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200대1vs지방은 미달… 규제완화에 양극화 심화된 청약시장
거제·군산은 청약 인원 단 한 명이기도
추첨제 물량 확대 등 규제완화로 2030 관심↑
분양시장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는 청약 경쟁률이 수백대 일 기록하고 있지만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에 허덕이고 있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되면서 신혼부부 등 2030을 중심으로 ‘청약 영끌’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1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경기 화성시 ‘동탄 파크릭스’ 438가구 모집에 3049명이 몰리면서 경쟁률 6.96대1를 기록했다. 최근 지방에서 분양 진행한 단지들 대거 미달 발생한 것과 대조적이다. 동탄 파크릭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110㎡ C타입으로 241대 1의 경쟁률까지 보였다.
지난 4일 진행된 ‘동대문구 휘경자이 디센시아’ 1순위 청약에서도 329가구 모집에 1만7013명이 신청해 평균 51.7대 1을 기록했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자이디그니티는 지난 2월 1순위 청약에서 일반공급 98가구에 1만9478명이 몰리면서 198.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은평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도 일반공급 214가구 모집에 2430명이 신청해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지방은 미분양이 속출 중이다. 경남 ‘거제 한내 시온 숲속의 아침뷰’와 전북 ‘군산 한성필하우스’는 청약 인원이 단 1명인 경우도 있었다. 경기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은 모든 평형에서 미달이 났다. 부산항 인근의 두산위브 더제니스오션시티는 청약 미달률이 53.5%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의 1·3 부동산 대책에서 규제를 대폭 완화한 영향이다. 중도금 대출 분양가 기준 폐지, 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 무순위청약 시 실거주 의무 폐지 등 규제 완화로 서울에 실거주자가 아닌 투자 수요까지 몰리게 된 탓이다. 지난 7일부터는 수도권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기존 최장 10년에서 최대 3년으로 줄어들면서 서울·수도권 분양 시장의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에서 분양된 단지는 393가구 모집에 2만2012건이 접수돼 평균 56.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3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인 작년 4분기(10~12월) 청약 경쟁률이 평균 5.9대1이었던 것에 비해 10배가량 뛰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일부 지역 청약 열풍에 대해 2030 젊은 세대들의 ‘청약 영끌’이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이거나 수도권의 일부 호재 지역 등 투자 가치가 있는 지역에 구매력 있는 2030세대의 청약 도전이 경쟁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박지만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청약을 넣은 사람들의 나이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보통 특별공급에 청약을 넣은 사람들이 1순위도 같이 넣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애최초나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 경쟁률이 높으면 젊은 사람들이 많이 넣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순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순위 청약 모집에 평균 51.7대 1을 기록한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특별공급에서도 371가구 모집에 5577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15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추첨제 물량 확대로 인해 2030 세대의 청약 기회가 커진 것도 영향이 있다. 특히 지난 1일부터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강남3구·용산구에서도 전용면적 85㎡ 이하 청약 물량에 대해 추첨제로 당첨자를 뽑기로 하면서 자금 동원 능력이 있는 2030들이 대거 청약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강남권에서 분양되는 규제지역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주변 단지 시세 대비 낮은 수준에서 분양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수도권과 서울 지역 위주로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는 양극화 현상은 점점 더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대표는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분양가”라며 “5대 광역시에서는 분양가가 4억~6억대 사이 정도는 돼야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공사비랑 원자재값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아무래도 지방 분양시장은 계속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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