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김주령의 두 번째 출발선 [인터뷰]

송오정 기자 2023. 4. 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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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김주령 /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김주령 하면 '한미녀', '한미녀'하면 '오징어 게임'이 자연스럽게 생각난다. 김주령이란 배우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작품이기 때문에 그에게 '오징어게임'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 김주령이 이번엔 '카지노'를 통해 또 다른 출발선에 섰다. 이 다음에 보여줄 김주령은 또 어떤 모습일지 벌써 궁금해진다.

김주령이 출연한 디즈니+ '카지노'(극본·연출 강윤성)는 카지노의 전설이었던 '차무식'이 위기를 맞이한 후, 코리안데스크 '오승훈'의 집요한 추적에 맞서 인생의 마지막 베팅을 시작하는 이야기. 김주령은 극 중 삼겹살집 사장 진영희 역으로 분했다.

주변에서 재미있다고 말해줘서 '카지노'의 인기를 피부로 느낀다는 김주령은 "미용실을 가든, 약국을 가든, 카페를 가든 다들 너무 잘 보고 있다고 말씀해주시더라"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일주일에 한 회씩만 공개되는 탓에 안달복달하던 주변사람들의 반응을 전하기도.

김주령이 '카지노'에 출연하게 된 것은 '오징어 게임' 공개 직후였다. 가장 먼저 제안받은 작품이었고. 앞서 강윤성 감독은 '오징어 게임' 속 김주령의 연기를 인상 깊게 보고 역할을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저는 그냥 감독님 얼굴 보러 가는 자리라고 알고 갔는데 '같이 합시다' 하시더라"고 회상한 김주령은 "강윤성 감독님과 최민식 선배님이 하시니까 좋은 기회인 거 같아서 바로 그 자리에서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실 '카지노' 시즌1까지는 진영희란 캐릭터의 분량이 다소 적었다. 아쉽지 않았을까싶었지만, 촬영 때는 시즌1, 시즌2를 염두에 두고 연기한 게 아니었다. 김주령은 "주변에서 제 눈치를 보시더라. '이렇게 끝나는 건 아니지?' 하면서. 그래서 '시즌2까지 더 보십시오'라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주령은 "(강윤성 감독이) 기본적으로 늘 현장에서 주문받은 것은 진영희가 평범한 교민 아줌마, 그냥 삼겹살집 운영하는 여자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드라마틱한 뭔갈 원하지 않으셨다. 연기적으로도 덜어내서 '진짜' 같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시즌1까지만 해도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여성이었던 진영희는 시즌2에서 중요 사건의 불씨가 된다. "평범한 여자가 큰 사건에 연루돼 휘말려서 괴로워하고 망가지지 않나. 그런 캐릭터인 거다. 특별히 포커스를 줘야 한다는 건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잘못된 선택에 의해, 인간의 어리석은 단면을 보여주는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어요. 중요한 건 민 회장 살인사건이 진영희가 아니었다면 과연 일어났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 그런 면에 있어서 (진영희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카지노'는 필리핀 현지에서 2주간 촬영한 김주령은 당시 배우들 모두가 대본 연구에 몰두하던 모습을 회상했다. "손석구 씨가 대본 연구를 많이 하신다. 그거에 자극을 많이 받았다"면서 "해외다보니 합숙생활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다들 그렇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작품 얘길했다. 차를 마시든, 뷔페서 밥을 먹든 그렇게 절 불렀다. '이런 대사를 추가하면 어떨까?', '네 생각은 어떠니?' 이렇게 이야기 나누는 게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됐다"고 전했다.

사실 김주령은 혼자 연구하는 스타일이라고 실토(?)하면서 "말을 많이 안 한다. '일단 해보죠' 스타일이다"라고 털어놓았다. 직접 부딪히는 순간에 상대배우가 하는 걸 받아 그 느낌을 살려 다시 받아치는, 생생한 '티키타카'를 주고받는 편이라는 것.

그런 자신과는 또 다른 현장 분위기를 만난 김주령은 "다들 즐기면서, '내 작품'이라는 주인의식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니겠나"라며 "제가 생각 못한 부분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고 자극도 되니까. 실제로도 준비해 가서 촬영에 쓰인 것 중에 '괜찮은 아이디어였네' 하는 것도 있었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봐야 한다. 결과론적으로 돌아봤을 때 제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손석구와 작업을 재미있다고 표현한 김주령은 "연기를 할 때 상대배우가 어떻게 나오겠다는 예상을 하지 않나. 그런데 손석구는 예상에 빗나가는 대사와 호흡을 할 때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걸 알고 나니 더 이 친구한테 집중하게 되더라. 디테일한 새로운 것이 나오더라. 날 것 같은? 그러면서 되게 재미있었다. 컷 하면 '누나 미안해'하더라. '자연스러운 모먼트가 생길 수 있어서 난 너무 좋다. 더 해라'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길지 않지만 영어 대사가 있어 약간의 부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전엔 드라마 'SKY 캐슬'에서도 찰진 외국어 발음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던 김주령. 그는 "나름 준비를 많이 했다. '필리핀 교민의 영어는 어떨까?'부터 생각했다. 그것까지 억양까지 캐치했다기엔 디테일에 있어 아쉬움이 배우로선 남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상대 배우가 유명한 배우이셨고, 역시 프로페셔널하시게 많이 배려해주셨다. 그분과 대사가 영어일 뿐이지 기본적으로 연기를 주고받는 것은 똑같지 않나. 내용은 알고 들어가지만 상대 눈이나 표정, 호흡, 에너지에 더 집중하게 되더라. 그런 면에서 또 연기적인 장점과 재미가 있더라. 영어발음을 전달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었지만 영어 연기의 또 다른 걸 경험한 기회였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주령에게 있어 '카지노'는 '오징어게임'과 또 다른 큰 의미를 가진 작품이 됐다. "'오징어 게임'이 대중과 이 업계에 저를 제대로 소개해 준 작품이라면, '카지노'만 아니라 '3인칭 복수' 같은 디즈니+ 작품들을 통해 저를 제대로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정말 출발선상에 선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지난 것이 있어서 지금의 출발선에 설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 절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란 생각이다.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과정 중에 있는 거다. 그 과정을 이제는 즐기면서 제대로 제 속도에 맞춰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며 또 다른 출발을 알렸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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