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나들이는 강원도로…한적한 ‘봄꽃 맛집’으로 오세요

이승구 2023. 4. 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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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반곡역·강릉 남산공원 등 현지인들만 아는 ‘벚꽃’ 명소 강추
삼척 맹방해변 인근의 ‘유채꽃’…푸른 바다와 노란 꽃밭의 조화
언택트 봄꽃 맛집인 화천·홍천·양구·정선·양양·동해·고성 등도 좋아
3일 강원 원주시 반곡동 옛 반곡역을 찾은 시민들이 만개한 벚꽃 아래서 봄날의 추억을 만들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완연한 봄이 계속되면서 활짝 핀 봄꽃을 보기 위해 나들이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가까운 곳에서 봄꽃을 구경하거나 서울 여의도나 경남 진해 등 ‘벚꽃 성지’처럼 유명한 곳에서 봄꽃을 즐길 수도 있지만, 한적한 곳으로 훌쩍 기차를 타고 떠나는 여유 있는 낭만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강원도로 봄꽃 나들이를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올해 봄에는 벌써부터 낮 기온이 20도를 오르는 따뜻한 초여름 날씨까지 보이고 있어 봄꽃들의 개화가 예년보다 빨라지면서 강릉 경포의 ‘벚꽃’과 삼척의 ‘유채꽃’ 등은 이미 연분홍과 노란색 꽃들이 활짝 피었다. 

이에 강원 지방자치단체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노마스크 축제’를 위해 심기일전하며 준비 중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원도 원주에는 숨겨진 봄꽃 명소가 많다. 흔히 강원도의 ‘봄꽃 명소’라고 알려진 강릉 경포대나 유채꽃이 만개하는 삼척 맹방 못지않다. 그중 한 곳이 원주 반곡동에 위치한 간이역인 ‘반곡역’이다. 

반곡역은 아담한 간이역사(驛舍)가 벚꽃의 연분홍빛으로 둘러싸인 모습을 보이며 봄날의 싱그러움과 가을 녘에나 느낄 수 있는 차분한 느낌을 동시에 준다. 실제로도 반곡역은 봄꽃명소이자 단풍이 지는 가을에도 지역주민들이 경치를 즐기기 위해 많이 찾는다. 

이곳은 매년 봄철 사람과 차량으로 붐비는 강원지역 봄꽃 명소보다 다소 덜 알려져 있어, 여유롭게 봄날을 만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외에도 원주에는 따뚜공연장 옆 대로변, 연세대 원주캠퍼스 키스로드 등 숨겨진 ‘벚꽃 맛집’이 즐비하다.

지난 3월 30일 강릉 대표 벚꽃 명소인 남산공원에 상춘객들이 봄날을 만끽하고 있다. 강릉=뉴스1
 
앞에서 언급했듯 강원도의 봄꽃 명소는 강릉의 경포호수와 경포생태저류지다. 하지만 매년 봄철 몰려드는 관광객과 교통 체증 등으로 강릉 현지인들은 경포보다는 도심과 인접한 ‘남산공원’의 벚꽃나무 아래서 봄날을 만끽하는 편이다. 상춘객들은 공원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누워 간식을 즐기고, 연인 관광객들은 연분홍빛 벚꽃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찍기 바쁘다. 

전통의 벚꽃 명소 경포에서는 4년 만에 ‘노마스크 벚꽃놀이’가 한창이다. 지난 31일 개막한 ‘2023 강릉경포벚꽃축제’는 이른 벚꽃 개화로 당초보다 일주일 앞당겨졌다. 오는 5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축제에서는 경포호 일대와 경포습지 광장 등에서 감성로드 야간 벚꽃 조명, 벚꽃 사진 이벤트, 벚꽃 버스킹‧운동회, 시민 노래자랑, 먹거리 장터 등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강원도 동해안 최남단인 삼척은 ‘벚꽃’이 아닌 ‘유채꽃’이 만발해 봄날 감성여행에 최적화된 소도시다. 먼저 ‘BTS 해변’으로 유명한 맹방해변 인근 상맹방리에서는 매년 노란 유채꽃물결이 상춘객을 사로잡는다. 

상맹방리에서는 7~23일까지 ‘삼척 맹방 유채꽃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는 올해로 19회째를 맞는데, 2019년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열리지 못하다가 4년 만에 다시 관광객들을 맞이하며 따스한 봄날 유채꽃의 노란빛으로 4월을 물들일 예정이다. 근덕면 상맹방리 일대 6.8㏊에 펼쳐진 유채꽃들은 푸른 바다, 도로를 따라 늘어선 벚꽃과 함께 어우러지는 풍경을 연출한다. 

삼척 맹방 유채꽃. 삼척시 제공. 연합뉴스
 
만약 벚꽃놀이를 갔다가 봄날의 추억을 만끽하긴커녕 가득한 인파에 짜증이 한가득이었던 기억만 난다면 ‘언택트’ 봄꽃 맛집을 추천한다. 북한과의 접경지인 화천에서는 ‘화천향교 벚꽃길’을 추천한다. 지역주민들이 사랑하는 벚꽃명소인 이곳은 화천대교와 북한강까지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홍천강변 벚꽃길이나 양구 10년 장생길, 정선 북평면 남평문화마을 벚꽃길, 100년된 벚나무가 장관인 양양 현산공원, 남대천 일대 등도 숨겨진 벚꽃 명소다.

동해에서는 부곡동 농업기술센터 인근 벚꽃길이 지역주민들의 벚꽃 스테디셀러다. 동해지역 주민들은 이곳을 ‘수원지’라고 부른다. 이곳에서는 봄꽃축제인 ‘제18회 유천문화축제’가 오는 1~2일 열린다. 특히 동해에서는 사문재에서 망상IC까지 이어지는 도로에 ‘벚꽃 커튼’이 깔려 벚꽃 드라이브를 하기에 제격이다.

아울러 동해안 최북단인 고성에서는 건봉사 경내·외 벚꽃길, 송정리~송강리 2㎞ 구간 시골 벚꽃길이 숨겨진 벚꽃 맛집이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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