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평균 억대 연봉’ 시대…中企 ‘박탈감’ 커진다

이동수 2023. 3. 31. 07: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임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 이상인 대기업이 늘고 있다.

인건비는 높이고 고용은 줄이는 구조가 고착화하면서 임직원 개인의 연봉이 상승하는 '임금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것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30일 공개한 '국내 주요 120개 대기업 2019~2022년 4개년 인건비·고용·평균 연봉 비교 분석'에 따르면 조사 대상 주요 대기업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2019년 8253만원에서 지난해 1억196만원으로 억대 연봉대로 진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인건비 3.2% 늘 때 고용 0.6% 감소
‘高임금·低비용’에 임금 인플레 심화
주요 대기업 120곳 평균 연봉 ‘억대’ 진입
中企 대다수 신입 연봉 ‘2500만 원 미만’
“임금 격차 심각, 사회 문제로 확산할 수도”

임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 이상인 대기업이 늘고 있다. 인건비는 높이고 고용은 줄이는 구조가 고착화하면서 임직원 개인의 연봉이 상승하는 ‘임금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것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30일 공개한 ‘국내 주요 120개 대기업 2019~2022년 4개년 인건비·고용·평균 연봉 비교 분석’에 따르면 조사 대상 주요 대기업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2019년 8253만원에서 지난해 1억196만원으로 억대 연봉대로 진입했다. 

대기업 120곳 중 임직원 ‘연봉 1억 클럽’에 가입한 기업도 점차 늘고 있다. 2019년 10곳에서 2020년 13곳, 2021년 25곳으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36곳으로 많아졌다. 지난해 기준 메리츠증권(2억29만원), NH투자증권(1억7500만원), S-Oil(1억7107만원), SK텔레콤(1억4442만원), 미래에셋증권(1억4056만원) 등이 평균 연봉 상위 5개 회사에 이름을 올렸다.

임원을 제외한 부장급 이하 직원의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기업도 최근 4년간 크게 늘었다. 2019년 7곳에서 지난해 27곳으로 약 4배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NH투자증권(1억6844만원), 메리츠증권(1억6822만원), S-Oil(1억6678만 원), SK텔레콤(1억3733만원), 카카오(1억3696만원) 순이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이같은 임금 인플레이션에 대해 “인건비 증가가 곧 고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공식이 사실상 깨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대기업 120곳의 지난해 임직원 인건비는 전년 대비 2조원 이상 증가했지만 고용은 5000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서다.

조사 결과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임직원 숫자는 77만2068명으로 전년 대비 0.6%(4560명) 줄었다. 반면 지난해 인건비는 77조1731억원으로 전년 대비 3.2%(2조4011억원) 늘었다.

대기업의 임금 인플레이션으로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1년 기준 중소기업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에서 신규직원 채용 시 평균 연봉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2500만 원 미만’이 절대다수를 차지해서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2배 이상이었다. 2021년 12월 기준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세전 월 563만 원인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는 266만 원에 불과했다. 오 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사회 문제로까지 확산할 조짐이 있다”고 내다봤다.

오 소장은 대기업이 고용을 늘리려면 인건비 증대 대신 새로운 미래먹거리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소장은 “자동화와 기계화 시스템 도입 증가 등으로 국내 대기업에서 단순히 인건비를 늘려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은 이제 더는 통하지 않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다양한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기존에 없던 고용을 늘려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