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 투자자 행사에서 "아주 종교야"…수사 착수 뒤에도 모인 조작단
[앵커]
지금부터는 JTBC가 단독으로 보도해드리고 있는 다단계 주가조작단 소식입니다. 주가조작에는 1500명에 달하는 투자자들이 몰렸습니다. 그래서 더 조작도 커졌고, 피해도 커졌습니다. 이렇게 주가조작이 커진 데에는 이른바 알만한 사람, 즉 유명 연예인이나 재계에 이름 있는 사람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임창정 씨는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지만,
[임창정/가수 (지난 4월 25일 / JTBC '뉴스룸') : 당연히 '그 친구들이 하는 팀들이 하는 룰인가보다' 생각하고 저는 주식을 모르니 그렇게 다 해줬어요.]
저희가 추가로 확보한 영상을 보면 임 씨는 아무래도 단순 투자자 같지는 않습니다. 주가조작 총책인 라씨 일당을 아예 종교라고 했고, 할렐루야도 나왔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서효정 기자]
지난해 말, 주가조작단 지주사인 골프 회사가 연 투자자 모임입니다.
가수 임창정 씨가 마이크를 잡고 투자자 앞에 나섭니다.
[임창정/가수 (2022년 12월) : 근데 또 저 XX한테 돈을 맡겨, 아주 종교야. 너 잘하고 있어. 왜냐면 내 돈을 가져간 저 XX 대단한 거야. 맞아요, 안 맞아요? {믿습니다! 할렐루야!}]
임씨가 종교와 같다며 치켜세운 인물은 이번 주가조작 총책으로 지목된 라덕연 투자자문사 대표.
임 씨는 수익률을 안 올려주면 해산시키겠다고도 합니다.
[임창정/가수 (2022년 12월) : 너 다음 달 말까지, 한 달 딱 줄 거야. 수익률 원하는 만큼 안 주면 내가 다 이거 해산시킬 거야. XXX들아. 맞아요, 안 맞아요? {맞아요.}]
임씨가 투자를 적극 권유한 것으로 보이는 이 모임엔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가수 박혜경 씨도 참석해 노래를 불렀습니다.
[임창정/가수 (2022년 12월) : 위대하라! 종교가 이렇게 탄생하는 거예요.]
임 씨가 단순 투자를 넘어 주가조작단과 함께 사업을 벌인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임 씨가 라 대표와 함께 투자해 세운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입니다.
이 회사 등기부등본에는 임 씨 부인과 주가조작단 관계자들이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습니다.
취재진은 임 씨가 이들에게 수수료 지급 방식을 직접 제안했다는 증언도 확보했습니다.
주가조작단 한 핵심 관계자는 "임 씨가 직접 와서 '소속 연예인 출연료로 정산하면 추후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어, 저작인접권 등으로 정산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임씨 측은 "당시 모임 분위기를 위해 일부 오해 될 만한 발언을 한 건 사실이지만 투자를 부추기진 않았다"며, "수수료 정산을 제안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습니다.
지난해 주가조작 세력이 운영하는 회사로 소속을 옮긴 박혜경 씨는 "소속사를 옮기면서, 그 조건으로 해당 모임에 참석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의 회장들도 주가조작단에 투자했습니다. 저희는 이미 아난티의 전 회장이 투자했다고 보도한 바 있죠. 대형 제약회사의 회장도 이들에게 투자했었습니다.
오승렬PD가 전해드립니다.
[오승렬 PD]
주가조작단이 운영하는 한 케이블 방송채널입니다.
미용 의약품 회사 '휴메딕스'의 제품 광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휴메딕스'는 지난해 매출 6000억 원대를 올린 코스닥 상장사 '휴온스 그룹'의 자회사입니다.
취재진이 접촉한 주가조작단 핵심 관계자는 '휴온스 그룹'의 윤성태 회장을 고액 투자자 중 한 명이라고 지목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윤 회장이 받은 투자 수익에 대한 수수료를 해당 채널 광고비로 대신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이라면 업무상 배임 또는 횡령 혐의가 더해질 수 있습니다.
라 대표가 이끈 다단계 주가조작단은 골프장부터 방송 제작사 등 스무개가 넘는 회사를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수수료를 받아왔습니다.
윤성태 회장은 "라 대표를 만나 밥 한 번 먹은게 전부"라며 "주변 추천으로 적은 금액을 투자한 건 맞지만 몇 달 만에 회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수익에 대한 수수료를 지불한 사실은 없고, 광고 집행도 수수료와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투자자엔 연예인이나 기업인은 물론 일부 언론인들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 지상파 간부는 취재진에게 "회사와 무관하게 부인 명의로 투자했다가 손해만 수억에 달한다"며 "주가조작 일당들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주가조작단은 자신들도 주가 폭락으로 피해를 봤다고 하지만, 그 전까지 이들은 주가조작으로 번 돈으로 슈퍼카와 온갖 명품의 초호화생활을 해왔고 또 이를 자랑했었습니다.
임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임지수 기자]
라덕연 대표와 함께 조작단 핵심 3인방으로 불리는 안모씨와 변모씨가 타고다닌 차량들입니다.
이들이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렸던 슈퍼카 중 일부는 자신들의 회사 법인 차량으로 확인됐습니다.
롤스로이스와 람보르기니 등 법인 소속 억대 차량만 4대입니다.
라 대표만 슈퍼카 10여 대를 소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이 주요 작전 본부로 사용한 사무실도 서울 잠실 롯데월드 타워에 있는 고급 오피스텔 시그니엘에 마련돼 있습니다.
[시그니엘 인근 부동산 : 전용 60평 정도는 (보증금) 5억 정도에 (월세) 2500만~2800만원 정도로 시세가 형성돼 있습니다.]
앞서 임창정 씨 등이 참석했던 투자금 1조원 달성 기념 파티에선 명품 가방 등 억대 경품이 뿌려졌단 내부 관계자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에는 핵심 관계자들이 모여 대책 회의가 열린 정황도 JTBC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어제(30일) 오후 서울 성수동 한 사무실.
라덕연 대표에 이어 측근 조모 씨 등 조작단 핵심 인물들이 모여든 겁니다.
주가조작 일당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예고된 가운데 핵심 세력들에 대한 조사가 언제 시작될 지 주목됩니다.
(PD : 최광일·박서혜 / 영상그래픽 : 김영진)
[앵커]
다단계 주가조작단 얘기 이 사건을 계속 취재하고 있는 이호진 기자와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이호진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이 기자, 먼저 임창정 씨 얘기부터 해보죠. 앞서 리포트를 보면 임창정 씨가 주가조작단에게 수수료를 정산하는 방식으로 저작인접권을 활용하자, 이런 얘기가 있던데 사실 이게 주가조작 얘기보다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이걸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이호진 기자]
임창정 씨가 일당들에게 제안했다는 의혹이 나온 건 저작인접권인데요.
저작인접권은 저작물을 만들 때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발생되는 권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노래라도 여러 형태로 바뀔 때 저작인접권이 생기는데 자신과 같은 엔터테인먼트의 경우에는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이 저작인접권을 파는 방식을 제안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투자자들에게 저작인접권을 비싸게 팔면 된다 이런 얘기인가요?
[이호진 기자]
맞습니다.
저작인접권은 정해진 이른바 시장가가 없기 때문에 임의로 책정해서 지불을 할 수 있다고 했다는 겁니다.
내부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사정을 잘 몰랐다가 임 씨의 설명을 듣고서 알게 됐다고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뉴스 시작 직전에 임 씨 측으로부터 해명이 왔습니다.
임 씨 측은 라덕연 일당과 회사를 세워서 투자금을 정산을 하고 있었는데 그쪽으로 입금되는 게 늦어지면서 자신의 저작인접권을 사가는 취지로 취하자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으로 해명을 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저작인접권을 사용해서 수수료를 정산한다, 크게 보면 이렇게 볼 수가 있겠군요. 주가조작 파장이 커지면서 수사도 지금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리포트를 보니까 지난 주말에 이들이 모여서 대책 회의를
가졌다고요?
[이호진 기자]
맞습니다. 라덕연 대표와 그 측근들 그리고 매매팀들이 모인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직접 가봤습니다.
매매팀이라는 건 실제로 주가조작을 하는 팀인데 라 대표나 핵심 측근들이 오늘 거래할 주식을 정해서 알려주면 고객의 거주지나 회사 근처로 가서 실제로 주식을 사고파는 이들입니다.
이들이 모인 곳은 계열사의 한 사무실이었는데요.
다른 곳은 다 불이 꺼져 있었고 검은옷을 입은 매매팀장과 같은 관계자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앵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는데 저 사람들이 주가조작단 일당들이라는 얘기인가요?
[이호진 기자]
라 대표와 그 측근들입니다.
[앵커]
저게 지금 언제죠, 정확히?
[이호진 기자]
저게 어제 오후 늦게입니다.
[앵커]
어제(30일) 오후 늦게. 지금 주가조작으로 수사가 금융이랑 검찰이 다 들어가고 있는데 모여서 대책 회의를 지금 하고 있는, 하려고 지금 모인 거군요.
[이호진 기자]
맞습니다.
[앵커]
어떤 얘기들을 했는지는 취재된 게 있습니까?
[이호진 기자]
정확한 이야기는 확인이 안 되고 있는데요.
다만 자신들에게 남아 있는 자산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저희가 법조계에도 물어봤는데 수사가 이루어지는 도중에 이런 모임을 갖는 것 자체가 증거를 인멸하는 시도로도 비춰질 수 있다고 말을 했습니다.
[앵커]
일단 입을 맞추는 그런 경우가 있을 수가 있죠?
[이호진 기자]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앵커]
그다음에 남은 재산, 앞서 사무실에 있는 자산이나 이런 것들을 일단 손해도 많이 봤지만, 법인 명의로 돼 있는 자산들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 이런 것도 얘기했을 수 있고.
[이호진 기자]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이게 만약에 선의의 피해자가 만약 있다면 이들에게 어떻게 보면 되돌려줄, 보상해 줄, 배상해 줄 자산도 좀 확보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알겠습니다.
(취재기자 : 이호진 / PD : 최광일·박서혜 / VJ : 김민재·장지훈·한재혁 / 영상디자인 : 조승우·홍빛누리 / 영상그래픽 : 김영진 / 리서처 : 고선영·김지현·김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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