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즈위버 디 오케스트라 "명불허전 음악 맛집"

홍수민 객원기자 2023. 4. 1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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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기념 오케스트라 성황리에 종료… 다음 공연 예정돼
- 4월 9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테일즈위버 디 오케스트라'

리그오브레전드, 메이플스토리, 리니지, 로스트아크, 가디언테일즈 등 최근 게임을 주제로 한 오케스트라 공연이 연이어 개최되고 있다. '정장 입고 가는 격식 있는 문화 생활'이라는 오케스트라의 뿌리 깊은 고정관념을 깨고 조금 더 우리에게 친숙한 자리로 다가온 것이다.

기자의 경우 게임 오케스트라 공연은 메이플스토리의 '심포니 오브 메이플스토리'가 처음이었다. 다른 오케스트라 공연과 달리 연주와 함께 대형 스크린에서 게임 영상이 상영되는, 전반적으로 신나고 활기찬 분위기가 낯설지만 퍽 즐거웠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넥슨 테일즈위버는 게임도 물론이지만 수려한 OST로도 유명하다. 말하자면 입이 아플 'Second Run', 'Reminiscence'를 비롯해 제목은 익숙지 않더라도 멜로디를 들으면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을 친숙한 곡들이 많다.

그렇기에 테일즈위버 유저들은 게임 테마 오케스트라를 가장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 게임 OST 버전으로 들어도 이렇게 좋은데 실제 공연에서는 대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 시선 강탈 젤리삐

9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 들어서자 '테일즈위버 디 오케스트라'를 고대한 인파가 문전성시를 이뤘다. 소싯적 젤리삐 좀 잡아 본 모험가들이 총 출동한 모양새였다. 젤리삐 테마로 꾸민 포토존 앞에서는 기념 사진을 촬영하기 위한 대기열이 길게 늘어섰다.

다른 게임 오케스트라는 공연장에서 한정 굿즈를 판매하거나 웰컴 굿즈를 배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테일즈위버 디 오케스트라는 프로그램북 부록인 스티커가 전부였다. 다소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좌석에 착석했다.

- 공연 시작 전 설레는 마음으로 착석

테일즈위버 디 오케스트라는 '여정의 시작'과 '모험', '우리 다시 여기'라는 세 개의 테마를 공연에 담아냈다. 여러 게임 오케스트라 지휘 경력을 보유한 안두현 지휘자와 아르츠심포니오케스트라가 심포니 오브 메이플스토리에 이어 호흡을 맞췄다.

테일즈위버의 로그인 BGM 'Tales are about to be weaved'가 공연의 서막을 올렸다. '발현(Apparition)'과 'Second Run', 'Good Evening, Narvik' 등이 배치된 1부 공연은 전반적으로 과한 영상 상영보다는 테일즈위버 음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 추억 돋는 그 시절 감성

현악기 선율 위주로 편곡된 발현은 역시 오케스트라로 들으니 스케일이 남달랐다. 가장 기대했던 세컨드 런 또한 명불허전이었다. 피아노 선율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1부에서 가장 좋았던 곡은 예상 외로 'Not Ended Fantasy'였다. 에피소드 1의 엔딩 크레디트에 수록된 곡이다. 세피아 톤으로 그려진 아이들의 모습과 기타 선율이 "우리들의 모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외치는 것 같아 뭉클한 감상을 받았다.

테일즈위버 원작 '룬의 아이들' 시리즈의 신작인 블러디드 헌정곡 'Prelude-Blooded'가 1부의 막을 내렸다. 막시민의 시점에서 바라본 전주곡이라는 콘셉트로, 막시민 테마답게 바이올린 선율이 잔잔하게 흐르다 고조되며 마무리한다. 원작 룬의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존중이 느껴지는 것이 좋았다.

- 보리스-이솔렛 기자의 영원한 원픽 커플

10여 분의 인터미션 이후 이어서 진행된 2부 공연은 캐릭터 테마 위주였다. 그래서인지 1부보다 영상 활용도가 높았다. 모두가 예상한 'Reminiscence'와 'Third Run', 'Forth Run' 및 이스핀의 테마 'Season of Fate', 티치엘 테마 'Fortuna Eclipse', 리체 테마 'Adenium', 막시민 테마 'Hardboiled Rhapsody'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섬세한 일러스트가 캐릭터 테마곡의 몰입을 도왔는데, 레미니센스의 보리스-이솔렛 일러스트와 에센스~하늘에 닿는 자의 조슈아 일러스트가 특히 아름다웠다. 2부에서 가장 좋았던 곡은 막시민 테마곡인 하드보일드 랩소디였다. 불안하고 복합적인 내면을 가진 막시민이 바이올린 선율로 잘 표현된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프로그램에 수록된 모든 곡을 마친 안두현 지휘자는 직접 청중의 박수 갈채를 이끌어내고 공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많은 분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온 공연이라는 소리를 듣고 큰 부담감을 느껴 열심히 준비했다"라며, "테일즈위버 게임에도 꼭 관심을 가져 보겠다"라고 덧붙였다.

- 청중의 박수 갈채를 유도하는 안 지휘자

다음 테일즈위버 오케스트라 공연 일정은 6월 6일 잠실 롯데 콘서트홀이다. 총 2번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하니, 이번 공연에 참석하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던 테일즈위버 팬이라면 다음 기회를 노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앙코르곡은 레미니센스와 Motivity였다. 레미니센스야 워낙 독보적인 팬층을 보유한 유명한 곡이고, 나르비크의 테마곡인 Motivity의 경쾌한 기타 선율을 듣는 순간 반가움을 감출 수 없었다. 팬들의 아쉬움을 달랠 만한 완벽한 선곡이었다.

2시간 가량의 긴 공연이 끝난 뒤에도 기념 사진을 촬영 및 프로그램북 구매를 위해 대기열이 늘어선 것을 보고 놀랐다. 테일즈위버를 사랑하는 팬들이 이렇게 많았다는 것을 새삼 체감할 수 있었다.

- 공연이 끝난 이후에도 프로그램 북을 구매하기 위해 대기 중인 관객들

관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각자의 공연 소감을 나눴다. "특히 공연 순서가 좋았다", "레미니센스가 마지막이면 너무 뻔한 구성이었을 텐데 잘 구성한 것 같다" 등의 공연 구성에 대한 호평부터 "모티비티 듣고 눈물날 뻔 했다", "테마곡은 티치엘이 좋더라" 등의 감상이 소곤소곤 이어졌다. 

"젤리삐는 진짜 귀여운데... 테일즈위버 IP가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라는 여운이 남는 평도 있었다. 예술의 전당을 나서며 이번 테일즈위버 디 오케스트라를 발판으로 오랜 팬들의 바람처럼 테일즈위버 IP가 더욱 더 흥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젤리삐와 함께 행복하세요
- 테일즈위버 화이팅

presstoc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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