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가구점이야 카페야"…'핫플' 변신한 한샘 디자인파크 송파점

이민주 기자 2023. 3. 3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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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채널 기술 적용해 온·오프라인 쇼핑 경험 연결
중앙 커뮤니티존에 카페 입점시켜 고객 발길 끈다
고객이 서울 한샘디자인파크 송파점에서 설치된 '디지털 컬러링존'을 체험하는 모습.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 "누르는 대로 벽지와 바닥재가 바뀌네" 1.65㎡ 남짓한 공간에 세면대와 거울이 걸려있다. 좀 전까지 흰색이었던 벽면 타일이 터치 한 번에 검은색으로 바뀐다. 검은색 타일에 어울릴 것 같은 회색 바닥재를 눌러봤다. 모던한 스타일의 화장실이 완성됐다. "이 상태 그대로 우리집 화장실에 옮겨놓고 싶네"

30일 서울 문정역 인근 르피에드 오피스텔 지하에 문을 연 '한샘 디자인파크 송파점'을 찾았다. 한샘의 오프라인 매장의 새 모습을 담은 체험형 공간이다. 지하 2층부터 M1까지 3층으로 구성됐다.

건물 지하로 난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가구 전시장 대신 '카페'가 고객을 반긴다. 지하 1층은 '그로우 포레스트'라는 숲에 온 느낌의 콘셉트로 꾸며졌는데, 중앙부에는 커뮤니티존을 마련했다. 이 공간은 가구 구매 고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편히 매장을 찾을 수 있도록 전면 개방했다. 주체적 삶과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 고객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커뮤니티존에는 한국식 밀크티를 유행시킨 카페 '진정성'이 입점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가오픈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매장을 찾은 20여명의 손님이 카페 주변에 마련된 휴식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며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울 한샘디자인파크 송파점 커뮤니티존에 입점한 카페 진정성 앞이 고객으로 붐빈다. ⓒ 이민주 기자

한샘 디자인파크 송파점의 특별한 점은 고객에게 공간 경험을 선사하는 테마별 큐레이션과 아카이브(소장품이나 자료 등을 디지털화해 한데 모아서 관리해놓은 곳)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한샘은 기존 홈퍼니싱 매장이 침실·거실 등 공간을 정해두고 관련 상품을 전시하던 것과 달리 테마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상품을 카테고리별로 나눠 보여주는 대신 잘 꾸며진 공간 형태로 선보여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큐레이션 공간은 넓게 트인 매장 내부 곳곳에 하나의 방 형태로 마련됐다. 6개 테마 중 하나인 '꿈의 정원' 공간에는 수십개 흰색 원형 모양의 천장 등이 저마다 다른 높이로 걸렸다. 꿈이라는 테마에 맞춰 편안한 느낌의 침구와 침대가 전시됐고 맞은편에는 연한 베이지색 소파가 놓였다.

큐레이션 공간을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상품이 있으면 옆에 놓인 QR코드를 통해 바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QR코드를 인식해 한샘몰로 들어가면 해당 상품을 증강현실(AR)로 집에 미리 배치해볼 수도 있다. '찜' 해놓은 상품을 집에 가서도 확인할 수 있게 명함 사이즈의 'QR가격표'를 배치했다. 투명한 플라스틱 소재로 된 가격표에는 가구 이미지와 QR코드, 제품명, 가격 등이 적혀있다.

서울 한샘디자인파크 송파점에 투명한 플라스틱 소재의 QR가격표가 비치됐다. ⓒ 이민주 기자

지하 2층은 '블레스 오션'이라는 테마로 꾸며졌다. 리모델링 등 홈퍼니싱을 고민하는 고객들이 건자재 등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한 아카이브와 침실, 아이방, 바스 등 큐레이션 공간을 뒀다.

리모델링 아카이브에는 한샘이 홈퍼니싱에 사용하는 벽지, 목재 등 모든 건자재가 전시돼있다. 고객들은 이 공간에서 직접 건자재를 만져도보고 AR, VR 등을 활용해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도 있다.

영상을 활용해 부엌·바스 등 공간의 변화 모습을 다채롭게 체험해 볼 수 있는 '디지털 컬러링존'도 눈길을 끈다. 바스 컬러링존 벽면과 바닥에 디지털 패널이 설치돼 고객이 원하는 색상과 소재를 실시간으로 적용해 눈으로 볼 수 있다.

서울 한샘디자인파크 송파점 내 생활용품 판매존 모습. 데코, 조명 브랜드 라위가 입점했다. ⓒ 이민주 기자

생활용품 판매존에는 트렌디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데코·조명·패브릭 브랜드 '라위'(Raawii)와 인센스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올롯'(Ollot), 일상의 질을 높이는 덴마크의 침구 브랜드 ‘노르딕슬립' 등이 입점했다. 한샘은 트렌디한 브랜드를 섭외해 팝업스토어를 만드는 등 지속적으로 공간을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아파트에 들어선 듯한 모델하우스 존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샘은 매장 지하 2층 한쪽에 120㎡ 규모의 모델하우스를 마련했다. 이 공간은 김치호 디자이너와 한샘이 리모델링한 곳으로 한샘 제품으로 꾸몄다. 벽면에는 인테리어에 사용한 제품 등을 표시해 고객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M1층에는 체험이 필요한 침대, 리클라이너 소파 등이 주로 전시됐다. 모현원 스토어전략부 과장은 "눈으로만 보고 살 수 있는 제품도 있지만 꼭 누워보고 앉아봐야 하는 제품도 있다"며 "이층(M1)에는 그런 제품을 위주로 전시해 고객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조명과 향 음악도 편안한 분위기로 맞췄다"고 설명했다.

서울 한샘디자인파크 송파점 내부에서 고객이 '샘플 비교'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 ⓒ 이민주 기자

매장 중간중간에 고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점도 인상적이다. 지하 1층에는 '꿈의 정원'이라는 공간이 마련됐다. 이 공간은 한샘과 미디어 아티스트 김영준이 협업해 디자인한 공간으로 마치 정원 한가운데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줬다. 한샘 욕실 제품을 활용해 고객들이 쉬면서도 제품에 관심을 갖도록 고안됐다.

한샘은 이 매장을 시작으로 송파점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체험형 매장'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연내 목동에 디자인파크 출점도 예고했다.

김진태 대표는 "과거의 콘셉트로는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데 한계가 있어 새로운 경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객이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송파점을 필두로 한샘 매장을 체험형 매장으로 진화시켜 고객이 자연스럽게 온·오프라인을 오가는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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