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걸리면 당뇨 발병률 17% ↑…“남성이 더 조심해야”

캐나다 연구팀 감염자 12만5000명 추적
반론 의견도 다수 존재 “다른 바이러스에 의해서도 발병률 높아져”

캐나다 연구팀이 코로나19에 걸리면 당뇨병 발병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 당뇨병 발병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해당 내용이 실린 논문을 보도했다. 논문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나비드 잔주아 교수팀이 미국의학협회가 발행하는 의학저널(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게재됐다.

교수팀은 2020∼2021년 코로나19 감염자 12만5000명을 추적 분석했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후 1년 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17% 상승했다고 한다.

주목할 점은 남성과 여성에게서 당뇨병 발병률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남성은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은 22%에 달했다.

반면, 여성은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제외하고는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한 수치 변화는 없었다. 이 부분에 관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증과 경증 환자, 남성과 여성 모두를 포함해 평균을 냈을 때 코로나19 양성 판정 후 1년 이내에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17% 상승한 것. 이 점에 대해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기능을 상실한 베타세포가 늘어나면 인슐린 분비가 안 되고, 이로 인해 당뇨병이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해석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 표면의 ACE2(앤지오텐션 전환 효소 2) 수용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하는 과정에서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고 한다.

다른 분석도 내놓았다. 우리 몸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항체를 생산하는데 중증 환자의 경우 과도하게 생산된 항체가 오히려 우리 몸을 공격하고 이 과정에서 당뇨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이다.

뉴욕타임스는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보도하면서 반론 의견도 전했다.

코로나19 감염자는 치료 후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당뇨병 발병을 알게 된다는 의견이다. 즉,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해 당뇨병이 발병률이 높아지는 게 아니라 원래 있었지만 몰랐던 당뇨병을 정기 검진을 통해 알게 된 것뿐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반론은 바이러스 자체가 당뇨병 발병률을 높인다는 의견이다. 꼭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니어도 C형간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HCV)도 당뇨병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고 부연했다.

뉴욕타임스는 “연구결과는 의미 있지만 이번 연구가 코로나19 감염이 직접적으로 당뇨병을 발병한다는 증거를 제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코로나19 감염자의 스트레스도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고 언급했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