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로얄 로더의 탄생"…젠지, T1 꺾고 봄의 제왕 등극 (종합)

박소은 기자 2023. 4. 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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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개최된 LCK 2023 스프링 결승전 젠지가 3대 1로 승리
5인이 모두 캐리…신예 페이즈, 올해 합류한 딜라이트 돋보여
9일 LCK 스프링 결승전이 개최된 잠실 실내체육관의 모습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젠지e스포츠가 결승전에서 T1을 다시 꺾었다. 지난해 서머 시즌 결승전에서 T1을 상대로 챔피언에 등극한 후 두번째 맞는 승리다.

대부분의 전문가와 플레이어들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T1을 꼽았다. 아프리카TV 등 주요 플랫폼에서 진행한 시청자·전문가 승부예측에서 70% 이상의 확률로 T1이 우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젠지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T1을 상대로 디팬딩 챔피언 자리를 지켰다.

9일 LCK 스프링 결승전을 앞두고 쵸비 선수와 피넛 선수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 (박소은 기자)

◇봄의 강자 T1 꺾었다…새로운 봄의 왕좌는 젠지에게

9일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2023' 결승전에서 젠지는 T1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5판 3선승제에서 약 4시간에 걸친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대 1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젠지의 우승을 점치는 이들은 드물었다. 경기 시작 전 13명의 전문가 중 12명의 전문가들이 T1의 승리를 예측했다. 아프리카TV, 네이버TV 등 플랫폼에서 진행한 유저들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약 74%, 80% 이상의 유저들이 T1의 승리를 예상했다. 스프링 시즌 중 1패만을 기록한 T1이고, 그간 스프링 결승전에서 패배한 적 없어 '봄의 T1'을 예상한 것이다.

1세트가 시작하자마자 변수가 터져나왔다. 경기 시작 극초반까진 T1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T1와 젠지 선수들 모두 위 강가 시야에 와드를 설치해둔 상황. 카운터 정글(상대가 우리 팀의 정글에 들어오는 상황)을 막기 위해 조금 더 위쪽에 와드를 둔 T1의 시야에 피넛(본명 한왕호) 선수가 발각됐다.

즉각 제우스 선수와 오너(본명 문현중) 선수, 페이커(본명 이상혁) 선수가 합류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정글 동선도 발각됐고 첫 킬마저 헌납해 분위기가 흐려졌다.

T1은 즉시 굳히기에 들어갔다. 제우스 선수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오너 선수는 윗동선을 밟았다. 젠지쪽 정글에서 돌아들어 온 오너 선수는 도란 선수를 압박했다. 침착하게 오너 선수의 첫 번째 스킬을 피한 도란 선수는 점멸로 포탑 사거리 안에 들어갔고, 이후 역으로 제우스 선수를 잡아냈다.

1·2세트 내내 도란 선수의 변수 창출 능력이 빛을 발했다. 특히 2세트 26분께 T1이 갑자기 바론을 사냥할 때다.

T1의 위쪽 정글에 박혀있던 와드를 타고 뒤쪽에서 돌아 나온 도란의 그라가스는, 그대로 주요 딜러를 덮쳤다. 궁극기 '술통 폭발'을 활용해 페이커와 구마유시 선수를 묶은 후, 쵸비 선수의 아리가 '만년서리'로 2차 CC(군중 제어)에 후속 딜을 넣자 자연스럽게 젠지 쪽으로 승기가 기울었다.

결국 3세트 T1은 도란의 그라가스에 밴카드를 사용했다. 4세트에서는 그라가스가 풀렸지만 대신 크산테를 활용하며 아군을 충실히 지켰다.

경기 후 승자 인터뷰에서 도란 선수는 "상대 (제이스) 픽에 카운터를 칠 수 있어서 준비를 하게 됐다"며 "옛날부터 그라가스를 많이 플레이해서 숙련도가 높고 편하게 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승전이 끝난 후 기자실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는 젠지 선수들 (박소은 기자)

◇스프링 시즌 진행하며 완벽 적응…결승전에서 아낌없이 보여준 바텀 듀오

젠지에 수혈된 새로운 피도 결승전 무대에서 활약했다. 젠지는 올 시즌 로스터를 변경하며 젠지 챌린저스·젠지 아카데미에서 활동하던 페이즈 선수를 1군으로 올렸다. 딜라이트 선수 또한 프레딧 브리온을 거쳐 올해 젠지에 새 둥지를 틀었다.

T1은 지난해 로스터에서 변동이 없는 상황. 페이커 선수도 1월 진행한 LCK 미디어데이에서 본인 팀을 제외한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팀으로 '젠지'를 꼽았다.

당시 페이커 선수는 "젠지가 지난해에 비해서 로스터 변화가 적어 T1을 제외하면 가장 우승할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T1도 로스터 변화가 없어 스프링 시즌에 유리한 건 사실이고, 노력 여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T1과 젠지의 유일한 차이가 새로 수혈된 '바텀 듀오'였다. 실제 일부 팬들과 전문가들은 큰 게임에서의 적응이 쉽지않아 본실력을 보여주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젠지의 페이즈·딜라이트 듀오는 걱정을 기대로 바꿔놓았다. 젠지 감독 및 코치진 또한 안정적인 플레이를 위해 착실하게 밴카드를 소모했다. 마지막 세트였던 4세트, 상대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여러 개 막았다. 루시안·케이틀린·쓰레쉬를 비롯해 변수가 만들어질 수 있는 바이·말파이트를 잠갔다. 그리고 픽 첫번째 페이즈에서 징크스를 가져와 페이즈 선수에게 안겼다.

젠지는 안정적으로 페이즈 선수를 보호했다. 페이커 선수가 다시 집요하게 페이즈 선수와 딜라이트 선수를 무는 상황. 옆구리에서 피넛 선수가 궁극기 '대자연의 마수'를 활용하며 들어오는 적을 묶었다. 그렇게 오너 선수의 리신이 터져나갔고, 킬을 먹은 페이즈 선수가 무럭무럭 자라났다.

징크스만큼 '캐리'가 가능한 원거리 딜러도 흔하지 않다. 특히 팀전에선 패시브 '신난다'를 활용한 운영이 가능하다. 몬스터 처치시나 구조물 파괴시 공격 속도가 증가하는 패시브를 이용, 순간적으로 적을 잡아낼 수 있어서다. 그렇게 페이즈 선수는 첫 로얄 로더(개인리그 첫 출전에 우승까지 거두는 것)에 등극했다.

페이즈 선수는 이후 인터뷰에서 "늘 (오프더레코드) 결승 무대에서 선수들이 소리 지르는 걸 보면서 '그렇게 기분이 좋나' 했었다"며 "게임을 끝내러 갈 때가 너무 기억에 남고, 앞으로 롤드컵 우승을 목표로 더 열심히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쵸비 선수 역시 "지난 시즌에 비해서 게임을 보는 시야가 많이 넓어졌다고 생각한다"며 "항상 든든한 팀원들이 있어서 제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었고, 덕분에 '무관의 제왕'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었다"고 말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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