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광, ‘썸바디’→‘사랑이라 말해요’…다시 증명한 진가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ksy70111@mkinternet.com) 2023. 4. 30.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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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영광이 ‘사랑이라 말해요’를 통해 ‘썸바디’ 속 악역 이미지를 벗었다.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배우 김영광(36)이 연쇄살인마에서 정적인 무채색 직장인으로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했다.

지난 12일 종영한 디즈니+ 16부작 오리지널 드라마 ‘사랑이라 말해요’(극본 김가은, 연출 이광영)는 복수에 호기롭게 뛰어든 여자 심우주(이성경 분)와 복수의 대상이 된 남자 한동진(김영광 분), 만나지 말았어야 할 두 남녀의 감성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김영광은 극 중 최선전람의 대표 한동진 역을 맡았다. 잘생긴 외모부터 회사 대표라는 지위까지 모두 가졌음에도 주변에 아무런 관심이 없이 사는 무채색 캐릭터다.

김영광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나 “촬영하면서 이런 잔잔한 분위기를 이해해주실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좋아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공감해주셔서 다행이고 기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촬영한 뒤 시간이 흘렀지만 여운은 계속 가지고 있다. 동진이 같은 인물이 흔치 않지 않나. 동진이의 쓸쓸함을 계속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대역인 이성경과 호흡은 어땠을까. 김영광은 “원래 알던 사이라 편한 부분이 많았다. 또래라 촬영이 없으면 회식도 많이 하고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나 연기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동진이 캐릭터에 대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이성경을 많이 피해다니긴 했다. 이성경이 촬영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같이 어울려 웃고 떠들다보니 촬영하는데 감독님이 ‘동진이 입꼬리 왜 올라갔지?’ 하시더라. 장난치는 모습이 얼굴에 묻는구나 싶어서 캐릭터를 위해 약간씩 피했다”고 촬영을 위해 오히려 거리두기를 했다고 밝혔다.

‘사랑이라 말해요’는 잔잔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엔딩 또한 꽉 막힌 해피엔딩이 아닌 여운을 주는 열린 결말로 끝났다. 이런 과정에서 한동진의 정적인 모습은 시청자들을 ‘스며들게’하기 충분했다.

김영광은 “현실적인 연기를 하고 싶었다. 자기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신은 온마음을 다해 연기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외로움은 다 있다. 그에 대한 표현 방식이 있고. 동진이도 그런 외로움이 있고, 쓸쓸함도 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를 부분이 없이 외면하고 선을 긋고 살아가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동진이는 초연한 얼굴을 가지고 있을 것 같고, 누군가와 대화할 때 반응하지 않는 사람일 것 같았다”고 자신이 느낀 한동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저 또한 ‘사랑한다 말해요’ 처럼 (연애에 있어서) 스며드는 게 있는 것 같다.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랑에) 불타오를 수도 있지만, 그 사람에 대해 알고, 그게 쌓여갈수록 깊어진다고 생각한다”고 연애관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영광이 한동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만족스럽진 않다”며 연기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김영광은 전작 넷플릭스 ‘썸바디’ 촬영과 비슷한 시기에 ‘사랑이라 말해요’를 촬영했다. 연쇄살인마와 외로움에 묻혀 사는 한동진을 동시에 준비하기엔 어려운 점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영광은 “힘든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썸바디’ 촬영이 끝난 뒤 3주 정도 쉬고 ‘사랑이라 말해요’ 촬영에 들어갔어요. 텀이 짧긴 했는데 급하게 진행됐어도 전작 캐릭터가 잘 벗겨져나가고 한동진에 잘 들어간 것 같아요. 전작의 후유증이 남아서 힘들었던 부분은 없습니다. 자연스레 캐릭터가 빠져나가고 들어올 때까지 시간을 주면서 부담을 가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한동진을 보여주기 위해 어떤 점을 준비했을까. 김영광은 “의상도 캐릭터에 많은 작용을 하더라. 한동진을 보여주기 위해 단벌신사를 생각했다. 매일 똑같은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게 똑같은 사람이었으면 했다”며 “촬영하면서 티셔츠만 갈아입고, 구두도 딱 한 개만 신었다. 가방도 하나고. 그런 인물로 딱 머물러 있어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이길 원했다”고 소개했다.

한번 자신을 떠났으나 다시 돌아와 관계를 돌리려 애쓴 전 연인 민영(안희연 분)과의 장면은 어떻게 보여주려 했을까. 김영광은 “무언가 여지를 만들지 말자는 마음이었다. 그 사람이 잘못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여지를 안주려고 했다”며 “동진이가 잘 참고 인내하고 생각하더라. 실제로 저라면 그렇게 참을성이 좋진 않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동진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연기한 김영광이었지만 연기가 만족스럽진 않다고 했다. 김영광은 “만족도가 높진 않더라. ‘잘했어야 하는데’ 하기만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실적으로 보면, 한동진과 심우주는 가족 관계이다. 심우주의 아버지가 바람을 피운 내연녀가 한동진의 어머니였다. 두 사람이 결국 결혼을 하면서, 핏줄이 이어지진 않았으나 가족이라는 테두리에 묶이게 됐다.

이에 대해 묻자 김영광은 “그런 생각은 안해봤다. 처음엔 당황스럽지만 사랑하게 되면 모든걸 인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 두 사람의 관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건 부모님의 관계다. 딱히 자극적이라고 안 느낀다.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영광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김영광은 “동진이의 성격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생각보다 용기가 있는 사람이더라. 티를 내거나 나서는 게 아니라 오랜 고심 끝에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스스로에 떳떳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 용기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템포가 느린게 이 드라마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호흡들이 모여서 완성되는건데 빠르게 지나가면 감정을 놓친다. 작은 디테일한 호흡을 보여주면서 만들자고 했다. 반대로 느린 템포로 진행되어서 이렇게 공감할 수 있고 아프게 다가오는 게 아닌가 한다”고 ‘사랑이라 말해요’ 만의 매력을 어필했다.

김영광은 모델 출신 배우들이 롤모델로 꼽는 배우 중 하나다. 구자성도 롤모델로 김영광을 뽑은 바 있다. 김영광은 “부담스럽다. 왜 나를 꼽았나”라며 장난스레 말했다. 이어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은 안했다. 그냥 그렇게까지 위대한 목표를 가진 적이 없다. 그들이 감사하게 저를 생각해준게 고맙다. 제가 어떤 롤모델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고민을 한 적이 없다”면서 “제 일을 충실히 하는 편이고 제 일을 성실하게 하는 게 목표다. 저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영광은 “배우라는 직업이 매력있다. 하면 할수록 더 매력적”이라면서 “이 나이대만 할 수 있는 작품들이 있다. 다작해서 작품을 많이 남기고 싶다. 촬영 시스템을 보면 1년에 두 작품하면 많이 하는거다. 조금 더 많이 하고 싶다. ‘썸바디’로 악역을 처음 해봤는데 더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고 일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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