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오의 현장+] 회장님은 다 계획이 있었다!

김인오 2023. 4. 25.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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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찬 골프존뉴딘그룹 회장

(MHN스포츠 김인오 기자) 삼다도(三多島). 바람과 여자, 그리고 돌이 많은 제주도를 이르는 말이다. 지금은 남녀 성비가 비슷하고, 개발 붐이 일어 돌도 많이 사라져 그 의미가 퇴색됐다. 매서운 바람이 그나마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다. 

25일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 오픈 in 제주'는 아마추어 조우영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대회 기간 내내 짖굿은 '바람'이 선수들을 괴롭혔다. 그 바람과 프로 선배들을 모두 따돌린 '아마 돌풍'의 주인공이 조우영이다.  

주최 측은 남자골프계에 '꼭 필요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번 대회는 올해 신설됐다. 예년같은 개막전 후 투어 공백을 채웠다. 11월에도 골프존이 스폰서로 참여하는 대회가 하나 더 열린다. 골프존은 올 시즌 복수 대회를 후원하는 유일한 스폰서다. 

지금은 폐지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애초 '무모한 도전'이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출발했다가 결국은 '대박'이 났다. 척박한 남자골프 시장에 투자하는 골프존도 '무모한 도전'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골프존, 정확하게는 김영찬 골프존뉴딘그룹 회장의 발자취를 보면 '무한도전'처럼 될 수도 있다. 

김영찬 회장의 '골프존 연대기'는 일주일을 꼬박 채워도 끝나지 않을 '대하드라마' 수준이다. '엑기스'만 뽑아내도 '장편소설'에 가깝다. 그래서 최대한 숫자와 사견을 배제하고 중요한 사건(?) 위주로 정리하려 한다. 지루하면 과감하게 '백스페이스'를 눌러도 된다.  

◆"필드를 스크린으로, 다시 필드로 확장!"

지난 2000년, 삼성전자를 은퇴한 김 회장은 직원 5명과 골프존을 창업했다. '인터넷', '정보통신', '네트워크' 그리고 '골프'까지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네 가지 '키워드'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필드골프와 골프 연습장의 중간 즈음, 즉 필드를 나가기 전 미리 코스를 경험해 보는 연습 장치 개발이 애초 목표였다. 전국 연습장에 1~2대만 판매하면 안정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하지만 인터넷 열풍에 속도를 잘 맞춰 개발한 덕에 많은 입소문이 났고, 창업 5년 만에 이름있는 스크린골프 사업가로 변신했다.

창업 첫 해 1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8년 1000억원을 돌파했고, 코스닥 상장 이후인 2014년에는 4000억원을 넘겼다. 2015년 사업 부문을 일부 분할한 후 매출 증가폭은 줄었지만 그래도 지난해 6157억원으로 성장했다.

골프존 후원 선수 조인식 모습

 

김 회장은 골프 꿈나무 육성에 관심이 많았다. 골프를 업(業)으로 하는 기업의 숙명이라 여기고 대전에 전용연습장 '조이마루'를 지었다. 여기에 골프존 엘리트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시설과 코치를 제공하고, 입상 성적에 따라 장학금도 준다. 조우영과 함께 항저우 아시안게임(9월 개막)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장유빈은 7년간 골프존 엘리트 아카데미에서 실력을 키웠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성현과 코리안투어 3승 김한별도 골프존의 후원을 받은 선수들이다.

세계 최초 시뮬레이션 프로골프투어 'GTOUR'는 지난 2012년 창설됐다. 일반 대회는 총상금이 7000~8000만원이고, 메이저대회는 1억원에서 1억 5000만원이 걸렸다. 이는 KPGA 2부 투어 상금 수준과 맞먹는다. 지난해 총상금은 12억원(15개 대회)이고, 올해는 13억원(16개 대회)으로 규모가 커졌다. 총 누적 상금은 이미 130억원을 돌파했다. 후원 계약을 체결하는 선수들도 늘고 있다. 

김 회장은 필드골프와 골프 유통사업에도 진출했다. 골프존카운티는 국내 최다 홀을 보유한 골프 코스 전문기업이다. 골프용품 유통 전문기업 골프존커머스는 골프존마켓 매장을 전국 109개 지점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개인별 맞춤 클럽을 제안하는 피팅센터 '트루핏(Trufit)'과 중고클럽전문관 '골프존마켓 이웃'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 오픈 in 제주' 우승자 조우영(사진=제주, 손석규 기자)

 

이후 김 회장은 국내 남자골프로 시선을 돌렸다. 소외된 이웃과 예술가 등에게 아낌없이 지원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스크린골프 투어를 통해 골프 대중화와 골프인구확대에 기여한 것처럼 남자 프로대회의 발전과 골프산업발전을 염두에 두고 세차게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코리안투어 최종전 '골프존·DYB교육 투어챔피언십'을 만들었다. 그보다 먼저 코리안투어 '덕춘상(최저타수상)' 공식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코로나19 팬더믹이 잦아들자 지난해 '골프존-도레이 오픈'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했다. 올해는 '골프존 오픈 in 제주'까지 신설돼 2개 대회의 스폰서로 참여한다. 골프존 관계자는 "대회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 회장은 창업 초기 직접 천막을 들고 스크린골프방을 설치했다고 종종 얘기한다. 이동 역시 근사한 세단이 아닌 용달차였다. '눈물 젖은 빵'조차 배불리 먹지 못했던 시절을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이겨낸 결과 현재는 골프 관련 국내 최고 기업이 됐다. 해외에도 64개국에나 진출해 있다. 지난 12일에는 골프계 '2022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선정됐다. 

골프존과 김영찬 회장은 스크린골프라는 새로운 스포츠문화부터 필드골프까지 열심히 달리고 있다. "그에겐 항상 계획이 있고, 대개 성공한다." 

김영찬 회장은? 1946. 8. 25 출생, 홍익대 기계공학과 졸업, 골프존유원홀딩스 회장, 유원골프재단-골프존문화재단 이사장, 스포츠산업대상 대통령 표창,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대상, 2023년 GOLF Inc. 선정 아시아 골프산업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1위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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