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진이한 “이러다 악역 연기만…해치지 않아요”[인터뷰]

김하영 기자 2023. 4. 2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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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한 인터뷰 사진. IHQ 제공



“저 별로 안 무서워요”

물고문과 총으로 협박하면서도 냉철한 표정과 중후한 저음을 잃지 않으며 KBS2 ‘오아시스’ 속 분위기를 단숨에 바꾸는 진이한의 첫인상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랐다. 22년 차 배우 진이한은 인터뷰 시작 10분 전부터 자리에 참석해 미리 주문받았던 커피와 음료수들을 기자들에게 직접 하나씩 나눠주는 따뜻함을 선보였다.

5년간의 공백기를 딛고 날렵해진 인상으로 돌아온 진이한은 최근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오아시스’에 대한 소회, 공백기, 그리고 앞으로 계획에 대한 얘기를 들려줬다.

‘오아시스’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지는 격변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단 한 번뿐인 첫사랑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몸을 내던진 세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사냥개이면서 가슴 속에 날카로운 욕망을 숨긴 안기부 직원 오만옥을 연기한 진이한은 “이러다 ‘악역 전문 배우가 되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지적이면서도 이성적인 캐릭터인 오만옥을 연기하면서 주인공 못지않은 인기를 끌어낸 진이한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어떻게 하면 잔인하게 보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되뇌었다”고 진이한은 답했다.

“안기부에서 고문하는 역할이라서 생각이 되게 많았어요. 아무래도 비슷한 시기에 영화나 드라마가 많았는데 따로 영상을 찾아보지 않았을뿐더러 따라 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괜히 보게 되면 ‘흡사하게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청자들은 이미 그런 시대극 연극을 익숙하게 여기죠. 제 생각에 명장면은 명수 선배님을 죽이는 장면이에요. 원래는 아무렇지 않게 무미건조한 느낌으로 쳐다보기로 했어요. 근데 ‘오히려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면 더 잔인하게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렸어요.”

진이한 인터뷰 사진. IHQ 제공



■ “아버지와 재충전”

2018년 tvN ‘크로스’ 이후 5년 만에 복귀했다. 그는 최근 MBTI 검사를 진행했는데 ENFP에서 ISFP로 변했다고 했다. 무엇이 그의 심정 변화를 일으킨 것일까?

“그간 아버지가 아프셨어요. 그래서 집에서 아버지를 돌보는데 이때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어느덧 3~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더라고요. 다행히, 아버지는 건강을 되찾으셨어요. 공백기는 배우로서 작품을 못 하게 되면서 힘들었던 시기이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자신을 돌아볼 시간과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할 수 있었던 시기였죠. 긴 시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저는 후회하지 않아요. 앞으로 열심히 연기하면 되지 않을까요?”

5년간의 공백기를 끝내고 촬영장에 복귀한 진이한은 많은 게 달라졌다고 했다.

“그냥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더라고요. 살아서 숨 쉬는 느낌이랄까? 분량이 많고 적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죠. 배우로서 반성도 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엔 촬영 시간이 정해지지 않아서 첫 신부터 시작해서 오전 2시까지 촬영했고 다음 날 아침 6시에 나오는 게 반복이었어요. 요즘으로 치면 6개월 동안 찍을 드라마를 3개월 만에 촬영해서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힘들게 촬영했죠. 배우들이 최고의 컨디션에서 자신의 연기를 선보일 수 있다는 게 좋았죠.”

진이한 인터뷰 사진. IHQ 제공



“제가 무섭게 보이나요?”

평소 댓글들을 살펴보면서 반응을 확인한다는 진이한은 갑작스레 “제가 무섭게 보이나요?”라고 물었다.

“제가 다니는 미용실 원장님이 ‘무섭다’라면서 ‘만옥이 언제 죽냐’라고 하시더라고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랑 술자리에서도 생각 없이 쳐다봤을 뿐인데 제 눈을 피하더라고요. 제 주변 사람들은 시청자나 대중들이 극 중 역할과 다른 저의 모습을 빨리 알았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하세요. 그래서 그분들은 ‘예능도 많이 했으면 좋겠다’라는 말도 함께 하세요. 저를 안타깝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어렸을 적 꿈이 개그맨이었다는 진이한은 2011년 MBC 시트콤 ‘몽땅 내사랑’에서 “질문은 제가 합니다”라는 유행어를 남긴 바 있다.

“저 원래 되게 재밌어요. 처음에 친해지기 어려운데 익숙해지고 나면 본래 모습들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저한테 반전 매력이 있다고 많이 얘기해요. 그리고 막내이다 보니까 개구쟁이 면모도 있지 않나요? 앞으로도 열심히 예능이든 드라마든 열심히 해서 저의 원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죠. 그리고 저 아직 (꿈) 포기 안 했어요.”

진이한은 이제 예능 출연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제가 예전에 예능 출연을 다 거절했었어요. 그런 결정들을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예능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드라마 카메라 앞에서는 괜찮은데 수많은 예능 카메라 앞에서 혼자 뭘 해야 할지 잘 몰랐었죠. 근데 이제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하영 온라인기자 hayoung071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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