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사라지는 택배와 이커머스, 물류 시장 경쟁 '점화'
CJ대한통운, '내일 꼭! 오네' 서비스 론칭
㈜한진, 해외직구 서비스 강화
쿠팡, 로켓그로스 서비스…"택배 사업 아냐"
[더팩트|박지성 기자] 기존 배송 사업을 해오던 택배 업계가 새벽배송과 더불어 해외직구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신사업 플랫폼을 선보이며 몸집을 키워나가는 반면, 이커머스 업계는 상품 판매 서비스를 넘어 택배 시장에 진출하며 물류 시장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5일 물류 업계에 따르면 택배업체 CJ대한통운은 이커머스 시장에 익일배송 서비스를 론칭하고 해외 직구 서비스를 강화했으며, 한진택배 또한 해외 직구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커머스 업체 쿠팡은 '로켓그로스' 서비스를 계획하는 등 택배 사업에 물꼬를 트고 있다. 이처럼 택배 업계와 이커머스 업계의 기준이 허물어져가는 상황으로 물류 시장 판도가 뒤흔들리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쿠팡 ‘로켓배송’에 대응하는 도전장을 내밀었다. CJ대한통운은 지난달 통합 배송브랜드 ‘오네’를 론칭하며 배송 서비스를 강화했다.
‘오네’는 택배 서비스와 다양한 도착보장 서비스를 포함하는 브랜드다. 오네는 오늘 주문하면 내일 반드시 도착하는 ‘내일 꼭! 오네’, 내일 오전 7시 전 새벽에 받는 ‘새벽에 오네’, 주문 당일에 받는 ‘오늘 오네’ 서비스가 포함돼있다.
이달부터 시작된 ‘내일 꼭! 오네’ 서비스는 판매자와 별도의 서비스 계약을 통해 오늘 주문된 상품을 내일까지 고객에게 확실하게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만약 내일 배송이 이뤄지지 않으면 CJ대한통운은 판매자에게 우선 보상을 제공하게 된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쿠팡 ‘로켓배송’에 걸맞는 서비스를 론칭한 것은 쿠팡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CJ대한통운은 중국의 알리바바그룹 산하 알리익스프레스와 차이니아오와 협업을 강화하면서 해외직구 서비스를 확대한다. CJ대한통은 이번 협력으로 1~2주가량 소요되던 해외직구 상품을 3~5일 내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업계 안에서 배송 차별화는 필수적인 생존전략"이라고 전했다.
㈜한진은 글로벌 C2C(소비자 간 소비자) 해외직구가 가능한 플랫폼 '훗타운(HOOT TOWN)'을 론칭했다. 훗타운은 개인 간 구매대행을 요청할 수 있는 '사줘요'와 상품을 판매하는 '팔아요', 가입자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실시간 커뮤니티 기능 '만나요' 코너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진은 한국과 미국, 일본, 독일, 홍콩 지역을 대상으로 훗타운 서비스를 우선 선보이고 향후 서비스 국가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오는 10일에는 훗타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반면 지난달 쿠팡은 셀러(판매자)가 쿠팡의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만 하면 보관부터 포장, 배송, 반품 등을 모두 도맡아 해주는 ‘로켓그로스’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에는 쿠팡이 직매입한 상품만 로켓배송이 가능했다. 그러나 로켓그로스는 일반 셀러들이 판매하는 상품도 로켓배송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중소상공인들도 쿠팡에 입점하면 2~4일 소요되는 배송을 당일~익일로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을 넘어 택배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CJ대한통운이 비슷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쇼핑 ‘도착보장 전문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쇼핑이 판매자를 모집하면 CJ대한통운이 배송하는 서비스로 쿠팡의 로켓그로스와 비슷하다.
쿠팡은 지난 2021년 국토교통부로부터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획득하기도 했다.
쿠팡 측은 로켓그로스는 B2C(기업 간 소비자 거래)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택배 사업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택배 업계와 이커머스 업계의 기준이 미미해졌다"라며 "두 업계는 경쟁보다 시장 흐름에 따라 전략을 펼쳐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apta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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