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의 LX' 3년차 성적표… 무역만 웃었다

김동욱 기자 2023. 4. 1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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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총수家에 '올인' 하는 LX그룹] ① 계열사 간 균형 및 주주가치 제고 필요성

[편집자주]LX그룹의 독립경영이 3년차에 접어들었다. LG에서 5개 회사를 떼어내 계열분리한 LX는 불과 2년여 만에 자산총액 11조원, 재계순위 40위권대의 그룹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지난 성장 과정에 찬사만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와 경영권 승계를 목적에 둔 정지작업과 관련해 세간의 눈총을 받는다. 지배구조부터 후계구도에 이르기까지 LX그룹의 면면을 톺아봤다.

LX그룹이 올해로 독립경영 3년차를 맞았다. 사진은 구본준 LX그룹 회장.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구본준의 LX' 3년차 성적표… 무역만 웃었다
②대기업집단 지정 앞둔 LX… 독립경영 '안착' 투명성 제고 '숙제'
③LX 움직이는 '구본준의 남자들'
④세대교체 준비 LX… 구형모의 무게감, 구연제도 등판 가시화
⑤배당이어 상표권 수익… '첫 배당' LX홀딩스, 지분 확보 속도낼 듯
LX그룹이 LG그룹에서 독립경영을 시작한 지 올해로 3년차다. 출범 후 자산규모가 10조원을 넘기고 국내 재계 순위 40위권에 오르는 등 성장세를 보이지만 계열사별 실적은 엇갈린다. 주요 계열사 중 유일하게 실적 개선에 성공한 LX인터내셔널에 대한 의존도만 더 높아졌다.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 속에 이렇다 할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내놓지 않아 주주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주요 계열사 중 LX인터내셔널 홀로 실적 개선… 의존도 과중


LX그룹은 2021년 5월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를 시작하며 독립경영에 나섰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형인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18년 별세한 후 LX인터내셔널(LG상사), LX하우시스(LG하우시스), LX세미콘(실리콘웍스) 등을 중심으로 분가에 나섰다. LX그룹은 2021년 말 자산규모 10조622억원을 기록하며 대기업 집단 요건을 충족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6월 LG그룹과의 친족독립경영(친족 분리)을 공식 인정했다.

LX그룹이 독립 후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는 것 같지만 주요 계열사별 실적 편차가 컸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영업이익 9655억원을 거두며 주요 계열사 중 유일하게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전년 대비 47.1% 개선됐다. 물류 운임 및 환율 상승 등 대외 여건이 개선된 덕분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은 석탄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주저 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LX인터내셔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6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34.9% 줄어들 것으로 봤다.

LX하우시스와 LX세미콘은 지난해 실적 악화를 겪었다. LX하우시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149억원을 기록, 전년(705억원)보다 78.9% 급감했다. LX세미콘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6.0%(3696억→ 3106억원) 축소됐다. LX하우시스는 국내 부동산 경기 냉각, LX세미콘은 글로벌 수요 부진 영향을 받았다. LX하우시스와 LX세미콘은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2%(69억→ 4억원), 69.8%(1279억→ 386억원) 줄며 실적 개선에 실패할 전망이다. 두 회사가 실적 개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동산·디스플레이 업황이 좋아져야 하는데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있어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는 LX그룹이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LX인터내셔널에서 나오는 등 그룹 실적이 LX인터내셔널에 치우쳐 있어서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 18조7595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주요 계열사들은 ▲LX하우시스 3조6112억원 ▲LX세미콘 2조1193억원 ▲LX MMA 7832억원 등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LX인터내셔널 9665억원 ▲LX하우시스 149억원 ▲LX세미콘 3106억원 ▲LX MMA 547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주요 계열사들의 영업이익을 다 합쳐도 LX인터내셔널에 못 미친다.


'주가 하락' LX그룹… 배경엔 소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


사진은 서울 LX그룹 본사. /사진=최유빈 기자
계열사들의 주가는 그룹 출범 초기와 비교했을 때 대부분 하락했다. 지주회사 LX홀딩스의 주가는 상장 첫날인 2021년 5월27일 1만2000원으로 마감된 뒤 등락을 반복하다가 올해 3월 말 8600원 안팎을 기록했다. 28.3%가량 떨어졌다.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한 LX인터내셔널은 같은 기간 9.2%(3만1950→ 2만9000원선) 하락했고 LX하우시스는 9만5400원에서 3만3000원 안팎으로 3분의1 토막 났다. LX세미콘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다가 LX홀딩스 상장 첫날 주가(10만7500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3월 말 거래됐다.

LX그룹 계열사들의 주가 부진은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이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의도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증여 및 상속시 주가가 낮으면 총수일가가 부담해야 하는 세금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첫 배당에 나선 LX홀딩스는 2022년 실적에 대한 연간 주당 배당금 310원을 결의했는데 주가 부양보다는 총수일가의 주머니를 채우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반 주주들은 LX그룹 경영진들이 주주가치 제고에 힘 쏟아야 한다고 토로한다. 포털사이트 LX홀딩스 종목토론방에는 "주주환원 정책이라고 내놓은 게 고작 연간 배당금 300원"이라며 "분기별 배당이라도 실시하라"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다른 LX그룹 계열사들의 종목토론방에도 "경영진이 주가 방어에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주가 상승을 위해 무상증자를 추진하라"는 등의 글이 게재됐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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