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잘생겼다” 한마디에…러 할머니 65만원 벌금형

김가연 기자 2023. 4. 2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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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동부 도네츠크주 최전방 격전지인 아우디이우카를 방문해 병사들과 대화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러시아의 한 70대 여성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잘생긴 청년’이라고 표현했다가 벌금형에 처해졌다.

20일(현지시각) 영국 인디펜던트,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러시아 인권단체 메모리얼은 올가 슬레기나(70)가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렸다는 이유로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슬레기나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자신이 있던 요양원의 식당 종업원에게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머감각이 좋은 잘생긴 청년”, “모두가 그의 농담에 웃곤 했다” 등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치에 입문하기 전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그는 2013년에는 러시아 국영 방송사의 새해맞이 쇼 등에도 출연했다.

3일 후 슬레기나는 경찰에 체포돼 러시아 남부 날치크에 구금됐다. 당시 식당에 있던 다른 손님 세 명이 슬레기나를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얼에 따르면, 슬레기나를 체포한 한 경찰관은 그에게 “젤렌스키는 우리의 적이기 때문에 당신에게는 그를 칭찬할 권리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얼은 당국이 시력에 문제가 있는 슬레기나를 속여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외쳤다고 자백하는 진술서에 서명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슬레기나는 이 같은 발언을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슬레기나는 결국 재판에 넘겨졌고, 최근 모스크바 법원에서 4만 루블(65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디펜던트는 “러시아는 지난해 침공을 시작한 이후 전면적인 검열법을 도입했다”며 “러시아에서는 군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경우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고, 군과 관련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면 최대 1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한 러시아 남성이 전쟁에 대해 농담을 했다는 이유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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