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륙양용버스는 ‘철회’… 리버버스도 ‘글쎄’

부여=이소정 기자 2023. 4. 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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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수상 관람 즐겁게 하세요. 입수합니다!" 18일 오전 충남 부여군 백마강 레저파크.

이 버스는 부여군이 관광용으로 도입한 국내 유일의 '수륙양용버스'다.

부여 수륙양용버스의 경우 가장 빨리 달려도 시속 18km에 불과했다.

운영사인 부여관광 관계자는 "현행법상 수륙양용버스는 일반 버스 형태로만 제작해야 하다 보니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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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김포~잠실 수상버스 계획
출퇴근 접근성-사업성 확보 미지수
수륙양용버스는 속도-비용 문제
“도입 검토” 4일만에 백지화시켜
18일 오전 충남 부여군 백마강에서 ‘부여수륙양용 시티투어버스’가 승객을 태운 채 강물로 진입하고 있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유일한 수륙양용버스다(왼쪽 사진). 부여군이 관광용으로 운영 중인 이 버스를 기사가 운전하고 있다. 부여=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여러분, 수상 관람 즐겁게 하세요. 입수합니다!”

18일 오전 충남 부여군 백마강 레저파크. 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승객 37명을 태운 채 백마강으로 거침없이 진입했다. 이어 강물 속에서 1분가량 균형을 잡더니 배로 변신해 약 50분간 백마강 곳곳을 누볐다. 이 버스는 부여군이 관광용으로 도입한 국내 유일의 ‘수륙양용버스’다.

● “수륙양용버스, 대중교통으론 부적합”

서울시는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 대책 중 하나로 김포시가 제안한 수륙양용버스 운항을 검토하겠다고 14일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4일 만에 철회하면서 “대신 속도가 더 빠르고, 물에서만 운항할 수 있는 리버버스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동아일보 기자가 수륙양용버스를 탑승한 결과 대도시 대중교통수단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가장 큰 문제는 이동 속도였다. 부여 수륙양용버스의 경우 가장 빨리 달려도 시속 18km에 불과했다. 운영사인 부여관광 관계자는 “현행법상 수륙양용버스는 일반 버스 형태로만 제작해야 하다 보니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고 했다. 반면 물 위에서의 ‘복원력’은 선박보다 부족해 정원(39명)을 넘겨 입석 승객을 태울 수도 없다.

막대한 도입 비용도 걸림돌이다. 부여군에 따르면 수륙양용버스는 한 대가 약 20억 원이어서 티켓값이 성인 기준으로 2만7000원이나 된다. 다만 지난해 이용객이 7만3518명에 달해 관광용으로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중교통으로 사용할 경우 여러 대를 운행하면서 티켓값을 낮춰야 하는 만큼 흑자를 내기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도 “수륙양용버스는 수송 인원이나 경제성, 운행 속도 등을 감안했을 때 출퇴근용 교통 수단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 ‘리버버스’도 갸우뚱

시는 수륙양용버스 대신 김포시 행주대교 남단부터 송파구 잠실까지 약 30km 구간에 선착장 10곳을 설치한 뒤 리버버스를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한강의 지리적 특성상 선착장까지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환승을 하거나 도보로 10분 이상 걸어야 하기 때문에 리버버스도 대책이 되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출퇴근 시간에 환승이 오래 걸리면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하기 어렵다”며 “여름 장마철의 경우 비 때문에 이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업성 역시 미지수다. 2017년 서울시가 서울연구원에 타당성 용역을 맡긴 결과 비용편익비율(B/C)이 0.42에 불과했다. 이 비율이 1을 넘겨야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시민들은 퇴근하다 장을 보는 경우도 많다. (개인의) 여러 활동이 하나의 연장선상에서 이어져야 대중교통이 활성화될 수 있다”며 “현재로선 (리버버스가 사업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2017년 조사는 특정 구간에 리버버스 4대를 도입한 상황을 가정하고 검토한 것이고 이번에는 한강 전체에 도입하는 것이라 상황이 다르다”며 “리버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강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여=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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