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X7, 앞모습 바꾸니 이제 좀 비싸보인다[차알못시승기]

이강준 기자 2023. 4. 9.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마력·토크…우리가 이 단어를 일상에서 얼마나 쓸까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이걸 몰라도 만족스럽게 차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독자들보다 더 '차알못'일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는 빼고 차알못의 시선에서 최대한 쉬운 시승기를 쓰겠습니다.

BMW X7 xDrive40i 퍼스트 에디션/사진=이강준 기자
BMW X7은 이전부터 플래그십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역할을 담당했지만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BMW의 SUV 패밀리룩 디자인을 워낙 잘 계승한 탓에 크기를 제외하면 외관상에서 타 BMW 모델들과 뚜렷한 차이를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소비자들의 생각을 의식한듯 지난해 12월 BMW는 완전변경에 가까운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내·외관이 전부 바뀌면서 X7의 단점을 완전히 극복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X7 xDrive40i 퍼스트 에디션 모델을 시승해봤다.
확바뀐 내외관 디자인…나무랄데 없는 내부공간
BMW X7 xDrive40i 퍼스트 에디션/사진=이강준 기자
전면부가 이번 X7 신차의 가장 큰 특징이다. 방향지시등과 라이트가 한 줄로 모여있던 이전 모델과 달리 이번 모델에선 그 두 라이트를 분리했다. 타 모델과 생김새가 달라져 플래그십 SUV스러워졌다.

키드니 그릴은 이전 모델보다 더 커진 느낌이었지만 양 옆 라이트에 시선이 집중돼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대신 측면과 후면은 이전 모델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변화점은 없지만 그로인해 아쉬운 점이 있진 않았다.

BMW X7 xDrive40i 퍼스트 에디션의 방향지시등/사진=이강준 기자

플래그십 SUV인만큼 차기 BMW 모델에 적용될 방향지시등도 가장 먼저 탑재됐다. 이전엔 단순히 깜빡이기만했던 방향지시등은 X7 신 모델부터 서서히 밝아졌다가 서서히 어두워지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아우디·폭스바겐이나 현대차·기아의 순서대로 조명이 들어오는 시퀀셜 라이팅과는 또 다른 방식이다.

BMW X7 xDrive40i 퍼스트 에디션/사진=이강준 기자

내부 디자인도 대폭 바뀌었다. 이전 메르세데스-벤츠 차량들이 주로 썼던 두 스크린을 하나로 이어놓는 디자인을 택했다. BMW에서는 커브드 디스플레이라고 부르는데, 2.3인치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됐다. 다만 이전 기어봉은 사라졌다. 대신 작디작은 스위치 형태로 바뀌었는데, 운전하는데 불편하진 않았지만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BMW X7 xDrive40i 퍼스트 에디션/사진=이강준 기자

앰비언트 조명도 개선됐다. BMW 차량들은 경쟁사 메르세데스-벤츠와 달리 많은 앰비언트 조명을 넣진 않았었는데, 이번 모델부터는 X7로고와 함께 1열을 아예 조명으로 감쌌다.

내부 공간은 지적할 부분이 없다. 3열 시트를 접으면 세로로 골프백을 실을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롭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3열에도 탑재돼 이곳에 앉은 승객도 개방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했다.
BMW X7 xDrive40i 퍼스트 에디션/사진=이강준 기자
스마트폰 연동 최적화된 BMW OS…그러나 통풍·열선 시트, 공조장치 작동이 너무 복잡
플래그십 SUV 답게 일반 양산차에서는 보기 힘든 편의기능들도 다수 탑재됐다. 1열 컵홀더에는 냉·온열 기능이 들어가 어떤 음료를 사던 원하는 온도로 유지시킬 수 있었다. 이전 2열에 있던 터치스크린은 이번 차량엔 사라졌다. 반자율주행이라고 불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1열 통풍·열선 시트, 무선 스마트폰 연동 기능도 들어갔다. 편의사양에 있어서는 사실상 모자란 부분이 없을 정도다.

기자가 운전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장점은 BMW의 새 차량용 OS(운영체제)였다.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를 무선으로 사용하는 건 이전부터 가능했지만, 국내 운전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T맵 화면을 계기판에 띄우는 건 불가능했다.

BMW X7 xDrive40i 퍼스트 에디션의 계기판. T맵 내비게이션이 연동된다/사진=이강준 기자

이번 X7은 달랐다. 화면의 3분의2 이상을 T맵 화면으로 채울 수 있었고, 예상경로, 교통량, 도착 시간, 남은 거리 등 내비게이션의 핵심 정보를 모두 다 담아냈다. 그 와중에 현재 속도도 동시에 띄울 수 있어 용이했다. 타 완성차 브랜드는 스마트폰 연동 프로그램에 인색한편인데, BMW는 이 부분에선 선도적이다.

다만 단점도 여기서 발생했다. 통풍·열선 시트를 비롯해 모든 공조장치를 터치스크린으로 일원화하다보니 주행 중에 이를 작동시키는 게 상당히 까다로웠다. 통풍 시트를 한 번 켜려면 예전엔 버튼을 한 번 클릭하면 됐지만, 이젠 2~3단계를 넘어가야 한다. 운전 중에 시선을 뺏길 수밖에 없어 불안한 지점도 있었다.

BMW X7 xDrive40i 퍼스트 에디션의 공조장치/사진=이강준 기자

종합적으로 승차감과 편의성, 고급감은 오히려 경쟁사인 벤츠와 흡사해졌다. 국내 도로 환경상 이정도 크기의 차량을 속도를 내고 다니기 어렵기 때문에 지갑에 여유가 있는 다자녀 가정의 부모라면, 혹은 2열에 귀한 손님을 태워야할 경우가 많은 소비자라면 X7을 구매할만하다.

차량 가격은 뉴 X7 xDrive40i가 1억4580만원~1억5030만원, 디젤 모델인 뉴 X7 xDrive40d가 1억4680만원~1억5130만원이며 고성능 M 퍼포먼스 모델인 뉴 X7 M60i xDrive가 1억7960만원이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