게 한마디
19주년에도 20주년에도 계속 만나요, 우리.

●불로소득을 꿈꾸는 K-직장인
이은지

MBTI
ISFP. 호기심이 많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험가. 갈등을 싫어하는 평화주의자.

현재 최대 관심사
불로소득. '꿈은 없고요, 그냥 놀고 싶습니다'라는 예능인 박명수의 명언(?)을 매일 되새긴다. K-직장인이라면 아마 공감 500%?

여행기자 생활 중 가장 행복했던 추억은
아주 솔직해지겠다. 함께 출장을 다녀온 일행이 좋아하는 인디밴드 멤버의 지인인 덕에 싸인CD를 선물 받았다. 실물을 영접하자마자 사무실에서 소리를 질렀다.

반대로 가장 힘든 기억은
입사 3개월 차 중국 출장. 현지 관계자가 환영의 의미로 집에서 담근 술 한 항아리를 매일 들고 다니면서 나눠줬다. 정말이지, 강력했다.

여행과 출장의 차이
자유와 책임. 순간을 담는 것과 담아내는 것. 개인여행으로는 어려운 특별한 경험을 압축적으로 할 수 있다는 건 출장의 매력.

본인 기사 중 최고는
캐나다에서 허락된 휴일. 코로나 이후 첫 해외출장이었기에.

ChatGPT가 여행기자를 대신할까
ChatGPT는 학습을 거쳐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는 언어모델로 진실과 거짓 사이를 그럴듯하게 오간다는 맹점이 있다. (아직은) 내 자리가 있다고 본다.

내일 당장 떠날 수 있다면
오랜 버킷리스트인 몽골. 여러모로 별이 고픈 시대다. 벅차오르도록 쏟아져 내리는 광활한 우주의 시간을 느끼고 싶다.

딱 한 사람과 같이 여행 간다면
한 사람을 고르자니 눈에 밟히는 사람이 많다. 누군가를 서운하게 하느니 차라리 혼자 가겠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극단적) 평화주의자다.

항공권 & 호텔 어디서 예약하나
주로 항공권은 항공사 홈페이지, 호텔은 OTA를 이용한다.

왕복 비즈니스 클래스 vs 럭셔리 호텔 3박
명색이 여행기자인데 아직도 비즈니스 클래스를 못 타 봤다. 기내에서 두 다리 뻗고 자는 날을 고대 해 본다.

여행은 계획적으로, 아니면 마음 가는 대로
대부분 즉흥적이다. 어디든 두리번두리번 기웃대는 게 특기. 밥은 무작정 걷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먹는다. 어딜 갔는지 잘 기억 못 한다는 게 단점.

여행 갈 때 무조건 챙기는 아이템
손톱깎이. 손끝에 온 신경이 쏠리지 않으려면 필수다. 챙겨 본 사람이라면 그 효용을 안다.

여행 징크스
없다. 항상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일이 어떻게 되든 다 경험이라며 덮어놓고 긍정하는 성격 덕에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여행지 베스트 & 워스트 먹거리
파리에서 버스를 잘못 타 우연히 만난 인생 바게트. 아직까지 더 맛있는 바게트를 먹어 본 적이 없다. 워스트는 로마에서 먹은 파니니. 짜도 너무 짰다.

여행 중 어떤 음악 듣는지
오히려 여행할 땐 음악을 잘 안 듣는다. 왁자지껄 생기 넘치는 현지의 소음이나 바람소리가 곁을 맴돌도록 두는 편.

1회 기준, 연봉 300% 인상 vs 우주여행권
닥후. 단 죽기 20년 전 혹은 50살 전까지 간다는 조건에서다. 요즘 우주여행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던데, 고생이든 호사이든 좀 더 젊을 때 보내준다면 대환영.

독자들에게 한마디
여행과 사랑은 넘칠수록 좋다. 부디 내내 망설임 없기를!

●액티비티 취미부자
김다미

MBTI
재기발랄한 활동가 ENFP. 금요일과 토요일은 약속의 연속이고, 체력 부족으로 일요일에는 집콕한다.

현재 최대 관심사
차. 올해 2월 동생과 같이 오너가 됐다. 최애 방송 프로그램은 한블리고, 틈날 때마다 드라이브 가는 게 요즘 최대의 재미.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는 게 올해 소원이다.

여행기자 생활 중 가장 행복한 추억은
크루즈 출장. '크루즈 여행은 늙어서 가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던 나의 편협한 사고를 깨 줬다. 돈 많이 모아서 반드시 디즈니 크루즈를 타 보리.

반대로 가장 힘든 기억은
아직 힘들었던 기억은 없다. 연차가 쌓이면 행복한 추억도 힘들었던 기억도 더 생겨나겠지?

여행과 출장의 차이
마음의 여유. 여행은 1시간이고 2시간이고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출장은 한 곳이라도 더 느끼고 경험해 봐야 한다는 초조함이 있다.

본인 기사 중 최고는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기사는 아직 없는 것 같다.

ChatGPT가 여행기자를 대신할까
'네니요'라고 말하고 싶다. 맞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다. 팩트를 전달하는 기사는 ChatGPT가 쓸 수 있겠지만, 여행지의 감성을 전하는 기사는 과연?

내일 당장 떠날 수 있다면
이탈리아. 도시 관광부터 자연 관광, 미술관 투어까지 다양한 콘셉트로 여행할 수 있다. 로마에서 먹었던 파스타와 젤라토가 아른거린다.

딱 한 사람과 같이 여행 간다면
동생. 여행 준비할 때 싸우기는 엄청 싸우지만 가서는 또 잘 노는 영혼의 단짝으로 어딜 가도 재미가 보장된다.

항공권 & 호텔 어디서 예약하나
항공권은 보통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구입하고, 호텔은 OTA에서 주로 예약한다.

왕복 비즈니스 클래스 vs 럭셔리 호텔 3박
럭셔리 호텔 3박. 여행에서 하루 1만 보 넘게 걷기 때문에 휴식이 너무 중요한데, 럭셔리 호텔에서 피로를 말끔하게 풀고 싶다.

여행은 계획적으로, 아니면 마음 가는 대로
MBTI 'P'답게 무계획으로 간다. 계획을 세워도 절대 지킨 적이 없다. 맛집과 관광지만 조사해서 가는 편이다.

여행 갈 때 무조건 챙기는 아이템
선글라스. 선글라스를 끼고 낯선 거리를 걸으면 비로소 여행 왔다는 게 실감 난다.

여행 징크스
다행히 없다. 앞으로도 없고 싶다.

여행지 베스트 & 워스트 먹거리
베스트는 방콕에서 먹었던 노상 팟타이, 워스트는 아직 없다. 방콕에서 먹었던 팟타이 덕분에 태국 음식을 좋아하게 됐다.

여행 중 어떤 음악 듣는지
여행 일정에 따라 다른데 숙소에서 뒹굴거릴 땐 로파이(Lo-fi)를 듣고 관광지를 돌아다닐 땐 주로 트로피칼 하우스를 듣는다.

1회 기준, 연봉 300% 인상 vs 우주여행권
우주여행권. 돈이야 있으면 좋고, 없으면 조금 슬프겠지만, 우주여행? SF 마니아로서 절대 포기할 수 없지.

독자들에게 한마디
트래비가 여러분 덕분에 18살을 맞이했다. 짝짝짝. 앞으로의 18년도 재미난 여행기로 꽉꽉 채워지길.

●여행 18계명
여행과 출장을 오가며 쌓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노하우.
18계명처럼 달달 외워도 좋을 주옥같은 팁들.

강화송 팀장
잘 모를 때는 친절해져라. 친절은 어렵지 않다. 인사를 건네고 웃는 것이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것만큼 여행을 관통하는 진리가 없다.

만약 거리에서 택시가 잘 잡히지 않으면, 근처 좋은 호텔로 가서 택시를 불러 달라고 하면 된다. 낯선 호텔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여행 전 그 나라에서 자주 쓰는 여행 어플 정도는 꼭 확인하자. 예를 들면 태국 이티고(eatigo). 맛집 할인 어플이다. 많게는 50% 할인된다.

곽서희 기자
대중교통이 발달돼 있지 않은 국내 지역을 여행할 때는 관광택시를 이용해 볼 것. 렌터카 비용보다 저렴할 때가 많고, 무엇보다 정말 편하다.

남들 다 가는 뻔한 여행 스폿에 질렸다면 관광청 홈페이지에 답이 있다. 한국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쏟아진다.

휴족시간+압박스타킹의 조합은 최고다. 퉁퉁 부은 다리 붓기를 싹 빼 준다. 더운 나라를 여행할 땐 포도당 캔디를, 빡센 일정일 땐 오쏘몰과 마그비 스피드를 꼭 챙긴다(광고 아님, 찐 후기임).

손고은 기자
해외여행시 캐리어를 현지 술병으로 가득 채워도 된다. 주류 면세 가능 범위는 400달러 이하의 2병(2리터)까지지만 초과할 경우 세금을 내면 문제없다. 국내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술, 국내에서 터무니없이 비싸게 판매하는 술은 무조건 쟁여 오자.

에코백을 챙겨 가면 좋다. 작게 접어 주머니나 핸드백에 넣어두고 다니다 필요할 때 꺼내 쓰자. 여행 중에도 불필요한 비닐봉지, 쇼핑백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수납 용량도 넉넉한데 가벼워 하루 종일 들고 걸어도 피로도가 적다.

요즘 해외여행을 갈 때 간편 국을 챙긴다. 된장국, 미역국, 계란국, 북엇국 등 다양하다. 추운 날씨의 산이나 바다에서 특히 빛난다.

이성균 기자
해외여행을 연간 3회 이상 즐긴다면 소비는 되도록 신용카드로. 현금을 쓰는 건 포인트와 각종 혜택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것이다.

미러리스든 DSLR이든 사진 보정에 시간을 쓸 수 없다면 핸드폰만 못하다. 카메라 살 돈으로 가장 좋은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걸 추천. 여러모로 편하다.

식당 찾을 땐 미쉐린가이드, 타베로그(일본 한정), 오픈라이스(홍콩 한정), 라리스트(LA LISTE),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 등을 골고루 활용하자.

이은지 기자

사진에 자신이 없다면 멋진 여행지 사진을 그대로 따라 찍어 볼 것. 따라하다 보면 자연스레 감(?)이 온다.

공원에서의 아침 달리기 혹은 산책. '찐'으로 현지인이 된 느낌에 상쾌함은 덤.

길치라면 구글 맵 라이브 뷰 추천. 대문짝만 한 화살표로 방향을 알려 준다.

김다미 기자

여행지에서 트래블 패스를 판매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편. 트래블 패스가 있다면 패스 비용과 입장권 개별 구매 비용을 비교해 저렴한 쪽으로 지출 계획을 세운다. 대학생 때 스위스 패스 덕을 봤다.

여행지 정보를 찾을 때 여행 카페를 이용해 보자. 아무래도 관심사가 똑같다 보니 가감 없는 후기를 볼 수 있다. 특히 맛집 검색할 때 요긴하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네, 아니요'는 현지 언어로 외워 가자. 현지 언어로 인사만 해도 더 친절하게 응대해 주는 느낌이다.

글·사진 트래비 에디터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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