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테니스, 주중엔 체력 훈련…“건강 위기 없다”[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김상훈 기자 2023. 4. 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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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홍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대학 때 체력 키우려 테니스 입문
한때 일주일에 5일 동안 즐기기도
창업 이후 주말 새벽 테니스 전환
매주 2회 이상 연구실서 체력 훈련
“세계 돌며 테니스 즐기는 게 꿈”
최승홍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대학 시절 테니스를 배운 뒤 지금도 꾸준히 즐기고 있다. 최 교수는 테니스가 몰입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좋은 운동이라고 했다. 최 교수가 병원 테니스장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주말만 되면 늦잠을 자는 사람들이 많다. 평일에 부족한 잠을 보충하겠다는 의도일 텐데 의학적으로는 좋지 않다. 심리적으로 덜 피곤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수면 리듬은 더 흐트러지게 된다.

최승홍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48)는 정반대다. 휴일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난다. 평일 출근 시간보다 2시간 가까이 이른 시간이다. 주중 내내 기다려왔던 테니스를 하기 위해서다. 그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말 이틀 동안에 두세 시간씩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테니스를 즐긴다.

날씨는 상관이 없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면 실내 테니스장으로 간다. 요즘처럼 따뜻한 봄날에는 야외 코트에서 테니스를 한다. 최 교수는 “테니스가 없는 생활은 정말로 지루할 것 같다”라고 했다.

●“테니스, 몰입감과 성취감 최고”

의대 입학 후 새로운 취미를 갖고 싶었다. 여러 가지를 염두에 뒀다. 일단 멋있고 재미있는 것이어야 했다. 평생 의사 생활을 해야 하니 약한 체력을 보강하는 데도 도움이 돼야 했다. 축구, 농구, 배구는 너무 익숙했다. ‘낯선’ 것을 물색했다. 테니스에 시선이 꽂혔다.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다. 한두 시간 동안 헉헉대며 코트를 뛰어다니며 땀을 흘리다 보면 성취감이 느껴졌다. 운동 중에는 오롯이 테니스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 공부 스트레스가 싹 풀리는 것 같았다. 동아리에 유독 테니스를 잘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를 이겨보겠다는 승부 욕 때문에 테니스를 더 열심히 했다.

교수가 된 후로도 주중에 한두 번, 주말에 두 번 정도 테니스를 즐겼다. 많을 때는 일주일에 5일 동안 테니스를 했다. 하지만 업무량이 많아지고 바이오 기업 창업을 하면서 여유 시간이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요즘에는 평일 테니스를 거의 하지 못한다. 주말 이틀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이유다.

테니스는 많은 사람을 만나는 계기가 됐다. 최 교수는 “테니스로 이어진 인연이 꽤 많다. 바이오 기업을 공동 창업한 서울대 공대 교수도 ‘테니스 친구’다”라고 했다. 덕분에 비즈니스 미팅이 끝나면 함께 테니스장으로 간단다.

최 교수는 의대 교수들 사이에는 ‘꽤 잘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아마추어 대회에서 입상한 적도 있다. 하지만 최 교수는 자신이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다만 열심히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최 교수는 “1만 시간을 투자하면 성과를 얻는다는 말은 운동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정말로 테니스에 많은 정성과 시간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최승홍 교수는 주중에 4일 이상 연구실에서 기초 체력 운동을 한다.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를 한 뒤 고무 밴드에 발을 걸고 턱걸이를 한다(위 사진). 마지막으로 일립티컬 머신을 활용해 30~40분 동안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한다(아래 사진).


●테니스 못하는 평일엔 기초 체력 운동

테니스를 하다 보니 체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됐다. 테니스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기초 체력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반드시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추가로 한다.

이 또한 대학생 때부터 꾸준히 해왔다. 처음에는 대학로 일대를 열심히 달렸다. 팔굽혀펴기와 윗몸 일으키기로 근력 운동을 했다. 교수가 될 무렵부터는 병원 내 헬스클럽을 이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헬스클럽이 문을 닫자 연구실에 운동 장비를 들여다 놓았다.

요즘에는 주로 점심시간이나 일과가 끝난 오후 9시 이후에 연구실에서 기초 체력 운동을 한다. 보통은 일주일에 4일은 채우는 편이다. 만약 주말 이틀 동안 테니스를 하지 못했다면 기초 체력 운동 횟수를 5회로 늘린다. 다만 근육을 비롯해 몸이 쉴 수 있도록 일주일 중에 하루는 반드시 운동하지 않고 쉰다.

순서를 정해 운동한다. 먼저 팔굽혀펴기를 20개씩 3~5세트 한다. 이어 윗몸 일으키기를 한다. 다만 동작을 조금 작게 한다. 상체를 약간 올린 상태에서 다리만 들어 올렸다 내리는 식이다. 이 또한 20개씩 3~5세트를 한다. 다음은 턱걸이. 과도하게 하다가 어깨가 다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최 교수는 고무 밴드를 이용한다. 고무 밴드에 발을 걸고 10개씩 3세트 턱걸이를 한다. 맨 마지막으로 ‘일립티컬 머신’이란 장비를 활용해 운동한다. 이 장비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40분 동안 이 장비를 이용해 빨리 걷기를 한다.

이 모든 운동을 끝내는 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최 교수는 “우람한 근육을 키우는 것보다는 체력과 지구력, 유연성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두고 짠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최승홍 교수가 서울대병원 테니스장에서 게임을 하던 중 테니스의 운동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운동 중단하니 곧바로 건강 위기”

오랜 시간 테니스와 기초 체력 운동으로 건강을 다졌다. 덕분에 혈압, 혈당 등 모든 건강 지표가 정상이다. 하지만 최 교수에게도 ‘건강 위기’가 닥친 적이 있었다.

그는 20대 후반에 결혼했다. 이듬해에 첫째, 그다음 해에 둘째를 낳았다. 아내는 육아 문제로 상당히 힘들어했다. 그런 상황에서 혼자 테니스를 즐길 수는 없었다. 테니스 라켓을 10년 동안 놓았다.

그래도 처음에는 기초 체력 운동을 이어갔다. 곧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 교수 발령을 앞두고 스트레스가 컸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술을 마셨다. 운동은 거의 하지 못했다. 그 결과 70㎏대 초반이었던 체중은 80㎏에 육박했다. 혈압도 급상승해 고혈압 바로 직전 단계까지 갔다.

아무리 오래 운동했고, 열심히 했다고 해도 중단하는 순간 건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건강 관리에 돌입했다. 다시 기초 체력 운동을 시작했다. 얼마 후에는 테니스 라켓도 다시 잡았다. 체중은 73㎏으로 떨어졌고, 혈압도 정상으로 회복됐다.

40대 이후로는 먹는 것에도 신경을 쓴다. 식사량은 많지 않다. 아침에는 시리얼과 우유로 때운다. 다만 설탕이 많이 들어있지 않은 저당 시리얼을 먹는다. 점심은 주로 닭가슴살과 사과를 함께 먹는다. 나머지 한 끼 식사 때는 밥을 먹는다. 다만 밥을 많이 먹지는 않는다. 의도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냉면을 비롯한 면 음식도 거의 먹지 않는다.

식사량이 적기 때문에 배가 고플 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식사량을 늘리지는 않는다. 일단 식사량이 늘어나면 다시 줄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너무 음식을 적게 먹으면 저혈당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에 약간의 간식을 먹는 편이다. 주로 삶은 달걀, 소시지, 에너지바 등을 번갈아 먹는다. 혹은 단백질 보충제를 꿀과 함께 먹기도 한다.

최승홍 교수는 세계 여러 도시에서 테니스를 즐기는 것을 버킷리스트로 정해놓고 실천하고 있다. 최 교수가 높이 뜬 공을 점프하며 처리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세계 테니스장 ‘도장 깨기’ 도전

2017년 최 교수는 두바이를 방문했다. 서울대병원이 2014년부터 위탁 운영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왕립쉐이크칼리파전문병원(SKSH)에서 강의를 하기 위해서였다. 공식 일정이 끝났을 무렵 누군가 테니스를 제안했다. 덕분에 처음으로 해외에서 테니스를 즐길 수 있었다.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해외에 나갈 때마다 그 도시에서 테니스 한 게임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막연한 생각이 그의 버킷리스트가 됐다. 이른바 ‘세계 테니스장 도장 깨기’다.

그 후로 최 교수는 해외에 나갈 때마다 테니스 라켓을 챙겼다. 출발하기 전에 미리 현지 호텔 주변의 테니스장을 물색했다. e메일을 보내 예약 가능 여부를 타진했다. 테니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현지 파트너를 구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사전에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우리 돈 10만 원 정도로 선수급 수준의 현지인과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8개국 12개 도시에서 테니스를 즐겼다. 최소한 50개 도시의 테니스장은 밟아보고 싶단다. 최 교수는 “테니스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나빠지지만 않는다면 가능하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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