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 사인하면 끝나는 시대 지나...거래 확실성이 관건”

2023. 4. 1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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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균 ‘광장’ M&A 전문변호사
가격 조정조항 많이 넣는 추세
박경균 법무법인 광장 M&A 전문 변호사가 11일 서울 중구 법무법인 광장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작년에는 금리나 환율 등으로 인한 조달 문제로 사인하고 나서 딜 클로징(거래종결)이 안 되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앞으로는 거래종결의 확실성, 즉 ‘딜 서튼티(Deal Certainty)’가 주요 이슈가 될 것입니다.”

박경균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11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향후 M&A(인수합병) 시장의 주된 관건은 거래의 확실성 여부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도장을 찍은 뒤 거래종결까지 비교적 순조로웠던 과거와 달리 경기침체로 M&A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클로징 시점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지난 10여년 간 광장에서 굵직한 M&A 딜을 자문해온 박 변호사는 앞으로 거래종결의 확실성을 높이기 위한 계약상 조치들이 많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계약서 협상할 때 딜 서튼티 관련 조항들에 관한 이슈가 많이 얘기 되는 것 같고, 딜이 길어지다 보니 언제 클로징 될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해 가격조정조항도 요즘 많이 넣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도인 입장에선 매수인의 자금조달 능력에 관한 진술 및 보장이나 확약 등을 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선 자금조달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증빙을 요구하는 조항을 넣기도 한다”며 “통상 금융기관으로부터 투자확약서(LOC)를 받을 정도면 계약이 체결되기 위한 선행조건은 충족된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절차와 과정이 중시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변호사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던 2020년에도 한 포럼에 참석, 향후 M&A 거래에서 딜 확실성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사인했는데 딜 종결이 안 되는 상황이 처음 발생했던 게 코로나가 시작되면서부터였다”며 “당시에는 코로나와 같은 천재지변에 따른 시장변화를 예상했지만, 이제 경제 변동성에 따른 위기가 찾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올해 주목할 M&A 딜 트렌드로 JV(조인트벤처)와 카브아웃(대기업이 매각하는 자회사나 사업을 사들여 성장시키는 것)딜을 꼽았다. 시장이 다변화되고 변동성이 커진 만큼 홀로 시장에 나서는 것보다는 안정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구조를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카브아웃딜의 경우 과거엔 대기업이 비핵심자산을 매각하는 것에 초첨이 맞춰졌으나, 최근에는 경쟁력 있는 사업부를 비싼 값에 매도하고 이를 통해 다른 사업부문 역량을 강화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박 변호사는 2019년 대표적인 카브아웃딜 사례인 IMM PE의 린데코리아(현 에어퍼스트) 인수 법무자문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는 “기존 하나의 기업 안에 있던 사업부를 가져와서 양수인이 잘 운영할 수 있을까 관점에서 검토가 선행돼야 하고, 일부 사업 부문을 떼서 팔다 보면 그 사업 부문에 속한 인허가나 계약조건 등이 무리 없이 잘 넘어갈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변호사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나타난 새로운 변화로 동종업계 간 인수합병의 증가를 꼽았다. 그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인수, 선박 제조사들의 엔진 사업부문 인수 등 시너지나 효율성 차원에서 관련 사업을 인수하려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공정성 이슈가 과거보다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올해 M&A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문제를 겪었던 지난해보다는 한층 나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M&A 시장을 주도하던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과 대기업들의 활동 반경이 넓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대형 PEF들의 경우 블라인드 펀드를 소진하기 위해 조금씩 매물을 알아보는 것 같고 대기업들도 작년에는 몸을 사리는 상황이었지만 1분기만 봐도 활발히 입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최대 빅딜로 꼽히는 HMM 매각과 관련해선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영구채 문제를 어떻게 풀 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최근 진행된 매각 관련 자문단 선정에서 광장은 법무자문을 맡게 됐다. 김상훈 기자

awar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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