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6. 남양주 우석헌자연사박물관

경기일보 2023. 4. 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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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시대 시간여행
남양주시 진접읍에 위치한 ‘우석헌 자연사 박물관’은 지난 2003년 12월 개관했으며 각종 공룡, 광물 화석 등이 전시된 박물관이다. 우석헌은 ‘어여쁜 돌의 집’이란 의미로 다양한 전시관람 및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은 대형 공룡 모형으로 꾸며진 박물관 건물. 김시범기자

 

호기심 가득한 어린이나 일상이 지루하고 시시해진 어른이 찾아봐도 좋을 매력적인 공간이 있다. 지구 역사와 생명의 신비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곳이다. 화석으로 남은 과거의 생명체와 광물, 암석을 통해 46억 년의 나이를 가진 지구의 역사와 다양한 생명체의 신비를 풀어주는 우석헌자연사박물관(관장 한국희)은 남양주시 진접읍 금강로 1095에 있다.

■ 어여쁜 돌의 집, 우석헌

‘우석헌’이란 이름은 설립자 김정우의 아호인 ‘우석(愚石)’에서 유래한 것인데, ‘어여쁜 돌의 집’이라는 뜻이다. 다양하고 희귀한 진본의 화석과 광물을 전시하고 있는 우석헌자연사박물관은 2003년에 개관하여 올해 20주년이 되었다. “화석과 광물은 광활한 우주공간 속에 한 점으로 존재하는 우리 지구를 생생하게 이해하는데 중요한 통로가 됩니다. 우석헌자연사박물관은 세계에 흩어져 있는 화석, 광물, 암석 산지를 직접 탐방하여 최고의 가치와 학술적 의미를 가진 표본과 자료를 수집하여 전시하고 있습니다. 우석헌은 관람객 여러분들에 의해서 완성될 것이며, 함께 하는 기관과 사람들로 인해 빛이 날 것이라 믿습니다.” 한국희 관장의 말처럼 우석헌자연사박물관은 지역 및 관람객과의 소통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한다. 관람객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였고 최근 유튜브를 통해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층 상설전시실에 전시된 각종 공룡, 광물 화석들. 김시범기자

■ 생명의 신비와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곳

박물관은 모두 8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생명의 신비, 1억년의 지배자, 바다-생명의 요람, 포유류의 승리, 순환하는 암석, 제2의 석기시대, 광물의 세계, 야외 기획전시실이 그것이다. 30여 년간 체계적으로 수집된 공룡, 광물, 암석 등 지질관련 자연사 표본을 2층과 3층, 별관(디스커버리센터)로 구성된 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자유 이동식 전시대, 4면 관찰식 전시대 등 3세대 전시 기법을 도입하여 재미있게 구성했다. 입체적으로 설계한 상설전시실의 붉은 바탕색은 관람객의 시선을 유물에 집중하도록 도와준다.

생명체는 언제 어디에서 생겨났을까? 신주경 학예연구사의 해설에 귀를 기울이며 시간 여행을 시작한다. 신비로운 역사를 간직한 화석(化石) 앞에서 발을 멈추고 대화를 나눈다. 맨 처음 만나는 화석은 지구상에 가장 먼저 출현한 생명체들의 모습을 간직한 화석이다. “고생물의 유해나 흔적이 남아 있는 화석을 살펴보면 생물체의 구조나 생활환경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기원전 37억년 무렵의 화석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가 가장 먼저 만나는 화석인데, 모양이 마치 영지버섯 같다. 척추를 가진 물고기화석과 마주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생명체의 모양과 빛깔이 아름다워진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연꽃처럼 보이는 화석은 또 무엇일까? “바다나리 화석인데, 바다나리는 사실 식물이 아니라 동물입니다.” 물론 지금도 산호처럼 동물과 식물의 특성을 가진 생명체들이 존재하고 있다.

쥐라기를 대표하는 동물은 역시 공룡이다. 공룡 시대 바다에 살던 파충류로 어룡이라고도 하는 이크티오사우루스(Ichthyosaurus)의 화석이 완벽하다. 바다 깊은 곳에서도 앞을 볼 수 있는 크고 발달한 눈을 가진 이크티오사우루스의 지느러미에 아직 발가락뼈가 남아 있다. 본래 육지에서 살다가 바다로 내려온 증거다. “이 동물은 돌고래를 많이 닮았습니다. 전혀 다른 생물이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모습으로 진화하는 것을 ‘수렴진화’라고 하지요.”

2층 상설전시실에 전시된 수중 공룡 체험실. 김시범기자

■ 작은 광석 하나에 우주의 역사가 담겨 있다

백악기에는 식물들도 크게 번성한다. 온전한 형태의 나뭇잎 화석들이 시선을 끈다. 공룡 화석이 다양하다. 유치원생들도 수십 종의 이름을 외울 정도로 공룡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공룡의 똥 화석과 공룡의 몸에 들어있었던 ‘위석’은 음식물을 갈아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매머드의 이빨을 정면과 측면에서 관찰하도록 설계한 유리관이 이채롭다. 이제는 신비로운 광물들이 나타난다. 공작석 (Malachite), 방해석 (Calcite), 황철석 (Pyrite), 금강석 (Diamond), 청금석 (Lazulite), 운석 (Meteorite) 등 광물의 종류도 여러 가지다. 금강석과 운석을 뺀 나머지는 처음 알게 된 이름이다.

생명체를 존재하게 한 방해석(Calcite)이 궁금하다. “흐물흐물한 연체동물들은 딱딱한 껍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많아요. 공룡 시대의 암모나이트를 비롯해 조개나 다슬기, 달팽이와 껍질들의 재료가 바로 방해석이지요. 방해석은 칼슘과 탄산이 만나서 만들어진 광물입니다. 이 방해석은 연체동물의 집은 물론 인간의 집을 짓는데 사용되는 시멘트를 만드는 원료입니다.” 청금석(Lazulite)은 또 어떤 광물일까? “파랑색보다 더 깊은 군청색은 ‘울트라마린’이라고도 합니다. 청금석으로 만든 물감을 군청색이라 불렀지요. 파랑색 물감이 귀했던 옛날 유럽에서는 같은 무게의 금보다 더 비쌌다고 해요. 청금석을 잘 살펴보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반짝한 금색의 황철석이 보입니다.”

스밀로돈(Smilodon)은 메머드와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거대한 고양잇과 동물이다. 매우 강한 힘이 있어 이빨로 먹잇감의 숨통을 끊었다고 한다. 커다란 이빨은 짝에게 구애하는데도 사용되었다. 이런 동물이 지구에서 사라졌다! 강하다고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메갈로돈(Megalodon)은 지구에 존재했던 가장 거대한 상어로 사람을 한 입에 삼킬 수 있다. 이 거대한 생물의 화석은 매우 희귀하다. 물렁물렁한 상어 뼈는 화석으로 남기 어렵지만 딱딱한 이빨은 화석으로 남았다. 수백개의 이빨을 가진 메갈로돈보다 4천만년이나 먼저 지구에 등장한 귀상어는 여전히 살아있지만 메갈로돈은 오래 전에 사라졌다. 강하다고해서 오래 살아남고 먼저 나타났다고 해서 먼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게 바로 진화다.

3층 야외 쥐라기파크에 전시된 각종 공룡의 모형들. 김시범기자

■ 살아갈 지구의 건강한 회복 길잡이

분화석(Coprolite)은 짐승의 똥도 화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똥화석은 귀해요. 딱딱한 뼈보다 화석으로 남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지요. 과학자들은 똥화석을 통해 공룡이 무엇을 먹었는지, 위장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예상합니다. 육식공룡의 똥화석은 길쭉한 반면, 초식공룡의 똥화석은 찌그러진 축구공처럼 생겼지요.”

중생대를 대표하는 공룡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초식공룡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갑옷이나 뿔 혹은 커다란 몸집을 만들었고, 육식공룡은 날카로운 발톱과 더 빨리 달리기 위한 신체를 만들었다. 그런데 초록색이나 갈색이라고 믿었던 공룡이 화려한 색을 가지고 있거나 깃털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공룡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다양한 모습을 상상해볼 것을 권한다. 공룡에 대한 편견처럼 겉모습과 소문으로만 듣던 다른 사람에 대한 나의 생각도 틀릴 수 있으니 편견을 거두고 자신을 돌아보자고 권유하고 있다.

박물관에서는 상설 체험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화석발굴체험은 매우 인기가 많다. 수정 모래액자 만들기를 비롯해 화석 레플리카 만들기, 보석 유리병 목걸이 만들기, 암모나이트 지우개 만들기, 나만의 별자리액자 만들기도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기 좋은 체험 프로그램이다. 점점 병들어가는 지구, 멸종해 가는 생명체들을 지켜보면서 건강한 지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석헌자연사박물관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지구의 건강한 회복을 고민하고 있다.

남양주시에는 문화유산이 풍부하다. 우석헌자연사박물관은 남양주시의 주변 환경과 관계 기관들과 긴밀하게 연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시민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근처에 둘러볼만한 곳으로 모란미술관과 광릉 국립수목원이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끼기에 좋은 계절이다. 우석헌자연사박물관은 이런 바람을 한꺼번에 충족시켜줄 훌륭한 교실이자 놀이터이다. 김영호 한국병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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