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3세 대관식에 이슬람 성직자가 축복?…행사 미리 엿보기

강민경 기자 2023. 5. 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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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관식 키워드는 '다양성'…언어와 종교, 성별 등
'혈세 1700억원'에 비판 여론도…충성맹세도 "시대착오적" 지적
31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찰스3세 영국 국왕이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2023.03.3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오는 6일 치러질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이 종교와 문화, 언어 등 여러 영역에서 '다양성'을 보여주는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른 종교의 축복, 다른 언어들의 찬송가 공연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경제가 어려운데 최소 1억 파운드에 달하는 비용을 들이는 것 등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ABC방송 등에 따르면 찰스 3세의 대관식은 영국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축하한다는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전통 대관식과는 다른 양상을 띨 전망이다.

예배 의식에서 영어 외 다른 언어도 사용되며, 영국 국교회 외 다른 종교 지도자들도 참여해 찰스 3세의 즉위를 축복한다. 여성과 흑인도 돋보이는 역할을 맡는다.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근교 윈저의 한 맥주집에서 한 여성 종업원이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을 기념하기 위한 맥주와 잔을 들고 있다. 2023.4.5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 소수 언어·타 종교·여성 사제 등 다양성 반영

버킹엄궁은 영국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번 대관식은 전과 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영국 내에서 쓰이는 다른 언어가 대관식에 포함된다. 찬송가 공연에 웨일스어와 스코틀랜드 게일어, 아일랜드 게일어 등 소수 주민들의 언어가 쓰인다. 주기도문 노래 또한 참석자들이 각각 자신의 언어로 부르도록 한다.

다른 종교 지도자들의 참석도 눈에 띈다.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측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대관식이 다른 종교를 포용한다고 발표했다.

찰스 3세와 커밀라 부부가 대관식을 마치고 금색 국왕 전용 차량으로 이동하기 전에 사원 문 앞에는 불교·유대교·이슬람교·힌두교·시크교 대표들이 축복을 내리게 된다.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커밀라 왕비가 오는 5월 6일에 있을 대관식의 초청장을 5일 공개했다.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레갈리아'(대관식 물품) 전달식에서 기독교적 의미나 상징이 없는 것들은 다른 종교의 성직자들도 참여한다.

국왕이 신에게 서약할 때 대주교의 서문에도 "국교회는 모든 종교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추구할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간다.

이번 대관식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제가 성경을 낭독한다.

잉글랜드 가터훈장 수훈자 대표인 흑인 여성 상원의원 밸러리 아모스 남작이 '승인' 과정에서 대주교를 대행한다. 대관식 레갈리아 중 영적인 것을 상징하는 '비둘기 홀'을 전달할 때는 카리브해 출신 여성 플로라 벤저민 남작이 역할을 맡는다.

또 찰스 3세를 향한 충성을 결의하는 '오마주'(경의) 의식 때는 성직자와 왕족, 귀족뿐 아니라 모든 일반인들에게도 동참을 요청한다. 웰비 대주교는 "원하는 사람들과 집에서 대관식을 보고 듣는 사람들도 충성에 합류하라"고 발언한다.

찰스 3세(오른쪽) 영국 국왕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환영 국빈만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찰스 3세 국왕은 즉위 후 첫 국빈으로 영연방인 남아공 대통령을 맞이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혈세 1700억원'에 비판 여론도…충성맹세도 "시대착오적" 지적

여러 의미를 담은 대관식이지만 일각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적지 않은 비용을 납세자들의 주머니에서 충당할 뿐더러 일반인들에게까지 충성 맹세를 요구하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다.

타임지는 이번 대관식을 위해 납세자들이 치를 비용이 최소 1억 파운드(약 1685억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혈세를 지나치게 낭비한다는 비판이 불가피해졌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1953년 대관식 때보다 기간도 짧고 참석자도 2000여명으로 줄었으나, 당시 들었던 비용 157만 파운드를 현재 가치 환산 금액(5600만 파운드)으로 바꾸면 지금이 2배가 넘는 금액이다.

영국 국민들의 허리를 휘게 하는 고물가가 지속되고 노동계에서는 파업이 잇따르는 가운데, 국왕 한 사람에게 이렇게 많은 돈을 들이는게 맞는가 하는 의문이 나오는 것이다.

영국의 반(反)군주제 단체 리퍼블릭의 그레이엄 스미스 대표는 "1억 파운드의 추정치도 보수적인 것"이라면서 실제 비용은 더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스미스는 "납세자가 지출하기엔 지나친 금액이다. 임금 인상을 위해 많은 공공부문 근로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국민에게 충성 맹세를 받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충성 맹세가 강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에게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리퍼블릭 측은 "국민을 경멸하는 불쾌하고 무례한 제스처"라고 비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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