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SD바이오센서 초대박의 ‘돈 맛’ 보던 친족사의 출현

신성우 2023. 4. 1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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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진단] SD바이오센서②
조영식 회장, 적대적 M&A 딛고 재기
코로나19 신속 진단키트로 ‘잭팟’
쾌속 성장 한 켠 친족기업 속속 등장

기회는 자주 주어지지 않는다. 자주 찾아오면 그건 일상이지 기회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신흥 재벌’ SD바이오센서 창업자 조영식(62) 회장은 집중했고,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 성공신화를 썼다. 시련이 있었지만, 끝은 창대했다.

신화의 진원지 체외진단 시약 업체 에스디바이오센서㈜와 바이오노트, 개인 투자회사인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 등 핵심 3개사와 친족기업들에 이르기까지 계열 형성 스토리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갖는 이유다. 

적대적 M&A로 SD 경영권 상실

조 회장은 서울대 수의학과 학·석·박사 출신이다. 녹십자에서 진단시약 개발 및 마케팅을 담당했다. 1999년 2월 인체진단용 시약 업체 에스디(SD·현 한국애보트진단) 창업으로 이어졌다. 38살 때다. 2003년 3월에는 동물용 진단업체 에이젠(현 바이오노트)을 차렸다.  

SD는 설립 4년만인 2003년 1월 주식시장에 입성할 정도로 사업이 짧은 기간 제 궤도에 올랐다. 상장 뒤에는 한 단계 더 레벨-업 됐다. 매출이 2002년 64억원에서 2009년에는 673억원으로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2억원에서 7년새 322억원으로 뛰었다. 

호사다마. 한창 승승장구, 탄탄대로를 달리던 조 회장이 2009년 8월 경영권 상실 위기에 노출됐다. 미국 제약사 엘리어(Alere․현 애보트)가 SD를 타깃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했다. 

집요했다. 이듬해 3월까지 3차례에 걸친 2320억원 공개매수를 통해 SD 지분 72.45%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6월에는 상장 폐지까지 했다. 조 회장은 경영권을 잃었다. 당시 SD 1대주주로서 보유했던 지분 29.45%도 모두 정리했다. 

SD바이오센서 계열 M&A 개요

경영권 대가 현금 1300억, 재기 ‘밑천’

절치부심. 2011년 1월 기회가 찾아왔다. 현 SD바이오센서㈜를 인수했다. SD바이오센서는 SD가 엘리어에 넘어간 그 해 12월 인적분할을 통해 체외진단시약 부문 SD(존속)와 혈당사업부 SD바이오센서(신설)로 쪼개진 법인이다. 이를 한 달 뒤 조 회장(72%)이 엘리어 소유의 지분 96%를 개인 등 48명과 함께 사들인 것. 

맞교환 성격이다. 당시 조 회장은 1대주주(82.07%)로 있던 바이오노트는 SD에 넘겼다. 하지만 현 바이오노트 또한 되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14년 11월 조 회장(79%)과 SDB인베스트먼트(21%)가 SD가 보유한 지분 100%를 480억원을 주고 다시 매입했다.  

조 회장이 SD바이오센서와 바이어노트를 인수하는 데 자금이 문제될 것은 없었다. SD(29.45%․942억원)와 바이오노트(82.07%․255억원) 경영권 대가로 당시 손에 쥔 돈이 도합 1300억원이나 됐다.  

SDB인베스트(당시 범진종합관리)를 사들인 것도 이 무렵인 2013년 2월이다. 원래는 빌딩관리 및 청소용역 등을 하던 곳이지만 인수 이후 사재 500억원을 출자해 개인 투자회사로 만들었다. 이 정도로 조 회장은 당시에도 개인 보유 현금이 많은 재력가였다.

SD바이오센서, 바이오노트 재무실적

핵심 3개사 1대주주→강력한 오너십

‘[거버넌스워치] SD바이오센서 ①편’에서 얘기한 대로, 현 SD바이오센서 계열 총자산이 5조원에 육박한다는 것은 진단 시약의 ‘한 우물’을 파다가 2020년 코로나19 신속 항원 진단키트 개발로 ‘잭팟’이 터지며 일개 중소기업에서 짧은 기간 일약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SD바이오센서가 올해 1월 미국 체외진단 업체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 지분 100%를 15억달러(약 2조원)에 달리 인수할 수 있었던 게 아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빅딜’이다. 

조 회장의 SD바이오센서 계열에 대한 오너십은 강력하다. SD바이오센서㈜와 바이오노스 지분 31.23%,, 49.78%를 보유한 1대주주다. 이어 바이오노트 소유의 SD바이오센서 23.61%, S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SD바이오센서 3.05%․바이오노트 13.09%와 합하면 조 회장의 사업 주력사의 실질 지분은 57.89%, 62.87%에 달한다. 

이어 양대 주력사 아래 인도, 인도네시아 생산공장 등 11개 해외법인을 비롯해 13개 계열사가 포진해 있다. 이에 더해 친족기업 엠에스코와 엠앤디인터내셔널을 합해 총 19개사 SD바이오센서 계열을 형성하고 있다. 

한 때는 친족사가 5개사나 됐다. 다분히 2세 승계용으로 준비한 듯한 계열사도 존재했다. 이랩㈜, 에임㈜, 에임텍…. 2020년 이후 SD바이오센서 초대박의 ‘돈 맛’을 함께 맛보던 곳이다. (▶ [거버넌스워치] SD바이오센서 ③편으로 계속)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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