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암 진단서 내면 감형될까요?” 음주운전 4범의 계속된 추태

서다은 2023. 4. 2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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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배승아 양 사건 등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상습 음주운전자들은 여전히 형량을 낮추기 위해 갖은 수단을 쓰는 모습을 보여 논란을 부르고 있다.

인명을 해칠 수도 있는 음주운전을 저지르고도 반성하는 모습은커녕 공공연하게 형량 낮추기를 위한 수단을 강구하는 데다 이를 돕는 업체까지 있어 상습 음주운전자들 행태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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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까페서 묻자 ‘힘 내라’ 댓글들 달려…장기기증 서류 제출 등 형량 낮추는 방법 다양
형량 낮추기 돕는 업체도 많아…반성문 대리∙캠페인 여러날 한 것처럼 속이기 등 ‘꼼수’ 제안
음주운전에 경각심 없는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 높아…근본적인 대책∙법의 엄중한 판단 필요
기사 내용과 무관함.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배승아 양 사건 등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상습 음주운전자들은 여전히 형량을 낮추기 위해 갖은 수단을 쓰는 모습을 보여 논란을 부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로 회원 수가 8만 명에 달하는 A까페에 최근 자신을 ‘음주운전 4진’이라고 소개한 B씨의 글이 올라왔다. 음주운전 4진이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횟수만 네 번이란 뜻이다.

그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면서 어머니 암진단서를 제출하면 형량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지를 물었다. B씨 글에는 ‘할 수 있다’, ‘힘내라’는 응원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적 있는 이들이 모이는 A까페에는 최근 음주운전 3범이라고 밝힌 이가 “캠핑카도, 오토바이도 못 타 억울하다”는 글을 올리는가 하면, 형량을 낮추기 위해 장기기증 서류를 제출한다는 글까지 있어 논란이 된 바 있다.

형량 줄이기를 돕는 전문 업체들도 여러 곳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YTN보도에 따르면 C업체는 50만 원만 내면 반성문부터 온라인 교육 수료증까지 모든 서류를 준비해주겠다고 제안했다.  

C업체는 YTN과의 통화에서 “생활비 이런 부분들이라든지 그런 부분들을 좀 이렇게 써서 보내주시면 저희가 그 부분으로 해서 반성문을 좀 써드린다”면서 “(준법정신 교육) 수료증은 바로 오늘 안에 다 발급이 된다. 상담사 의견서까지. ‘이 분은 정말 교육 잘 들었다’라는 의견서가 나간다”고 밝혔다.

YTN 캡처
 
또 구형량을 낮추는 요령이라며 음주운전 근절 1인 캠페인을 해보라고 귀띔했다. C업체 측은 “옷을 한 3~4벌, 5벌 정도 가지고 나가셔서 이제 갈아입고 여러, 며칠 동안 한 것처럼”이라면서 캠페인을 하루만 하고 여러 날 나간 것처럼 속임수 쓰는 방법까지 가르쳐줬다. 

A까페에 올라온 캠페인 같이 할 사람을 구한다는 글에는 “날도 추운데 이런 거라도 한다는 건 칭찬받을 일이다”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인명을 해칠 수도 있는 음주운전을 저지르고도 반성하는 모습은커녕 공공연하게 형량 낮추기를 위한 수단을 강구하는 데다 이를 돕는 업체까지 있어 상습 음주운전자들 행태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음주운전에 유독 관대한 사법부의 오랜 관행까지 겹치며 ‘상습 음주운전’이 양산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더 이상 무고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음주운전 재범률은 상당히 높아서 최근 3년간 적발된 음주 운전자의 절반에 가까운 16만 2천여 명이 두 번 이상 적발된 이른바 상습범이었다.

서혜진 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YTN을 통해 “의미 없는 여러 횟수의 반성문 제출, 피해자에 대한 사과 없는 반성문 제출, 이런 것들은 법원에서도 조금 더 면밀하게 봐야 한다”며 음주운전 감형에 있어 법원의 면밀한 판단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한편 25일 상습 음주운전자들의 형량 낮추기에 대한 YTN 보도가 나오자 A까페 일원들은 기사를 공유한 뒤 “자기 방어하는데 최선을 다하는게 당연한 거다”, “그러면 죄 지은 사람은 변호사 선임도 못하게 법으로 막아야하는 거냐”, “이런 논리라면 강간미수 집행유예 영업하는 변호사들은 싸그리 징역이냐”며 해당 기사를 비꼬고 나섰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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