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조물 우리곡물] 구수한 보리향 바삭쫄깃…식감 하나만 먹어도 든든

황지원 2023. 4. 2.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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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빵을 드시면 우리 농민도 행복해집니다.'

전북 군산 한적한 주택가에 있는 홍윤베이커리 매장에 붙어 있는 글귀다.

홍윤베이커리는 수입 밀가루를 전혀 쓰지 않고 흰찰쌀보리, 가루쌀(분질미), 국산 밀가루를 사용해 빵을 만든다.

홍윤베이커리 빵이 우리 농민을 행복하게 한다는 말은 공수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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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조물 우리곡물] 전북 군산 홍윤베이커리 ‘보리만주’
얇은 흰찰쌀보리 피에 달곰한 팥소 가득
농사짓던 부모님 떠올려 국산 곡물 활용
지금껏 개발한 흰찰쌀보리빵만 40여종
전국 제빵사와 레시피 공유 등 전파 노력
전북 군산 특산물 흰찰쌀보리로 만든 ‘보리만주’. 군산=지영철 프리랜서 기자

‘홍윤빵을 드시면 우리 농민도 행복해집니다.’

전북 군산 한적한 주택가에 있는 홍윤베이커리 매장에 붙어 있는 글귀다. 보기엔 흔한 동네빵집 같지만, 지난해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방문했고 벽에는 특허증과 상장이 빼곡하게 붙어 있다.

홍윤베이커리는 수입 밀가루를 전혀 쓰지 않고 흰찰쌀보리, 가루쌀(분질미), 국산 밀가루를 사용해 빵을 만든다. 홍윤베이커리 빵이 우리 농민을 행복하게 한다는 말은 공수표가 아니다.

이곳 대표 메뉴는 군산 특산물인 흰찰쌀보리로 만든 ‘보리만주’다. 군산은 예부터 보리로 유명한 동네다. 금강과 만경강 하구에 있는 넓은 평야지대고, 바다와 가까워 토양에 미네랄이 풍부하다. 연평균 기온이 13°C로 온화한 날씨도 질 좋은 보리 재배에 한몫한다. 지리적 특성 덕에 군산 흰찰쌀보리는 다른 지역 쌀보리보다 차지고 식이섬유·칼슘·철분 등 영양소도 많다.

보리만주는 홍동수 홍윤베이커리 대표(54)가 제조법을 개발해 2019년 특허까지 받은 빵이다. 얇은 흰찰쌀보리 피가 팥소를 가득 담고 있다. 흰찰쌀보리 가루와 달걀을 넣어 만든 빵은 달곰하면서 보리향이 난다. 먹음직스러운 갈색빛으로 구워져 바삭하고 쫄깃쫄깃하다.

10년째 홍윤베이커리 단골이라는 이미나씨(56·수송동)는 “하나만 먹어도 든든하고, 보리맛이 매력적이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현재 판매하는 흰찰쌀보리빵은 식빵·바게트·롤케이크를 비롯해 6종이다.

홍 대표가 국산 곡물빵을 만든 것은 군산에서 농사를 지으셨던 부모님 때문이다. 홍 대표는 “농민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보고 자랐기 때문에 국산 재료로 빵을 만들어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일부 제품에만 국산 보리·쌀·밀을 사용했지만 2016년부터 모든 빵을 우리 곡물만 사용해서 만든다.

그 계기는 2013년 군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걸려 온 전화 한통이었다. 군산 흰찰쌀보리를 이용한 빵을 개발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군산 내 다른 제빵사들과 머리를 맞대며 밤낮으로 연구했다. 그 결실로 1년 만에 흰찰쌀보리로 만든 빵을 내놓을 수 있었다. 홍 대표가 지금까지 개발한 흰찰쌀보리빵은 40여종에 달한다.

홍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레시피를 전국 제빵사들과 공유하며 ‘우리 곡물빵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모든 빵집이 우리 곡물만을 이용해서 빵을 만드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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