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돌아온 봄철 독감...마스크 벗자 병원마다 환자 만원
이번엔 소아·청소년 환자가 많아
“작년 예방주사 안맞았으면 접종을”
서울 방배동에 사는 주부 김모(37)씨는 17일 고열과 기침에 시달리는 세 살배기 아들과 소아과를 찾았다. 이날 소아과 진료 대기실에는 김씨 아들과 비슷한 호흡기 증상을 앓는 영·유아들이 가득했다.
김씨는 “평소 20분 정도 대기했는데, 오늘은 환자가 많아 두 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아들은 호흡기 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호흡기 질환 조심’ 안내문을 받고 주의했는데도 걸렸다”고 했다.
최근 인플루엔자 독감과 급성 호흡기 감염증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 수칙이 완화되고 봄철 야외 활동이 늘어난 것과 관련이 있다. 보통 국내 독감 환자는 11월 생기기 시작해 12월과 1월 정점을 찍는다. 4월까지 독감 유행 기간이지만 지난 3년 동안 봄철 유행은 드물었다. 그러나 작년 12월 말부터 하락세이던 독감 환자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이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15.2명이다. 독감 유행 기준인 4.9명의 3배 수준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4월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자는 42.1명이었다. 코로나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3월 셋째 주 11.7명보다는 늘었다.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도 3월 말 2122명으로 3월 첫째 주(973명)보다 약 2.2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등이 해제된 지난달 20일 이후 호흡기 환자가 증가한 데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 유행 때는 사람들이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독감은 유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다시 독감 환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조선영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 완화에 3월 개학이 겹치면서 독감이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독감은 코로나처럼 바이러스가 포함된 공기 중 비말로도 퍼진다. 이들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손에서 5분, 바이러스가 묻은 옷이나 휴지에서 8~12시간 살아남는다고 한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비누로 손을 씻고 양치를 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방문하지 않는 것이 좋다. 코로나 때처럼 개인 방역을 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한다.
특히 이번엔 소아·청소년 환자가 많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1~6세가 19명, 7~12세가 25.8명, 13~18세가 23.9명이다. 50~64세는 7.6명, 65세 이상 고령은 4.3명이었다. 걸리면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 등)를 투약한다.
독감 증상은 고열과 함께 기침이나 인후통 등을 동반한다. 전신 통증이나 구토 등도 있을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은 3~7일 후 자연적으로 증상이 호전된다. 휴식하면서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65세 이상, 당뇨병, 만성 폐질환자 등은 독감이 치명적일 수 있다. 독감 예방 접종의 효과는 약 6개월이다. 작년 겨울 예방 주사를 맞았다면 올봄 다시 접종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맞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맞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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