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멕시코, ‘좀비 마약’ 펜타닐 공조… “中, 원재료 공급 통제해야”

홍정수 기자 2023. 4. 1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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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정책을 놓고 갈등하던 미국과 멕시코가 '죽음의 마약'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확산을 막기 위해 손을 잡았다.

미국은 세계 최대 마약 소비국, 멕시코는 주요 마약 공급국이어서 그간 마약 정책을 두고 종종 충돌했다.

펜타닐 오·남용으로 연간 7만 명이 숨지는 미국은 자국 내 펜타닐이 중국에서 공급되는 화학물질을 기반으로 멕시코 마약 범죄집단(카르텔)이 생산한다고 보고 있다.

야당 공화당의 일부 의원은 올 1월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펜타닐 공급을 막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도록 승인하는 법안까지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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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재료로 카르텔이 제조-유통 판단
마약 놓고 싸우던 두나라 공동대응
美 펜타닐 오남용 사망자 연 7만명
효과 강력하고 저렴해 젊은층 선호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도심에 펜타닐 등 마약을 복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대거 모여 있다. 일부는 노숙인과 비슷한 차림새다. 트위터 캡처
마약 정책을 놓고 갈등하던 미국과 멕시코가 ‘죽음의 마약’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확산을 막기 위해 손을 잡았다. 미국은 세계 최대 마약 소비국, 멕시코는 주요 마약 공급국이어서 그간 마약 정책을 두고 종종 충돌했다. 하지만 펜타닐 원료의 핵심 공급처인 중국을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해 중국발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펜타닐 오·남용으로 연간 7만 명이 숨지는 미국은 자국 내 펜타닐이 중국에서 공급되는 화학물질을 기반으로 멕시코 마약 범죄집단(카르텔)이 생산한다고 보고 있다. 유통과 제조는 멕시코에서 이뤄지지만 원재료는 중국에서 온다는 뜻이다. 멕시코 또한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서한을 보내 펜타닐 통제를 요청했다.

이로 인해 현재 미국에서는 펜타닐 계열의 합성마약이 ‘차이나 화이트’라는 은어로 불린다. 두 나라의 대중국 압박 공조가 강화되면 펜타닐이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갈등 뇌관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펜타닐 공급원’ 中 맞서기 위해 공조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0일 기자회견에서 “펜타닐 대책 협의를 위해 정부 관계자가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양국 협력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취임한 좌파 성향의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당초 멕시코 내의 마약 공급처를 강력하게 단속하는 미국의 정책에 반감을 보였다. 그는 미국 내 마약 수요부터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며 “미국의 펜타닐 문제는 가정 붕괴 탓”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런 그에게 반감을 보였다. 야당 공화당의 일부 의원은 올 1월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펜타닐 공급을 막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도록 승인하는 법안까지 발의했다.

이랬던 두 나라가 손을 잡은 것은 마약 원료의 주요 공급지이면서도 수수방관하는 중국 정부의 태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는 6일 “미국 마약 문제의 근본 원인은 미국에 있다. 국내 감독을 강화하고 수요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10일 회견에서 시 주석에게 서한을 발송했는데도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그는 “중국이 펜타닐 원료를 생산하지 않는다면 어디에서 생산되는 건가. 멕시코는 아니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중국을 비판했다.

● 美 젊은층 사망 원인 1위…年 7만 명 숨져

분말 형태의 펜타닐은 다른 마약과 섞이기 쉽고 효과가 강력한 데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4∼8g만으로도 성인 1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어 특히 미국 젊은층이 선호한다.

하지만 성인이 2㎎ 정도의 미량만 복용해도 사망할 만큼 위험 또한 크다. 좀비 마약이란 이름이 붙은 것도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뇌가 망가져 비틀거리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목격된 탓이다.

지난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에 따르면 펜타닐 오남용은 18∼49세 미국인 사망 원인 1위다. 연간 최소 7만 명이 이로 인해 숨진다. 여러 마약으로 인한 사망자 중 펜타닐을 과다복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율 또한 2015년 17.5%에서 지난해 68.3%로 치솟았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펜타닐 공급을 줄이고 마약중독 치료와 재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마약 판매 등도 대대적으로 단속하는 등 ‘마약 과다복용 대유행(overdose epidemic)’과의 전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펜타닐의 효과 지속 시간을 늘리기 위해 동물용 진정제 ‘자일라진’을 섞은 신종 마약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자일라진 또한 중국 유통업자들이 제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2월 처방전 없는 자일라진 불법 반입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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