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으로 35조원 벌었습니다”...기막힌 투자 해낸 이 기업의 ‘Just Do It’ [추동훈의 흥부전]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3. 4. 2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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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끝난 일상, 나이키의 비상
“You can’t stop us”
나이키 캠페인(출처=나이키)
직역하자면 ‘너는 우리를 멈출 수 없어’라는 뜻의 한 광고문구가 2021년 화제를 모았습니다. 당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침투해 집밖을 나가는 것 조차 두려웠던 시기였는데요. 바로 ‘Just do it’으로 유명한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새로운 메시지였습니다. 결국 여기서 가리키는 ‘너’는 코로나가 될 것이고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맞서 싸워온 우리 모두를 뜻하는 것일 텐데요. 해당 광고는 서로 무관한 두 개 영상을 절묘하게 이어 붙여 마치 한 장면처럼 만든 것으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이처럼 스포츠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고 스니커즈를 필두로 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있는 나이키는 다국적 대기업입니다. 나이키의 바람대로 코로나는 우리를 이기지 못했고 드디어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새 기준의 시대가 대두했습니다.

화제를 모은 캠페인을 이끌었던 나이키는 지난 3월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124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0.7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로 실내운동 정도나 하던 사람들이 이제 코로나 이후 시대를 맞아 본격적으로 야외 활동을 재개하고 운동에 나서면서 나이키에게도 큰 호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4월 19일 종가기준 나이키의 시가총액은 1939억 8000만 달러로 한화 255조6500억원. 그런데 255조원의 회사로 성장한 나이키. 특히 스우시라 불리는 나이키 대표 로고는 로고 가치로만 260억 달러에 달한다고 분석됩니다. 헌데 이 로고를 만드는데 든 돈은 고작 35달러였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로고로만 해도 수억 배의 이문을 남긴 나이키의 브랜드 탄생기를 들려드립니다.

나이키, 사실은 ‘디멘션 식스’가 될 뻔 했다?!
나이키를 창업한 필 나이트는 육상선수 출신입니다. 그는 그의 대학시절 육상 코치인 빌 바우어만과 육상에 최적화된 고성능 신발을 만들기 위해 블루 리본 스포츠라는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창업 초 아식스의 신발 브랜드인 오니츠카 타이거 신발을 수입해 유통판매했지만 1971년 오니츠카가 역으로 필 나이트의 회사를 인수하려하자 관계가 틀어지며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이 때 바꾼 회사명이 바로 ‘나이키’입니다. 나이키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승리의 여신 니케(NIKE)에서 따왔습니다.
2019년 나이키가 내놓은 팔콘, 디멘션 식스 신발(출처=나이키)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니케 아이디어는 친구인 체프 존슨이 꿈속에서 눈앞에 나타난 이름이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필 나이트는 이 나이키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회사명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또 지금의 나이키가 사실은 디멘션 식스로 불릴 뻔 했다는 사실. 당시 브랜드 이름 후보군은 3개였습니다. 나이키와 디멘션 식스 그리고 팔콘까지요. 이 중 필 나이트는 디멘셕 식스가 너무 마음에 들어 내심 결정을 마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의 반대로 결국 지금의 나이키가 탄생한 것입니다.

또 나이키를 상징하는 스우시(SWOOSH) 로고는 회사이름보다 먼저 만들어졌습니다. 필 나이트의 로고 조건은 단 두 가지. 바로 아디다스나 오니츠카의 디자인과 달라야 한다는 점과 동적인 느낌이 들어가면 좋겠다는 것. 사실 필 나이트조차 어떤 걸 원하는지 모르는 상태였는데 이 로고 제작 작업은 포틀랜드 주립대학교의 대학생 캐럴린 데이빗슨이 맡았습니다.

35달러로 만든 스우시, 지금은 260억 달러
캐럴린은 애매모호한 필 나이트의 요구에 2주간의 장고끝에 결과물을 내놓습니다. 나이키 로고에 대한 필 나이트의 첫 인상은 ’뚱뚱하게 생긴 번개‘였습니다. 두툼하게 생긴 체크 부호같기도한 해당 로고에 대해 필 나이트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날개같이 보인다거나 바람이 휙 소리를 내고 지나가는 느낌의 동적의 느낌이 든다는 꿈보다 해몽 같은 이야기를 하며 마지못해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 대가는 35달러짜리 수표. 35달러 투자가 현재 260억 달러의 가치로 뒤바뀐 것입니다.
캐럴린이 억울하지 않겠냐고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캐럴린은 이후 나이키에 입사를 합니다. 이를 통해 돈을 벌었고 많은 스톡옵션 주식을 챙겨 꽤 짭짤한 돈을 벌게 됐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나이키가 2019년 회사의 이름이 될 뻔 했던 디멘션 식스와 팔콘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신발을 실제로 출시했다는 것입니다. 창업자 필 나이트의 자서전 ’슈독‘에 소개됐던 창업 스토리에 영감을 받아 재치 있게 특별한 신발을 제작한 것이죠. 지금은 너무나도 나이키의 스우시에 익숙해져 있지만 자칫 회사이름이 디멘션 식스거나 팔콘이었다면 아래 그림과 같은 이미지의 신발이 수백만 원에 거래되는 기괴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디멘션식스, 팔콘 에디션(출처-=나이키)
전 세계 스포츠인이 사랑하고 스니커즈 팬들이 좋아하는 나이키. 운동화에서 시작해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신종 재테크 수단으로 확장된 나이키의 변신이 앞으로는 어떠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낼지 벌써 기대가 커집니다. ’그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히라‘라는 성경 구절처럼 나이키의 시작은 보잘 것없고 즉흥적이었지만 그 끝은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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