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 어디가] 스위스를 여행하는 3가지 방법

박찬은 2023. 4. 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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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seas Trip: 자전거, 러닝, 산악 기차 데이 트립
입으로 ‘스위스(Swiss)’라고 발음할 때 공기를 가르는 그 신선한 느낌은 설원과 산악기차와 시계의 나라를 금방 떠올리게 만든다. 팬데믹의 피로를 위로받을 ‘스위스의 봄’을 조금 색다르게 즐겨보는 건 어떨까. 자전거의 페달을 밟으며 발견해 보는 루체른 주변의 자전거 루트, 로컬 러너의 루틴을 따라 취리히 호수 주변을 달리는 것, 산악 기차를 이용해 마테호른을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은? 조금은 색다른 스위스의 봄 여행법을 소개한다.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마테호른 고르너그라트.

#1 자전거로 스위스 여행하기 ‘루트 1291’

당신이 ‘열정의 사이클리스트’라면 자전거를 타고 스위스의 대자연으로 풍덩 빠져보는 건 어떨까. 야자수와 호수, 산을 넘고 빙하로 향하는 협곡을 지나 알프스 고갯길을 오르내리는 7구간의 자전거 길인 ‘루트 1291’은 스위스의 모든 것을 요약해 보여주는 '스위스의 창'이라 볼 수 있다. 스위스가 연방공화국이 된 1291년을 기념하기 위해 붙인 것일까. 41㎞부터 100㎞가 넘는 루트 1291의 7개 구간 가운데에는 스위스 연방 헌장 박물관, 빌헬름 텔(Wilhelm Tell) 동상, 루체른 외곽의 마을들이 등장하며 영화 ‘007 골드핑거’에서 숀 코네리가 달렸던 고갯길인 푸어카 고개(Furka pass) 로드도 볼 수 있는 알프스 2, 3구간이 유명하다.
여행자들이 스위스 안데르마트에 있는 악마의 다리(Andermatt, Devils Bridge) 위를 자전거로 지나고 있다.

과거에도 걷거나 노새로만 지날 수 있었던 해발고도 1611m에 달하는 글라우벤빌렌 고개(Glaubenbielen Pass)를 가거나 전쟁의 피해를 입지 않은 아름다운 고성 하이덱(Heidegg) 성 근교의 포도밭에 앉아 와인 한 잔을 마시며 풍광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7구간의 ‘루트 1291’은 잘 나누면 7박 8일 일정으로 즐겨볼 수 있다. 피로감이 느껴진다면 버스를 이용해 편안히 여정을 마무리하자.
(1번째 사진)스위스의 자전거 길 루트(Route) 1291 (2,3번째 사진)스위스 3대 패스 중 하나인 푸르카패스(Furkapass) 코스. (4번째 사진)하이덱(Heidegg) 성 근교 포도밭

#2 물의 도시, 취리히(Zurich) 달리기

비행기에 탈 때마다 러닝화를 챙기는 열정러너 스타일이라면 ‘달리기’로 스위스를 즐겨보자. 취리히 호수와 도심을 가로지르는 리마트(Limmat) 강가를 아침 일찍 달려도 좋고, 해질녘 일몰을 바라보며 도시의 알려지지 않은 스폿을 즐겨봐도 좋겠다. 당신이 러닝 고수라면 취리히가 가진 고도 차이에서 충분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의 저수지' 취리히 호수와 도심을 가로지르는 러닝으로 스위스를 여행해보는 건 어떨까.


△ 로허구트 주변의 도심 풍경:5㎞ 러닝
취리히의 도심 풍경을 보여주는 로허구트 루트로 초록 공원, 배커란라게(Bäckeranlage)와 취리히의 나이트라이프가 숨 쉬는 랑슈트라쎄(Langstrasse),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인 불링어플라츠(Bullingerplatz) 광장을 지나게 된다. 동네 사람 절반이 식전주를 즐기는 바 사키(Bar Sacchi)에서 맥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여보자.
(위로부터)취리히의 도심 풍경을 보여주는 로허구트(Lochergut) 루트(5km), 호숫가 산책로를 따라 달릴 수 있는 다운타운 라운드 코스(10km), 강을 따라 디나모(Dynamo) 문화 센터까지 뛰면서 즐길 수 있는 어반 풍경(15km) 코스.

△ 다운타운 라운드: 10㎞ 러닝
중앙역 바로 옆 스위스 국립 박물관(National Museum)에서 쿤스트하우스(Kunsthaus)까지 이어 달린 뒤, 구시가지를 통과해 호수로 향한다. 호숫가 산책로를 따라 달리며 하펜-엥에-바이츠(Hafen-Enge-Beiz)에서 잠시 쉬며 간식을 즐기자. 남은 루트를 달리는 데 힘이 되어준다. 로컬들이 제일 좋아하는 구간 중 하나는 옛 식물 정원으로 향하는 목조 다리와 그림 같은 정원이다.

△ 순수한 자연을 만나는 어반 풍경: 15㎞ 러닝
취리히 전역과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뷰 뒤로 수정처럼 맑은 리마트 강을 따라 달리는 루트다. 하드브뤼케(Hardbrücke)에서는 철로부터 눈 덮인 알프스까지의 뷰가 무척 신비롭다. 비카페(ViCAFFE)는 커피를 마시며 쉴 완벽한 스폿. 리마트 강을 따라 디나모(Dynamo) 문화 센터까지의 코스는 취리히 사람들 절반이 강으로 점프하며 여름을 즐기는 곳이다. 강에서 수영을 하며 15㎞ 러닝의 피로를 식혀보자.
체르마트의 리펠제(Riffelsee) 호수

#3 산악 기차로 마운틴 데이트립 즐기기

일정이 촉박해 숙박이 힘들다면, 도시에서 산으로 당일치기 기차 여행을 다녀오는 건 어떨까. 유럽 전역에서도 가장 촘촘한 철도망을 구축한 스위스는 일일 80회 이상의 직행 기차가 주변 국가들을 연결하여, 기차, 버스, 유람선, 케이블카로 못 가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다. 독일에서 출발할 경우 이체(ICE) 기차를 타면 수도 베른(Bern)에 가장 빠르게 도착한다. 힙한 구 시가지의 바에서 풍성한 브랙퍼스트나 커피 한 잔을 즐긴 뒤, 세 시간 만에 고르너그라트(Gornergrat)에 올라 마테호른(Matterhorn)과 고르너(Gorner) 빙하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산장 오두막에 들러 점심을 먹고, 그날 저녁에는 트렌디한 바에서 도시의 리듬에 맞춰 댄스를 즐겨보자.

△ 베른 AM 8:07 수도에서 출발
스위스에서의 기차 여행은 등을 기대고 편히 앉아 세계가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 출발한 지 단 몇 분 만에, 툰(Tune) 호수의 풍경이 처음으로 승객들의 시야에 들어온다.
비스프(Visp)와 체르마트(Zermatt) 사이를 지나는 기차 밖으로 샬레(통나무집)가 보인다.

△ 비스프 AM 9:02 차창 밖으로 만나는 샬레
환승역인 비스프(Visp)에서 마테호른 고타드(Matterhorn Gotthard) 철도로 갈아탄다. 스위스에서 가장 깊은 계곡을 지나며 고도 1000m를 올라 빙하 개울, 우뚝 솟은 봉우리 등의 풍경을 보다 보면 체르마트(Zermatt)에 도달한다. 스위스에서 기차로 여행을 한다는 것은 그림 같은 마을과 산속 샬레(오두막집), 어여쁜 폭포 아래를 만져질 듯 가까운 거리에서 보게 된다는 뜻이다.

△ 체르마트 AM 10:14 마테호른으로 가는 가파른 철길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동차 진입 금지 리조트, 체르마트 마을 중심에서 기차로 33분 만에 해발고도 3089m 높이에 있는 능선에 닿는다. 단 몇 분 만에 감탄을 자아내는 마테호른이 눈앞에 등장하는 것. 창문에 얼굴을 대고 서식지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마못과 샤모아 등 동물 친구를 찾아보자.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봉우리까지 안락하게 앉아,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스위스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체르마트와 고르너그라트의 산악열차

△ 고르너그라트 AM 10:57 빙하와 4000m급 29개 봉우리의 풍경
3시간 전 베른 시내에 있던 당신은 오전 11시도 안된 시간에 고르너그라트 봉우리에 올라 있다. 알프스 파노라마를 360도로 볼 수 있는 전망대에 서면 손대면 닿을 듯한 마터호른 외에도 4000m급 봉우리 28개와 거대한 고르너 빙하가 한눈에 들어온다. 허기가 몰려온다면 산맥 뷰의 파노라마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플래터를 맛보자.
기차는 스위스 도심에서 고봉을 연결하는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 다시, 베른으로 PM 3:37 다시 만나는 명소
봉우리가 하루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결코 아니다. ‘마운틴 데이 트립’에서는 돌아가는 길에서 모든 명소를 한 번씩 더 만나게 된다.
체르마트와 마테호른 뷰(View-of-Zermatt-and-the-Matterhorn)

△ 베른 도착 PM 5:54 봉우리 사진을 보며 루프톱 위에서 한 잔
퇴근 시간, 도시에 도착한다. 승객들은 도시와 알프스의 풍경이 펼쳐지는 호텔 슈바이처호프(Hotel Schweizerhof)의 루프톱 테라스에서 한 잔 해도 좋고, 극장이나 콘서트를 찾아봐도 좋다.

[글 박찬은 기자(park.chaneun@mk.co.kr) 사진 및 자료제공 스위스관광청]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73호(23.4.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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