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보는 소리 시끄럽다”고 항의 인터폰…우리집 아닌데 억울[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김광현 기자 2023. 4. 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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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만큼 국민 다수를 집요하게 괴롭히는 환경문제는 없습니다.

아랫집의 항의 인터폰에 요즘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입니다.

토요일 아침 9시에 "청소기 돌리는 시끄럽다"고 인터폰이 오는가 하면 어떤 때는 "새벽에 신랑 소변보는 소리 듣기 싫다" "제발 아이 좀 울게 하지 말라"고 합니다.

뛰기라도 해서 항의받으면 덜 억울할 텐데 큰 애가 수영장 갔다 와서 자거나, 책보거나 레고 맞추고 있는데 항의 인터폰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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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만큼 국민 다수를 집요하게 괴롭히는 환경문제는 없습니다.

살인 폭행이 일어나고, 정신병원에 다니게 하는 환경문제로 층간소음 이외에 또 있을까요. 관련자도 많습니다. 국민 전체 주택의 80%가량이 아파트, 연립주택이고 거주자로 따져도 60%가 넘습니다. 살면서 층간소음 문제 한 번도 안 겪어봤다는 사람이 드물 정도입니다.

층간소음이 들려 괴로운 사람이 많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층간소음으로 항의를 받는 사람도 많다는 말입니다. 정당한 요청 혹은 항의면 받아들이고, 수정을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런데 내 잘못도 아닌 것 같은데 너무 심하게 항의해서 억울하다는 사례도 많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봅니다.

※ 아래 내용은 실제 사례입니다. 층간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시도 때도 없이 걸려 오는 인터폰…우리가 아니라고 해도 막무가내

서울 성북구의 9년 된 아파트의 3층에 거주하고 있는 40대 맞벌이 여성입니다. 7살, 10개월 된 두 자녀의 엄마입니다.

아랫집의 항의 인터폰에 요즘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토요일 아침 9시에 “청소기 돌리는 시끄럽다”고 인터폰이 오는가 하면 어떤 때는 “새벽에 신랑 소변보는 소리 듣기 싫다” “제발 아이 좀 울게 하지 말라”고 합니다. 심지어는 초저녁부터 인터폰을 하면서 “앞으로 더 시끄러워 질까봐 미리 경고한다”고 합니다. 인터폰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괴로웠으면 저럴까 싶지만, 저와 우리 식구도 정말 미칠 지경입니다.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가족은 아침 7시에 일어나 8시 10분에 모두 나갑니다. 큰 애는 유치원에 다니는데 유치원 버스 올 때까지 TV 만화 프로만 봅니다. 10개월짜리 당연히 자고 있고요. 네 식구 모두가 집에 들어오는 시간은 저녁 8시 정도입니다. 큰 애, 작은애 모두 10시 이전에는 무조건 재웁니다. 다시 말해 일어나 뛰어다니는 애가 없습니다.

그런데 아래층 2층 거주자는 그 시간에 인터폰을 합니다. 아침 7시 20분 정도부터 8시까지 뛰어다니는 소리가 너무 크다고 합니다. 어떤 때는 망치로 계속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고 항의합니다. 누가 바쁜 아침 출근 시간에 망치로 두들길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주말 저녁 7시쯤에 인터폰이 자주 옵니다. “아이들 좀 조용히 시키라”라고 합니다. 뛰기라도 해서 항의받으면 덜 억울할 텐데 큰 애가 수영장 갔다 와서 자거나, 책보거나 레고 맞추고 있는데 항의 인터폰이 옵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사정을 이야기하고 우리 집에서 나는 소리가 아닐 것이라고 말해도 믿지를 않습니다. 참고로 우리 위층인 4층에는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3명이 있습니다.

큰 애들이 발소리 크게 냅니다. 새벽에 의자 당기는 소리, 서로 싸우는 소리, 콩콩 발걸음 소리 등등 많이도 냅니다. 그래도 ‘애들 클 때 발소리 정도는 날 수 있는 것 아닌가. 아파트 생활이 다 그렇지’라는 생각에 저는 참고 지냅니다.

2층에서 우리 집에다 항의하는 소리가 아마도 4층에서 나는 소리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타이밍을 봐도 윗집에서 시끄럽게 쿵쿵거릴 때 우리 집에 꼭 인터폰이 옵니다. 항의하는 2층 집 바로 아래 1층에도 초등학생이 2명 있습니다. 아래에서 울리는 소리도 만만치 않을 듯싶습니다. 우리 아들은 정말 잘 안 뜁니다. 정말입니다. 뚱뚱해서 뛰려고 안 합니다.

어떤 때는 2층 집 아저씨가 시끄럽다고 3층으로 올라오다가 애들 데리고 함께 퇴근하는 저와 마주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오해해서 미안하다”며 내려갑니다. 그러더니 다시 올라와 시끄럽다고 합니다. 인터폰만 오면 가슴이 울렁거립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
아파트 연립주택에서 층간소음 발생의 정확한 위치를 찾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많은 상담 경험에 의하면 층간소음 발생장소는 바로 위층이 65% 정도이고 나머지는 위층의 위층, 위층의 옆집, 아랫집이고 어떤 때는 아래윗집과 전혀 관련없는 기계실 소음 등인 경우도 있습니다.

위 사례도 문제를 해결하려면 소음의 발생장소를 정확히 찾는 게 우선입니다. 간단한 층간소음원의 위치 파악방법으로는 벽에 손을 밀착했을 때 소음과 진동이 동시에 느껴지면 바로 위층, 소음만 들린다면 위층의 위층 혹은 위층의 옆집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다음과 같은 실험도 추천합니다. 본인의 위층에서 소음이 심하게 들리는 시간대에 아파트 관리소 직원(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에게 자신의 집에 방문해줄 것을 요청하십시오. 사전에 관리소 직원을 통해 위집 소음이 심하면 연락하라고 해두십시오. 이때 자녀들은 모두 외부에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윗집 소음에서 소음이 나고 그 시간에 아랫집에서 연락이 오면 문제는 해결된 겁니다. “보시다시피 우리 집에는 아무도 없었는데도 시끄럽다고 항의를 한다. 제대로 항의하려면 윗집에 가서 하라”고 말해 주십시오. 제3자인 관리소 직원도 함께 참여한 실험이라 다른 말이 나올 수 없습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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