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에 1위 빼앗긴 한토신·한자신…올해도 '먹구름' 전망
한토신, 전년 대비 매출 8.21% 감소
영업이익 44.35%·당기순이익 39.26%↓
[더팩트|윤정원 기자] '신탁업계 쌍두마차'로 일컬어지며 1, 2위를 다투던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이 지난해 아쉬운 성적표를 들었다. 매출 부분에서는 종전 3위였던 코람코자산신탁에 1위 자리까지 내줬다.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은 주가 부문에서도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31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1882억4500만 원을 나타냈다. 전년도(2050억7800만 원)과 견주면 8.21%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1억2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882억4600만 원) 44.35%나 쪼그라들었다. 당기순이익은 414억100만 원으로, 전년(681억6000만 원) 대비 39.26% 감소했다.
한국자산신탁도 한국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난항을 겪었다. 한국자산신탁은 작년 별도기준 1662억2045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1677억9892만 원) 대비 0.94% 줄어든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1011억3474만 원을 기록, 전년(1131억3536만 원)보다 10.6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815억7265만 원에서 743억2577만 원으로 8.88% 낮아졌다.
업계 맏형인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이 고전한 것은 부동산 침체가 이어진 영향이 크다. 부동산 신탁사들은 지난 2016년 책임준공형 상품을 출시한 이후 공격적으로 해당 사업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에 더해 자금 경색, 고금리 기조 등으로 리스크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더욱이 한국토지신탁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의 39.47%에 이르는 743억1200만 원을 신탁보수를 통해 얻었다. 한국자산신탁도 지난해 신탁보수로 990억98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액의 60%에 달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신탁사들이 본업에 치중하는 한 당분간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해 업계 매출 1위(1972억3845만 원)를 달성하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해 매출의 상당수를 리츠 운용 수익 등이 포함된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에서 창출했다. 지난해 코람코자산신탁의 자산관리수익은 1105억9557만 원으로, 전체 매출의 56.07%를 차지했다. 신탁보수는 181억287만 원으로 전체의 9.17%에 그쳤다.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은 주가 부문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30일 기준 종가는 한국토지신탁 1301원, 한국자산신탁 2815원이다. 각각 전 거래일 대비 0.39%, 0.18% 오르며 장을 마감했으나 아쉬운 수준이다.
한국토지신탁의 주가는 지난해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 종가 2600원을 나타냈던 한국토지신탁은 당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9일 1310원으로 문을 닫았다. 하락률은 49.61%로, 반토막이 났다. 한국자산신탁의 동기간 종가도 4075원에서 2985원으로 26.75% 쪼그라들었다.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의 올해 전망도 어둡다. 시공사의 부실 위험이 지속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에 PF발 위기가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로 번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더욱이 신탁사가 책준확약을 약속한 시공사는 대부분 중소형 건설사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책준형 사업에 참여한 시공사 중 도급순위 100위권 밖인 사업장 비중은 83.5%에 이른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책준형 역사가 비교적 짧으며, 상품 출시 이후 장기간 우호적인 부동산 경기가 지속돼 유사시 나타날 수 있는 위험 사례 및 위험 수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며 "부동산 경기가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악화하는 경우에는 신탁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미이행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경우 신탁사의 재무적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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