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으로 풀어낸 '사물'? "사물을 철학하게 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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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 속 사물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그 외피를 철학으로 열어 안으로 들어가는 책 '사물의 철학'이 출간됐다.
저자에게 사물은 독자에게 철학을 '주입'하는 일방향의 문이 아니라, 그로부터 촉발되고 자유롭게 횡단케 하는 '열린 문'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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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우리 일상 속 사물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그 외피를 철학으로 열어 안으로 들어가는 책 '사물의 철학'이 출간됐다.
책은 어렵고 딱딱한 철학 용어를 피하고 친숙한 일상의 언어로 철학을 풀어내는 데 주안을 뒀다.
저자에게 사물은 독자에게 철학을 '주입'하는 일방향의 문이 아니라, 그로부터 촉발되고 자유롭게 횡단케 하는 '열린 문'인 까닭이다. '철학으로 풀어낸 사물'이 아니라 '사물을 철학하게 하는' 글이다.
문에 달린 조그만 경첩에서 시인 이상의 작품을 떠올리고, 장자가 진리라 여긴 '도의 지도리'를 연상하는 식이다.
물티슈에서 독일 나치가 내세웠던 '오염'과 '순결'의 논리로 이어지며 현대 한국의 '백색 신화'를 겨냥하거나, 보자기에서 복(福)의 염원을 발견하고 리더가 갖추어야 할 진정한 카리스마의 의미를 되짚는다.
책은 총 4부에 걸쳐 사물의 이름을 가나다순으로 정렬했다. 순서대로 따라 읽어도 좋고 집히는 대로 발췌해 읽어도 괜찮다.
문학평론가인 신형철 서울대 교수는 "이 책에서 그는 마치 처음인 듯 사물 하나하나를 다시 사용하면서 세계를 근원적으로 경험해보려 노력한다"며 "'배달통'의 무의식을 프로이트와, '백팩'의 효용을 니체와 궁리하는 대목, 혹은 물티슈에서 '나치즘'으로, '보자기'에서 '카리스마'로 넘어가는 대목들은 과감함이며 이 책의 개성을 이룬다"고 했다.
△ 사물의 철학 / 함돈균 저 / 난다 / 1만7000원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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