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이젠 대세... 교육계도 시대 흐름 발맞춰야 [이슈M]

이정민 기자 2023. 4. 2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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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출시 두달 만에 전 세계 이용자 1억명 넘어
“대중화 시간 문제… 대학들 AI 맞춤 교육 고민해야”

챗GPT는 정보의 신뢰성과 윤리 등 각종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에도 출시 두 달 만에 전 세계적으로 이용자가 1억명이 넘는 등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교육계 전반이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26일 도내 대학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고려대와 연세대는 최근 챗GPT 등 인공지능 활용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교수들에게 배포했다. 연세대는 ‘각 교수가 학생들의 과제물 작성 시 챗GPT 이용의 채택 여부에 대한 방침을 마련하고 학생에게 명확히 안내하라’는 지시였다. 고려대의 경우 인공지능 활용을 권고하면서 교수에 따라 허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그러면서도 활용 원칙은 명확히 적시하라는 내용도 덧붙여졌다.

그러나 두 대학이 ‘교수 재량’이라는 전제 조건을 단 것처럼 이와 관련한 경기·인천지역 대학들의 활용 방안은 뚜렷하게 설정되지 않은 실정이다. 더욱이 대학가에 수십년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커닝 문제에 더해 이러한 사안으로 촉발하는 윤리 문제도 겹쳐질 수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익명을 요구한 인천지역 한 이공계 분야 대학교수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간단한 답변부터 거대한 프로젝트 설계까지 가능한 상황”이라며 “과제를 내줘도 학생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었는지 챗GPT가 만들었는지, 교수들도 파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챗GPT의 대중화는 시간 문제라는 게 학생과 교수들의 설명이다. 특히 일부 학생들은 PPT 제작 시 사용 중인 미래캔버스라는 사이트가 지난 2010년대 말과 다르게 현재는 모든 학생들이 이용하는 것처럼 챗GPT 역시 이러한 흐름에 편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교수들 역시 편의성과 대중성에 따른 대학 교육 변화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지난 2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을 2025년부터 초·중·고교에 적용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경기도교육청 등 일선 교육청에서도 인공지능 활용 맞춤형 교육 운영 설명회를 열거나 예산을 투입하는 등 이러한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결국 초·중·고교에서부터 이미 이러한 학습체계에 적응한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만큼 대학가에선 이와 관련한 전반적인 고민이 선행돼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안준호 경기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자료 찾기 등 일률적인 교육환경에서 벗어나 토론 등 다양한 교육이 도입된다면 챗GPT는 교육의 한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제언 “스무고개와 같은 질문… 사고·학습력 향상 기대”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챗GPT는 마치 스무고개와 같습니다.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 학생들의 사고력도 높아질 것입니다.”

경기·인천지역에서 챗GP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도입할 예정인 대학교수들은 이러한 플랫폼이 학생들의 보조교사로 자리매김해 학습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1학기부터 챗GPT를 수업에 활용하는 데다 27일 경기대 인문학연구소 월간세미나에 참여하는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러한 견해를 내비쳤다.

김 교수는 “질문에 넣은 키워드와 이에 따른 결과물 등 챗GPT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있다”며 “우리 삶에서 배움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 가운데 ‘진화하는 선생님’인 챗GPT의 핵심은 질문이다. 결국 질문은 인간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이 심각하게 고민한 질문을 던지면 챗GPT는 단순한 키워드 입력 형태의 질문과는 다르게 심도 있는 답변을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풍부한 사고에 따른 학생들의 질문은 변별력을 갖춘 과제와 논문의 결과를 내놓을 것이며 이는 과제나 논문의 질을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홍성은 인하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홍성은 인하대 정보통신과 교수는 수업 방식의 다변화로 학생들의 창의력 향상을 고민하고 있다.

홍 교수는 “가장 중요한 점은 챗GPT의 답변을 학생들이 무분별하게 수용하기보다는 자신만의 견해를 바탕으로 재활용하는 데 있다”며 “보고서 작성을 과제로 내주면 학생들이 큰 고민 없이 챗GPT의 답변을 그대로 복사하고 붙여넣기를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들에게 특정 주제를 제시해 토론하고 실습하는 방식을 강의 방법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뿐만 아니라 공직사회까지 챗GPT를 이미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만큼 학교에서 이를 미리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토론과 실습을 하기 전 자료 조사 등에서 챗GPT를 활용할 수 있도록 권장하면서 그 결과에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더한다면 더 나은 학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민 기자 jmpuhaha@kyeonggi.com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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